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티나 터너

뮤지컬 티나 터너 ⓒ 염동교


티나 터너의 인생은 역경 그 자체다. 화려한 스팽글 의상과 카리스마 넘치는 퍼포먼스 이면엔 어두운 과거사가 있었다. 하지만 우울함에 침잠하지 않고 운명을 타개해 나갔다. 그 중심엔 주체성이 있었다. 많은 여성이 티나 터너 서사에 감동한 이유다.

재능 있는 기타리스트 겸 싱어송라이터 아이크 터너와 혼인한 애나 메이 불럭(티나의 본명)은 아이크 앤 티나 터너의 이름으로 1960~1970년대 소울/알앤비 신을 뒤흔들었다. 라이브에 강점을 발휘했던 이들은 '줄거리가 없는 뮤지컬'을 뜻하는 레뷔(Revue)를 끌어와 '아이크 앤 티나 터너 레뷔'로 활약했다.

첫 번째 음악적 전성기는 고통으로 얼룩졌다. 탁월한 재능의 아이크 터너는 인간으로선 실격에 가까웠다. 학대에 견디다 못한 티나는 그를 떠나 독립한다. 2021년 다큐멘터리 영화 <티나>는 아이크가 잠든 사이 호텔에서 탈출하는 모습을 몽환적인 비주얼로 표현한다.
 
What's Love Got To Do With It(1984) / 티나 터너

아이크 앤 티나 터너에 마침표를 찍고, 1974년 < Tina Turns The Country On! >로 솔로 경력의 출사표를 끊었지만 정규 앨범 넉 장 모두 성적이 신통찮았다. 1975년 < Acid Queen >이 빌보드 200(앨범 차트) 155위에 오른 게 고작이고 싱글 히트곡도 없었다.

1984년 작 < Privae Dancer >는 대중음악 역사상 가장 위대한 복귀였다. 미국에서만 5백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고, 빌보드 200 3위를 거머쥐었다. 영국계 호주 프로듀서 테리 브리튼이 주도한 이 음반은 제프 벡과 윌튼 펜더, 루퍼트 하인의 참여로 완성도를 높였다. 야성적인 보컬이 살아 있는 'What's Love Got To Do With It'은 커리어 유일의 빌보드 핫100 넘버원으로 남았다. 1985년 제27회 그래미에서 <송 오브 더 이어>와 <레코드 오브 더 이어>를 휩쓸었다.
 

▲ Tina Turner - What's Love Got To Do With It (Official Music Video) ⓒ Tina Turner

 
River Deep - Mountain High(1966) / 아이크 앤 티나 터너

비틀스의 'Come Together'와 슬라이 앤드 더 패밀리 스톤의 'I Want To Take You Higher'처럼 아이크 앤 티나 터너는 커버 곡을 다수 발표했다. 여러 리메이크 사이에서 우뚝 선 오리지널 곡 River Deep - Mountain High'는 고전적인 오케스트레이션과 소울풀한 가창이 묘한 조화를 이룬다.

악마의 재능을 가진 프로듀서 필 스펙터가  '월 오브 사운드(두꺼운 소리의 벽이 느끼지는 음향 스타일)'로 입체적 사운드스케이프를 주조했다. 발매 당시 빌보드 핫100 88위에 그쳤으나, 영국 싱글 차트 3위까지 오르며 영국에서 특히 사랑받았다.
  

▲ River Deep - Mountain High ⓒ UMG

 
Proud Mary (1971) / 아이크 앤 티나 터너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끈 록밴드 크리던스 클리어워터 리바이벌과 그들의 대표곡 중 하나인 'Proud Mary'. 1971년 빌보드 핫100 2위까지 오른 루츠 록 명곡이 소울풀한 로큰롤로 재탄생했다. 백에서 흑으로의 완벽 전환이랄까.

'Proud Mary'가 수록된 1970년 작 < Workin' Together >는 아이크 터너의 프로듀서이자 멀티 인트스트루멘탈리스트적 능력이 발휘된 명반이다. 라이브 버전속 터너는 다이너마이트처럼 가창과 안무 모두 폭발한다.  
 

▲ Ike & Tina Turner Revue "Proud Mary" on The Ed Sullivan Show ⓒ Ed Sullivan Show


The Best (1989) / 티나 터너

< Private Dancer >와 'Typical Male'(빌보드 핫100 2위)가 수록된 < Break Every Rule >(1986)의 성공을 잇진 못했으나 1989년 앨범 < Foreign Affair >는 'The Best'란 대표곡을 남겼다. 힘찬 사운드에 열렬한 구애를 담은 'The Best'는 원래 'Total Eclipse Of The Heart'의 보니 타일러가 1988년에 발표했지만 이듬해 발매한 티나의 버전이 더 높은 성적(빌보드 핫100 15위)을 기록했다.

공동 프로듀서로 나선 미국 록 뮤지션 댄 하트만과 티나는 드라마틱한 곡 전개에 잘 세공된 사운드를 얹었다. 록 인스트루멘탈의 명작 'Frankenstein'의 주인공 에드가 윈터의 색소폰 솔로가 화룡점정.
 

▲ Tina Turner - The Best (Official Music Video) ⓒ Tina Turner

 
I Don't Wanna Fight(1993) / 티나 터너

1993년 빌보드 핫100 9위까지 오른, 마지막 불꽃 같은 곡이다. 'To Sir With Love'의 루루가 동생 빌리 로우리, 스티브 듀베리와 공동 작곡한 작품으로 원래는 'Smooth Operator'의 샤데이에게 주려고 했단다.

키보드 위주의 편안한 분위기는 당시 오십 대였던 티나의 연륜을 드러낸다. "누가 옳든, 그렇지 않든 상관없어요, 더 이상 싸우고 싶지 않아요(I Don't Care Who's Wrong Or Right, I Don't Really Want To Fight No More)", 온갖 풍파에 지쳐 마음의 평안을 원하는, 티나 본인의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한다.
 

▲ Tina Turner - I Don't Wanna Fight (Official Music Video) ⓒ Tina Tur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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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웹진 이즘(IZM) 에디터 염동교라고 합니다. 대중음악을 비롯해 영화와 연극, 미술 등 다양한 문화 예술 관련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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