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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인 "개혁신당 현실 냉정히 봐야... 강소정당이 목표"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이기인 전 개혁신당 창당준비위원장

등록 2024.05.15 18:28수정 2024.05.15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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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인 전 개혁신당 창당준비위원장이 19일 열리는 개혁신당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다. 이 전 창준위원장은 지난 4월 24일 자신의 SNS에 "왜 우리가 산 넘고 물 건너 개혁신당에 모였는지, 그 존재 이유를 증명하는 당대표가 되겠다"라며 "제대로 된 자유주의 정당의 모습, 국민 여러분께 멋지게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기인 전 창준위원장이 생각하는 개혁신당의 현실과 비전이 무엇인지 들어보고자 지난 14일 전화 연결했다. 다음은 이 전 창준위원장과 나눈 일문일답 정리한 것이다.

"개혁신당, 냉정하게 위기... 정체성 또렷하게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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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인 전 개혁신당 창당준비위원장 ⓒ 이기인 제공

 
- 출마의 변부터 해주세요.

"기세가 다른 40대로 개혁신당의 전성기를 열어낼 당대표 이기인입니다. 저는 개혁신당의 성공에 가장 절박한 후보라고 자부합니다. 이 당이 저의 마지막 당이 되길 바라고요. 모두가 장밋빛 공약 내놓아도 조금은 냉정한 현실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정쩡한 제3당이 되는 건 순식간입니다. 우리가 3명의 당선자를 배출했고, 또 이준석 대표 당선을 통해서 성공한 것으로 보이지만 성공의 발판만 마련했을 뿐입니다. 엄밀히는 95%의 낙선자가 있는 당입니다. 지금 필요한 건 수권정당이라는 말보다는 작지만, 실력 있고 자기주장이 분명한 강소정당이라고 생각합니다."

- 지금 개혁신당의 현실을 어떻게 파악하세요?

"위기죠. 창당 이후 총선 치렀지만 어쩌면 지금은 전당대회할 때가 아니라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야 하는 상황일지도 모릅니다. 심각한 재정도 재정이지만 다음 지방선거를 위해 많은 인재를 양성하고 모셔 오기도 하고 스스로 찾아오게도 해야 하는데, 아직 우리 당의 정체성은 또렷하지 못하고, 조금 급하게 이루어진 합당 과정에 대한 후유증도 남아 있습니다. 이것부터 합의해 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개혁신당이 국민에게 표 주십사 말할 자격도 생깁니다."

- 그래도 창당 두 달 만에 3.6% 얻은 건 대단한 거 아닌가요?


"물론 비례대표 2석을 얻은 것은 감사한 일이고 괄목할 만한 성과라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개혁신당을 만들기 이전에 국민이 주셨던 기대는 이것보다 훨씬 컸거든요. 창당 전 조사라는 것이 원래 기대감을 크게 반영하는 것이긴 하지만 지지율 20% 가까운 조사도 많았습니다. 결국 그 기대와 현실 사이의 괴리에서 우리가 어떤 문제점이 있고 어떤 것들을 개선해야 하는가라는 깊은 고민이 있어야 되겠죠."

- 왜 낮아졌다고 생각하세요?

"외부적으로는 조국혁신당의 등장이 컸을 겁니다. 사실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은 주장이나 입장이 완전히 다른 정당입니다. 그런데 조국혁신당은 그게 옳든 그르든 선명하거든요. 저희 개혁신당은 여러 정당에서 당내의 민주주의 확보를 위해 목소리 냈었던 용감한 사람들이 모인 정당이지만 우리가 공통적으로 개혁신당이 지향하는 가치와 정체성이 무엇인가 정밀하게 논의하는 시간 갖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바른미래당 경험을 뼈아프게 갖고 있는 저로서는 모호해서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판단입니다."

- 선거 때 '정권 심판론'을 강하게 외쳤다면 어땠을까요?

