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균씨, 규제강화가 해답은 아니다

정책보다는 사람들의 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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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람(wooram06)등록 2020.12.11 09:28
김용균씨 문제에 과연 기업 탓만 할 수 있을까? 회사 규제만 강화하면 우리는 산업재해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 필자 생각은 그렇지 않다. 보다 근본적인 원인에 다가가지 않으면 규제가 강화된 정책은 편법으로 무장한 대책에 또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 (기업들이 규제가 강화되자 하청이란 편법을 이용한 것이 아닌가)

그 근본적인 원인은 어쩌면 아주 간단하면서도 복합적이다. 그것을 해결하기 어려운 이유는 어쩌면 개인의 생존권과 직결되어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김용균씨 문제와 개인의 생존권과 무슨 상관이냐고 반문할지도 모르지만, 당신이 가장이고 슬하에 자식이 있다면 거기다 집, 자동차로 인해 한달에 나가야할 할부금이 있다면 안전을 담보로하는 기업의 원가절감에 대한 무언의 압박에 거절할 힘이 감히 있을까? 한달 만이라도 일하지 않으면 도저히 사람다운(진실은 남들 만큼이지만) 생활을 영위 할 수 없는 이 곳에서 말이다. 실업급여 200만원으로는 애들 교육비 정도 밖에 되지 않고, 그것을 부담하지 못하면 아이들의 자존감보다는 가장인 자신의 패배감을 감당 못한다. 

자식이 한명이라도 30평대 이상인 아파트에 살아야만 하는 우리는 매일매일 생존 걱정에 시달리고 있다. 스스로의 자유와 사람다운(진실은 남들 만큼이지만) 생활을 맞바꾼 우리에게는 힘이 없다. 어떻게 이루어낸 지금의 자신인가 말이다. 십수년이 걸렸을 수도 있다. 그것을 피한방울 안섞인 비정규직 누군가를 위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가? 그리고 설령 낸다고 해도 회사 동료들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을까?

그렇다. 김용균씨 문제의 근원은 고용주에 대한 약한 처벌이 아니다. 사실 고용주라던가 대표라던가 하는 사람들은 매출이라던가, 비용, 순이익등 숫자에 관심이 있는 보통 사람일 뿐일지도 모른다. 그들은 그것으로 기업이 생존하고 번영하고 고용이 늘면 애국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문제가 터지면 왜 문제가 발생했는지 의아해 한다. 그들은 무재해를 목표로 무진 애를 썼지만 한순간에 사람의 생명을 부품으로 여기는 악덕 고용주로 오해 받게 된다. 

 무언의 압박으로 했던, 자신의 성공을 위해 했던, 원가절감을 주도하고 편법을 생각해낸 그는 누군가에게는 믿음직한 아버지이며 회사에 능력을 인정 받고 높은 연봉 계약도 받는 우리 중 누군가이다. 그리고 그것을 암묵적으로 동의한 회사동료, 직급이 낮던 높던 모두 어느정도 동조자이며 마찬가지로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이다.  

규제가 강화된 정책으로 기업을 압박해도 사람다운(?)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우리의 아버지들은 편법을 생각해 낼 것이다. 그것도 집단적으로...그러니 김용균씨 어머니의 꿈은 멀고 지뢰는 계속 남아 우리들의 후대 앞길에 남아 있을 것이다.  
 
그런 미래를 바꾸기 위해 우리가 주목해야 할 곳은 정책보다는 사람들의 의식이다.
자신이 속한 집단의식에 반하는 것은 누구도 하기 어렵다. 우리에게는 생존에 대한 공포가 늘 있고, 당장 내일 부터 수없이 맞닥뜨릴 것이다. (어쩌면 동료들의 외면과  알수 없는 인사고과등등) 그리고 선택을 할 것이다. 작지만 용기있는 하나하나의 어려운 선택은 우리 몫이다. 그런 작은 선택들이 모여 사회를 변화 시킬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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