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가 주중 3연전 시리즈의 균형을 맞추며 하루 만에 공동선두 자리를 회복했다.

김원형 감독이 이끄는 SSG 랜더스는 24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2방을 포함해 장단 5안타를 때려내며 5-3으로 승리했다. 이날 LG(9개)보다 4개나 적은 5안타에 머물렀던 SSG는 결정적인 순간에 터졌던 2개의 홈런과 불펜 투수들의 역투에 힘입어 LG를 꺾고 하루 만에 공동선두 자리를 되찾았다(27승1무15패).

SSG는 박성한이 1회 만루홈런으로 4타점을 기록했고 최주환도 4회 시즌 8번째 솔로아치를 그려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로에니스 엘리아스가 5이닝5피안타4사사구2탈삼진3실점으로 KBO리그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고 6회부터 4명의 불펜투수가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특히 리그 홀드 1위 노경은은 1.1이닝을 1피안타3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 막으며 SSG의 승리를 지켜냈다.
 
 노경은은 1.1이닝을 1피안타3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 막으며 SSG의 승리를 지켜냈다.

노경은은 1.1이닝을 1피안타3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 막으며 SSG의 승리를 지켜냈다. ⓒ 연합뉴스

 
테스트 받고 입단해 12승7홀드 대활약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대업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스타 선수들의 활약 만으로는 부족하다. 팬들은 물론이고 감독조차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의외의 선수가 뛰어난 활약으로 팀에 보탬이 돼야만 우승이라는 고지에 오를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2020년대 들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세 팀을 살펴보면 시즌 전까지만 해도 주전급 선수로 큰 기대를 받지 못했던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주면서 우승에 기여한 바 있다.

2020년 NC다이노스의 우승엔 강진성(두산 베어스)의 깜짝 활약이 대단히 큰 부분을 차지했다. 강진성은 2012년 NC의 창단 멤버로 입단했지만 7년 동안 1군 무대에서 49안타3홈런20타점22득점에 그쳤다. 하지만 강진성은 2020년 NC의 주전 1루수로 활약하며 121경기에서 타율 .309 122안타12홈런70타점53득점으로 맹활약했다. 비록 이듬해 아쉬운 활약 끝에 두산으로 이적했지만 NC팬들에게 강진성은 매우 고마웠던 선수로 기억되고 있다.

2021년 kt 위즈의 우승에는 대체 외국인 선수 제라드 호잉의 활약을 빼놓을 수가 다. 2021년 6월 조일로 알몬테의 대체 선수로 kt 유니폼을 입은 호잉은 68경기에서 타율 .239 11홈런52타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호잉은 그 해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에서 2경기 동안 8타수5안타(타율 .625) 1홈런3타점으로 맹활약하며 kt의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특히 4차전에서는 외국인 타자 최초로 한국시리즈 한 경기 4안타를 기록하기도 했다.

2020년 NC에 강진성, 2021년 kt에 호잉이 있었다면 작년 SSG의 통합우승엔 단연 노경은이 있었다. 사실 2021 시즌이 끝나고 롯데 자이언츠에서 방출 당할 때만 해도 노경은은 당장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은 노장선수였다. 하지만 현역 연장에 대한 의지가 강했던 노경은은 테스트를 받은 끝에 SSG에 입단하며 간신히 현역생활을 연장했다. 사실 전성기가 지난 노장 투수를 영입한 SSG에서도 노경은에 대한 기대는 그리 크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노경은은 작년 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SSG마운드의 가려운 곳을 확실하게 긁어줬다. 선발 8경기를 포함해 41경기에 등판한 노경은은 12승5패1세이브7홀드 평균자책점3.05라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대활약을 통해 SSG의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작년 불펜 평균자책점이 10개 구단 중 6위(4.68)에 불과했던 SSG의 마운드에 노경은이 없었다면 한국시리즈 우승은 매우 힘들었을 것이다.

만39세의 나이에 150km 강속구 구사

작년 1억 원의 연봉을 받았던 노경은은 올 시즌을 앞두고 70%가 인상된 1억7000만원에 연봉계약을 체결했다. 물론 적지 않은 인상액이었지만 SSG는 한국시리즈 우승 프리미엄으로 최지훈(100%), 오원석(115.4%), 전의산(200%), 최민준(100%), 박성한(92.9%) 등 고액 인상자가 수두룩했다. 이에 비하면 작년 SSG의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노경은의 인상폭은 그리 높지 않아 보였던 게 사실이다.

SSG가 작년 엄청난 활약을 해준 노경은에게 파격적인 연봉인상을 해주지 못했던 결정적인 이유는 지난 3월 만39세가 된 노경은의 활약이 올해까지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작년 정규리그에서 12승으로 맹활약했던 노경은은 한국시리즈에서 3경기에 등판해 4이닝2실점(평균자책점4.50)으로 다소 부진한 바 있다. SSG 마운드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불혹을 바라보는 노장투수에 대한 의존을 줄일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SSG마운드는 올해도 노경은에 대한 비중이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올해 전문 불펜투수로 활약하며 23경기에 등판한 노경은은 24.1이닝을 소화하며 2승1패2세이브12홀드1.85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피안타율(.256)이 아주 낮은 편은 아니지만 여전히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던지고 있고 마운드를 운영하는 노련함도 여전하다. 만 39세 시즌을 보내고 있는 노경은은 24일 현재 홀드 부문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다.

24일 LG전에서도 노경은의 노련한 투구는 단연 돋보였다. 7회 2사1,2루에서 4번째 투수로 등판한 노경은은 오스틴 딘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만루위기를 내줬지만 문보경에게 땅볼을 유도하며 3명의 주자를 잔루로 남겼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노경은은 안타와 수비 실책으로 무사 2,3루의 큰 위기를 맞았지만 적시타는커녕 그 흔한 외야플라이 하나 없이 내야 플라이 2개와 땅볼로 가볍게 위기를 넘기며 9회 마무리 서진용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김택형과 장지훈(이상 상무)이 군복무를 하며 불펜이 더욱 헐거워진 SSG는 올해 불펜 평균자책점 2.34로 전체 1위에 올라있다. 그리고 올 시즌 SSG가 기록한 28개의 홀드 중 40%가 넘는 12개를 노경은이 책임지고 있을 정도로 노경은이 SSG불펜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매우 크다. 노경은이라는 리그 최고의 셋업맨을 보유한 SSG구단과 팬들이 가장 절실하게 바라는 한 가지는 만 39세 노장 노경은의 구위와 체력이 시즌 끝까지 유지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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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SSG 랜더스 노경은 홀드 1위 노장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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