정략이나 돈벌이에 이용은 제발 멈추시라

[서평] 팬데믹 상황서 정치인과 일확천금 노리는 자들에 대한 경고 담은 '코로나 미스터리'

검토 완료

김창엽(husky)등록 2020.12.30 09:15
코로나19가 '인류의 일상' 속으로 들어온 지 어언 1년이 다 돼 간다. 지난 1년을 돌이켜 보면 의학 외적 측면에서 코로나19의 확실한 영향력은 대략 두 가지 정도로 요약될 듯하다.
 
하나는 선거 혹은 정치판에서 위력이다. 또 다른 하나는 엄청난 돈벌이의 모멘텀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른바 'K 방역'을 빼고 지난 4월 총선에서 집권 여당의 선전을 상상할 수 있을까? 또 코로나19의 팬데믹이 없었어도 트럼프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에 실패했을까?
  

'코로나 미스터리'는 코로나19와 관련해 전문가들조차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를 조목조목 짚고 있다. ⓒ 김창엽

 
길게는 10년까지 걸릴 수 있다는 코로나19 백신이 개발 착수 만 1년도 안돼, 접종 국면에 들어섰다. 백신 회사들은 돈방석에 올라앉을 듯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쪽에서 그러니까 상당수 자영업자나 취약계층은 살아남느냐 마느냐의 절체절명의 위기와 마주하고 있다.
 
지금 이 나라, 저 나라 가릴 것 없이 가장 큰 일상의 일부가 돼버린, 코로나19의 의학적 실체에 대해서는 아는 것만큼이나 모르는 것 역시 많은 실정이다. 코로나19에 대해 확실하게 얘기할 수 있는 의료인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심에 또 조심, 만전에 또 만전을 기해야 할 코로나19에 대해 신간 <코로나 미스터리>는 불편한 수치와 통계로도 부족한지 이런저런 의문에 의문을 거듭해 제시한다. 음모론의 줄거리를 차용한 게 아닌지, 의심을 품기에는 많은 대목이 이미 꽤 알려진 사실을 바탕으로 한 것들이다.
 
예를 들면 이렇다. 유럽에서 희생자가 많이 난 축에 속하는 이탈리아의 경우 지난 7월 22일 기준 양성 사망자 3만4142명의 평균 연령은 여성 85세, 남성 79세이며, 전체적으로는 80세였다.
 
이탈리아인들의 평균 (기대)수명은 83세이므로, 코로나가 노년층을 중심으로 수명을 3년쯤 단축시켰다고 볼 수도 있다. 헌데 사망자의 96.1%가 그냥 노인이 아니라 최소 한 가지의 기저질환을 갖고 있었으므로, 3년 단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곤란하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확진자 가운데 사망자, 즉 치명률이 이탈리아 등 유럽보다 다소 낮은 편인 한국도 패턴은 비슷해서, 사망자 나이는 대략 평균 79세에 육박한다. 2020년 한국인의 기대 수명이 82.7세라고 하니, 코로나로 인해 4년쯤 수명이 줄어든 셈이다.
 
하지만 저자는 한국인 사망자 가운데도 기저질환이 없는 사람이 드물었다는 점에서, 오롯이 코로나19가 확진자들의 수명을 4년 단축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주장한다.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어도 같은 나이의 기저질환 없는 사람들보다 잔여 수명이 더 남았을 확률이 떨어지는 노년층이 적지 않았으리라 의심하는 것이다.
 
누군가에는 치명적인, 그러나 무증상 감염자 숫자 또한 사망자보다 훨씬 많은 듯한 코로나19는 실로 어떤 존재인가. 저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사망했다는 사람들의 진짜 사인을 들춰다 보고, K방역의 효과 또한 다각도로 검증한다.
 
최근 구세주처럼 등장한 백신에 대해서도 유보적인 관점을 보여준다. 예컨대 한국은 2009년 발생한 신종 인플루엔자와 관련해 백신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접종한 축에 들지만, 당시 접종되지 못하고 남는 백신의 양 즉 잔여량만 해도 수백만 명 분에 달했다는 점을 놓치지 않는다.
 
세계보건기구(WHO) 등에 따르면 2015~2019년 5년 평균 독감 백신 접종률에서 한국은 80%를 훨씬 넘어서 세계 1위권이었다. 중위 그룹에 속하는 일본의 접종률이 50%를 밑돌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은 인구 대비 백신의 황금 시장이다.

코로나19 백신은 어떨까? 한번 면역이 형성되면 평생 안 맞아도 되는 걸까? 언론의 각종 보도 등을 종합하면, 코로나19 백신 또한 연례 접종이 유력하다. 또 지금 개발된 백신으로 면역을 불러올 수 없는 즉 대항할 수 없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변종이라도 출현한다면, 새 백신을 또 다시 개발해야 할 수도 있다.
 
백신의 안전성 같은 걸 문제 삼는 건 진부하기까지 하다. 코로나19 백신이 아니더라도 새로운 백신이 나오면 부작용 같은 것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 함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공과대학을 거친 한의사이면서, 면역학 병리학 생리학 등 이른바 양방 과목을 오랜 시간 공부한 의료인이다. 그는 2008년 이후 신종 플루와 메르스를 경험하며 감염병 등에 대한 언론 보도와 당국의 대처가 의학 상식과는 다르게 전개된다고 생각했다. 코로나19를 겪으며 그런 일이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1500여 개에 달하는 의학적 근거자료를 모았고, 이를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
 
이 책에 나열된 참고문헌은 약 140편에 달하는데, 외국 쪽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책의 내용은 학술지에 흔히 실리는 의학 논문 리뷰에 가까운 내용이지만, 보통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게 최대한 풀어쓴 저자의 노력이 엿보인다.
 
저자는 의료인으로서 공익에 기여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일반 대중을 염두에 두고 이 책을 쓴 듯하다. 하지만 이 책을 꼭 읽어야 할 쪽은 코로나19를 정략적으로 활용하려는 정치인들과 언론, 그리고 돈벌이에 급급한 관련 비즈니스 종사자들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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