"심판 메시지를 강하게 냈죠. 이준석 대표 같은 경우에는 동탄에서 내걸었던 슬로건이 '윤석열 대통령이 가장 뼈아프게 느낄 당선자는 바로 이준석이다' 입니다. 메시지를 최대출력으로 냈습니다. 그리고 그게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두기도 했고요. 그런데 당 차원에서 보면 그게 설득력을 크게 얻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윤석열 심판을 가장 잘할 후보 중의 한 명이 이준석 대표일 수는 있어도 가장 잘할 것 같아 보이는 정당은 개혁신당이 아닐 수는 있기 때문입니다. 이건 아프지만 엄연한 현실입니다. 정권 심판의 제1도구는 언제나 제1야당일 수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반윤 포지션은 당연히 필요하지만, 우리의 모든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 개혁신당의 이념이 뭐냐는 질문 많이 받을 것 같습니다. 

"이념보다 현재 우리가 갖고 있는 공통점은 용기라는 가치겠죠. 각 정당에서 용기 있게 아닌 것은 아니라고 했던 분들의 모임이니까요. 저는 나아가서 현재 청년들이 고통받고 있는 것들 이를테면 사회문화적 검열이라든지 공권력에 의해 침해된 개인의 자유에 대해 용기 있게 말할 수 있는 정당을 만들고 싶고요."

- 개혁신당은 '이준석 당', 그리고 '갈라치기 정당'이라는 이미지가 있어요.

"당의 대선주자가 있는 건 오히려 자랑할 만한 일입니다. 지난 동탄 선거에서 이준석 대표와 동고동락하면서 거기에 일조했다는 자부심이 있고요. 물론 더 많은 상징 자본이 생겨나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 이준석, 이주영, 천하람과 함께 저 이기인이 80년대생 40대 기수가 되겠다고 말씀드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갈라치기 정당이라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얼마든지 반박하고 극복할 자신이 있습니다. 저희는 없던 갈등을 만든 적이 없습니다. 존재하는 갈등을 정치의 테이블로 올렸을 뿐이거든요. 여론조사를 하면 20대가 꼽는 가장 큰 사회 갈등으로 성별 갈등이 1위로 나옵니다. 이건 비단 성별 갈등을 넘어서 출산율에도 무척 악영향을 주는 의제이고요. 저는 오히려 기성정당들이 못하던 일을 개혁신당이 용기 있게 다뤘다는 점에서 이 또한 자랑스러워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정당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가 사람을 키우는 일인데, 이건 어떻게 할 생각이세요?

"이준석 대표도 지방선거 아카데미 같은 것들을 언급하면서 출마자들을 교육시키고 육성시켜서 결국 당선에 이르기까지 하겠다고 말씀하고 계시죠. 사실 어떤 교육 기관을 통해서 사람 키워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는 우리가 잘하면 인재는 알아서 몰려든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의힘 시절 이준석 대표를 보고 유능한 청년들이 몰려들었던 것처럼, 우리가 어떤 의제에 있어서 갈팡질팡하는 모습들을 보여주지 않고 일관된 의제와 가치를 보여주면 가슴 속에 뜨거운 열정을 품고 있는 청년들이 구름처럼 찾아올 거라 믿습니다."

-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대표로 지방선거 후보를 공천할 때 PPAT(국민의힘이 만든 공직후보자 기초자격평가)를 도입한 기억이 있어요. 후보님이 당대표가 된다면 그건 어떻게 할 생각인가요?

"저는 도입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차기 지도부와 함께 논의를 해봐야 되겠지만 PPAT의 목적은 검증보다 최소한의 자격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지방의원이 됐을 때 공무원을 상대로 데이터를 정확하게 분석해 질의를 할 수 있는지 최소한의 능력을 확인하는 시험입니다. 동시에 교육의 목적도 있습니다. 기준 점수에 미치지 못한다면 공부해서 재시험을 응시할 수 있거든요. 저는 그 PPAT의 취지와 효과에 적극 공감하고요. 개혁신당에서도 그런 것들 분명히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허은아 의원과는 '천아인' 멤버로 함께 해오다 이번에는 경쟁 상대가 되었습니다.

