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부동산 중개 시장 참여하도록 유도해야"

시골 중개업자의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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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엽(husky)등록 2017.07.13 18:42
요즘 잠잠해졌지만, 변호사가 공인중개사 업무(혹은 유사 업무)를 한다 해서 화제가 됐던 적이 있습니다. 시골에서 공인중개사업을 하고 있는 필자는 원칙적으로 변호사의 부동산 중개 시장 참여를 환영하는 입장입니다. 다만 이재명 성남시장이 표현한 바 있듯 '서민 자격증'이라는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중개 시장에 뛰어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재수가 어느 정도 뒷받침되면, 하루에 서너 시간 정도씩 두어 달 공부하면 딸 수도 있는 게 공인중개사 자격증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1~2년씩 공부하시는 분들도 없지 않습니다만, 변호사라면 공인중개사 시험 합격에 여러 가지로 유리하니까요.

공인중개사 시험 과목 가운데, 보통은 가장 골치 아파하는 게 민법과 부동산등기법입니다. 이들 두 과목 외에도 중개사 시험 대부분이 법률 관련 과목으로 치러지기 때문에 기본적인 실력을 갖춘 변호사들이라면 전혀 어렵지 않게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얻을 수 있다고 관측해 봅니다.

10여 년 남짓 미국 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얘기하면 미국은 변호사 업무가 굉장히 전문화 세분화돼 있더라고요. 예를 들면 토지 소송이나 수용 등과 관련한 일을 하는 변호사는 거의 이 일만 하더라는 거지요. 물론 '만능 엔터테이너'라는 별칭도 있지만, 한국처럼 여러 분야를 다루는 미국 변호사들도 없지는 않습니다.

변호사들의 부동산 중개 시장 참여를 환영하는 건, 중개 시장이 전문화 고도화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곰나루 공인중개사처럼 시골에서 거의 토지만을 중심으로 중개 업무를 하는 사람들은 말만 공인중개사이지, 도시의 아파트를 전문으로는 다루는 중개사들과는 많이 다릅니다.

개인적으로 테니스를 무척 좋아합니다. 헌데 복식 테니스와 단식 테니스는 정말 똑같은 테니스이기는 한데, 내용이 너무도 다릅니다. 취미 삼아 하는 운동도 아니고, 부동산이란 상품은 우리 사회에서 압도적으로 최고가 상품에 속합니다. 비싸다는 자동차보다도 평균적으로 가격표에 '0'이 하나쯤은 더 붙잖습니까?

도시 아파트와 시골 토지는 테니스로 치면 단식 복식 다르듯 많이 다릅니다. 상당 부분 정형화 돼 있는 도시의 아파트 상품보다는 하나도 똑같은 게 없는 시골의 토지 상품을 다루는 데 있어 법률지식으로 단단히 무장한 변호사가 중개 업무에 나서면 더 좋지 않을까요?

서두에 변호사의 부동산 중개 시장 참여를 두 손 들어 환영한다고 한 건, 사실 엄밀히 말하면 시골 토지의 거래 중개를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들이 좀 생겨났으면 하는 바람 때문입니다. 물론 공인중개사들이나 변호사 양쪽에서 돌팔매질을 당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세상물정에 어두운 필자는 전적으로 개인적인 차원에서 소리 높여 다음과 같이 중언부언 주장합니다.

"법률에 밝은 변호사들이 가볍게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시골의 토지 중개에서 전문가로서 역량을 발휘하는 시대가 오면 좋겠다."

덧붙이는 글 마이공주 닷컴(mygongju.com)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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