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위에 물고기섬이... 너흰 대체 뭐니?

[사진] 하늘에서 바라본 강원도 화천

등록 2013.05.23 09:47수정 2013.07.10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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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셋째 주말, 헬기를 타고 하늘을 날았다. 겨울이 지났는데 바로 여름으로 이어지는 현상. 봄이 실종됐단다. 그 짧은 봄을 놓칠까 하는 염려 때문에 하늘에서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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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내려다 본 화천읍내 전경 ⓒ 화천군청 박원용


이래서 화천을 '물의 나라'라고 했구나 싶다. 화천읍내 삼면이 강을 끼고 있다. 화천을 말할 때 여름에는 물의 나라 라고 하고 겨울에는 '얼음 나라' 또는 '눈의 나라'라고 부른다. 또 'Wis country'라고도 부른다. W는 Water(물)을 의미하고 I는 ice(얼음), S는 snow(눈)를 뜻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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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군 생활체육 공원 ⓒ 화천군청 박원용


화천 생활체육공원. 이곳은 과거에 쓰레기 매립장이었다. 숱하게 많은 흙을 퍼다 부어 축구장도 만들고 주민들의 휴식 공간도 조성했다. 지하에서 숨 쉬는 썩은 쓰레기들의 방해 때문일까 10년이 넘었는데도 나무들이 비리비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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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섬 ⓒ 신광태


붕어섬. 붕어가 많이 낚여 붕어섬인 줄 알았다. 그런데 하늘에서 내려다보니 천상 붕어같이 생겼다. 그래서 붕어섬이란 이름이 붙여진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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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연못 ⓒ 화천군청 박원용


아직 봄이라 연꽃이 보이지 않는다. 수련·어리연 등 여름에는 연꽃이 만개할 게다. 관광해설을 하면서 작은 연·큰 연·불량한 연·성실한 연이 있다고 말했더니 여느 관광객이 꼭 '욕'같다고 말해서 웃은 적이 있는 곳이다.

농지들도 하품을 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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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군 하남면 원천리 ⓒ 화천군청 박원용


화천군 하남면 원천리. 그나마 몇 개 되지 않는 산촌마을의 평야다. 아직 모내기철 전이라서 그런지 한산하기만 하다. 한낮 농지들은 심심한지 하품이 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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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래 마을 ⓒ 화천군청 박원용


동구래 마을. 주민도 없는데 마을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는 게 이채롭다. 이곳 주민들은 수백 종의 야생화와 나무들이다. 이곳에선 무생물인 돌들도 숨을 쉬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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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강, 춘천호, 화천강 ⓒ 화천군청 박원용


북한강. 화천읍내 앞 강이다. 서울사람들은 이곳을 북한강이라 부르고 춘천사람들은 춘천호라 부른다. 춘천댐이 만들어지면서 탄생됐기 때문이란다. 그런데 화천사람들은 이 곳을 화천강이라 부른다. 서로의 자존심 때문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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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발전소 ⓒ 신광태


화천발전소. 1946년 일제에 의해 건설된 발전소다. 특이한 것은 댐을 통해 발전을 일으키는 구조가 아니라 커다란 산을 뚫어 그 낙차를 이용한 발전 구조로 만들어졌다. 이 발전소 탈환을 위해 한국전쟁 당시 중공군이 3만 여명 수장됐다고 해 파로호라는 이름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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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먹다리 ⓒ 화천군청 박원용


꺼먹다리라는 곳이다. 일제가 화천 발전소를 만들면서 자재 운반을 위해 만들어 놓은 다리다. 그러나 교각은 그대로인데 다리의 상판은 최근에 바뀌었다. 다리색이 까만색이라 꺼먹다리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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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댐 ⓒ 신광태


화천댐이다. 발전 목적이 아닌 물만 가두고 있는 기능만 한다. 발전은 옆 산을 뚫어 그 낙차를 이용해 한다. 댐 가운데 쯤 위치에 뚫린 구멍은 평화의 댐 건설을 목적으로 물을 빼기 위해 1986년 뚫어 놓은 흔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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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속의 바다 파로호 ⓒ 화천군청 박원용


산속의 바다 파로호. 한국전쟁 당시 3만여 명의 중공군을 수장 시켰다 해서 깨뜨릴 파(破), 오랑캐 로(虜)를 써서 파로호라 이름지었다. 그런데 왜 중공군들이 이 호수에 빠져 죽어야 했을까. 의문시 된다. 한국전쟁 당시 남한에는 발전소가 단 한 곳도 없었다. 파로호가 있는 화천군 간동면 구만리는 38선 이북 지방이다.

정전 후 전후 복구를 위해 발전시설이 필요했을 게다. 당시 정부는 서해안을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이곳을 탈환해야 했단다. 북한도 같은 생각이었다. 북한은 인해전술이 특기인 중공군의 지원을 받았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중공군. 국군은 이들을 일시에 소탕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다. 포격보다 한꺼번에 몰살을 시키는 방법을 구상했다. 소이연막탄. 이 폭탄이 투하되면 연기인지 안개인지 모를 운무가 깔린다. 그런데 그 운무에 스치기만 하면 몸에 불이 붙은 것 같은 뜨거운 고통을 느낀다. 이 폭탄 운무에 맞은 중공군들이 호수로 뛰어 들었다. 서로 엉키고 설켜 3만여 명이 수장됐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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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수초섬 ⓒ 화천군청 박원용


화천군 간동면 구만리 파로호 배터. 그런데 물고기 모양의 섬은 뭘까! 인공수초 섬이다. 언제부터인지 파로호에 배스가 등장하더니 온통 배스천국으로 변했다. 토속어종 보호가 필요했다. 그래서 인공수초 섬을 만들고 20여억 원을 들여 어업권을 사 들였다. 토속어종의 번식을 위해서다. 이 파로호 줄기는 양구군으로도 연결된다. 아무리 화천군에서 토속어종 보호를 위해 어업권을 사 들이면 뭐하나. 양구군에서는 정치망이나 그물에 의한 어업이 허용된다. 토속어종 증식을 위해 인공수초 섬을 만들어 붕어나 잉어 등 토속어종들이 그곳에 알을 낳아 부화하면 배스가 기다렸다는 듯이 입을 벌리고 있지는 않을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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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구 한반도 섬 ⓒ 화천군청 박원용


기왕 하늘을 나는 김에 양구까지 날았다. 멀리 한반도 섬이 보인다. 육지의 섬. 봄 가뭄 때문에 섬이 땅위에 드러나 있는 것도 재미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를 쓴 기자는 강원도 화천군청 관광기획담당 신광태입니다.
#화천군 #꺼먹다리 #원천리 #붕어섬 #파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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