"저는 더 치열하게 경쟁했으면 좋겠습니다. 전당대회 흥행 면에서도 그렇지만 그렇게 경쟁해야 각자 정책의 느슨한 부분과 빈틈이 매워지거든요. 남은 기간이라도 좀 더 치열한 정책 비전 경쟁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윤 대통령, '채 상병 특검법' 거부하면 T익스프레스 탈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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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신당 대표 후보 한자리에 개혁신당 조대원(왼쪽부터), 허은아, 이기인, 천강정, 전성균 대표 후보가 지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차 전당대회 비전발표회에서 공명선거실천협약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 남소연

 
- 지난 9일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이 열렸잖아요. 그걸 본 의원님이 "끝까지 요만큼의 자기 잘못도 인정 안 하려는 금쪽이를 보는 것 같다"고 평가하셨어요. 어떤 의미인지 좀 더 설명해주세요.

"저는 오은영 선생님의 솔루션을 볼 때마다 무릎을 '탁' 칩니다. 결국 선생님의 해법은 인간에 대한 이해와 애정에 기반해 있거든요. 그런데 그 솔루션도 금쪽이 보호자 부모님의 요청이 있어야 시작되고 효과가 발휘되는 겁니다. 대한민국 대통령은 대한민국 권력의 정점에 있는 분이라서 오은영 선생님 같은 관계자의 투입이 불가능하기도 하거니와 만약 모셔가도 대통령이 애초에 듣지도 않으실 겁니다. 사실 대통령에게는 국민의 투표라는 가장 강력한 오은영 선생님이 있지 않습니까? 이번에 그 솔루션이 나온 건데 전혀 바뀌지 않는 거죠. 정권 2년 만에 레임덕에 빠지는 것도 대단한 능력이다고 저는 평가합니다."

- 그래도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에 대해 처음으로 사과를 했어요.

"제대로 사과를 하신 지도 의문이지만 그 사과가 진정성 있게 받아들여지려면 가까이로는 어버이날 기습 장모님 석방부터 김건희 여사 문제까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했어야겠죠. 친인척이라도 하더라도 공정한 잣대로 하겠다든지. 국민들께서는 또 진정성 있지 않은 거짓 기자회견이다 이렇게 판단하시기에 충분했던 것 같습니다."

-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선 우선 공수처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며 사실상 거부권 행사를 뜻을 밝혔어요. 

"(기자회견) 전날에는 조건부로 수용할 거란 이야기도 돌았는데 결국 그조차도 못했잖아요. 저는 거기서 매우 순수한 형태의 윤석열 대통령이 느끼는 두려움을 봤거든요. 정말 이 사안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으시고 겁이 난다는 걸 여실히 느낄 수 있었어요. 안타깝게도 원하시는 대로는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만약 또 부결되거나 거부권 행사하면 지지율 20% 선을 지키기 어려울 겁니다. T익스프레스(아래로 급격하게 떨어지는 롤러코스터)를 탈 수도 있다는 거죠."

- 지난 13일 검찰 인사가 났는데, 공교롭게도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사건을 수사하던 중앙지검장이 교체됐어요. 그건 어떻게 보세요?

"신임 이창수 중앙지검장은 제가 성남시의원과 경기도의원을 거치면서 귀에 익은 익숙한 분인데요, 이 분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성남 FC 사건을 지휘를 했었고, 윤석열 검찰총장 당시에 검찰 대변인 출신입니다. 그러니까 완전히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이라고도 할 수 있거든요. 그런 사람을 마침 김건희 여사 수사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인선했다는 건 검찰의 수사가 독립적이라거나 공정하게 이루어지지 못한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고 오히려 특검을 재촉하는 인선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주세요.

"지금 전당대회 진행 중이고 우리 개혁신당이 더 많은 국민들께 다가가야 하는데 많이 부족합니다. 그럼에도 저희 개혁신당은 누구보다 정치를 진지하고 절박하게 대하는 정당입니다. 두 정당이 극복하지 못했던 소모적인 반목과 질시를 뚫고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 반드시 해내겠습니다."
#이기인 #개혁신당 #전당대회 #T익스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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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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