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 새끼>의 한 장면

채널A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 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19일 방송된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 새끼>에는 이혼 후 중1 아들을 혼자 키우고 있는 '싱글맘'이 스튜디오를 찾아왔다. 금쪽이는 초등학교 때 ADHD 진단을 받아 6년간 약물, 언어, 놀이 치료 병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오랜 시간과 돈을 들여도 증상에 변화는 없었다. 힘들고 지치는 건 금쪽이나 엄마나 마찬가지였다. 더 심각한 건 최근 들어 새로운 증상이 발현됐다는 것이다. 

금쪽이는 엄마와 함께 미용실에 방문했다. 그런데 앞머리가 상당 부분 비어 있었다. 스스로 머리카락을 뽑은 것이다. 그뿐 아니라 눈썹과 속눈썹까지 다 뽑혀 있었다. 충격적이고 매우 걱정스러운 상황이었다. 오은영 박사는 발모광(발모벽)이라고 설명했다. 발모광이란 신체의 털을 뽑아 모발 결손을 보이는 강박 증상의 일종이다. 금쪽이는 왜 자신의 털을 뽑는 걸까. 

오은영은 발모광은 늦게 시작될수록 부위가 넓어지는 경향이 있다며 머리카락, 수염, 구레나룻뿐 아니라 심해지면 겨드랑이 털과 음모까지 뽑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어린 나이라면 예후가 좋지만, 13세 이후 발목광이 지속되면 치료 후 결과가 썩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발모광의 주요 원인은 불안과 스트레스인데, 금쪽이의 경우 불안으로 인한 강박 증세로 보였다. 

한편, 엄마는 현재 섬유 근육통을 앓고 있었다. 섬유 근육통은 뻣뻣함, 감각 이상, 수면 장애, 피로감을 일으키는 만성 통증 증후군이다. 4년간 총 18회에 걸쳐 수술을 받았을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다. 출산 직전 섬유 근육통 진단을 받았고, 임신 기간 동안 진통제를 먹을 수 없음에도 출산을 강행했다. 엄마는 매주 응급실에 가야 했는데, 말 그대로 목숨을 걸고 금쪽이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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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 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학교에서 금쪽이가 창문을 열고 뛰어내리려고 했다는 소식을 들은 엄마는 황급히 학교로 달려갔다. 정작 금쪽이는 아무 일도 업었다며 대화를 거부했다. 퉁명스럽게 도움이 필요 없다는 금쪽이를 보며 엄마의 마음은 아픈 몸처럼 지쳐갔다. 이와 같은 금쪽이의 문제행동은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시작됐다. 중학교 입학 후 학업에도 문제가 발생했고, 교우 관계도 좋지 못했다. 

집으로 돌아온 후 엄마는 대화를 시도하려 했지만, 금쪽이는 대화를 피한 채 놀기를 원했다. 엄마는 약속했던 공부를 하고 놀라고 선을 그었고, 금쪽이는 막무가내로 굴었다. 결국 흥분하기 시작한 금쪽이는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급기야 울고불고 떼를 썼고, 엄마를 향해 쿠션을 집어던졌다. 엄마의 아픔을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중1이라기엔 너무 심한 생떼였다. 

금쪽이는 엄마의 손을 잡은 채 애걸복걸했다. 생떼를 넘어선 집착 수준의 행동이었다. 잠시 후, 금쪽이는 자신의 손눈썹을 잡아뜯기 시작했다. 말리는 엄마에게 "잡지 마"라고 말하더니 보란 듯이 뽑았다. 그날 저녁, 금쪽이는 소파에 누워 TV를 보면서 손눈썹을 뽑아 입 안에 넣어 먹기까지 했다. 잠자리에 들어서도 머리카락을 뽑았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었다.

오은영은 금쪽이처럼 머리카락이나 몸의 털을 먹는 증상을 식모증이라고 한다며, 좀더 심해질 경우 라푼젤 증후군(강박적으로 머리카락을 먹는 충돌 조절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금쪽이는 손톱과 발톱도 물어뜯어 먹는 이식증(음식이 아닌 물질을 강박적으로 먹는 섭식 장애)까지 보였다. 단순 발모광을 넘어 상당히 걱정스러운 상태가 분명했다. 

금쪽이의 불안은 무엇에 기인한 것일까. 오은영은 아이들이 겪는 불안의 원인은 '모호함'에서 출발한다고 전제했다. 초등학교 5학년이 돼서야 부모의 이혼 사실을 알게 된 금쪽이는 굉장히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또, 엄마의 병은 금쪽이 이해하기 힘들었다. 외상이 있는 게 아닌데도 아픈 엄마를 보며 밀려드는 불안감을 느꼈을 것이다. 아직 금쪽이가 감당하기에 극심한 스트레스였다. 

오은영은 해결하기 어려운 사례라면서 깊이 있게 다뤄야 할 다른 문제가 있다고 조심스러워했다. 이후 영상에서는 중학생이라기에는 아이 같은 모습,또래보다 생각과 행동이 어린 금쪽이의 일상이 공개됐다. 금쪽이는 학교에 가기 싫다며 생떼를 쓰기 시작했는데, 밥을 달라고 다짜고짜 소리지르다가 폭주했다. 결국 혼자 밥을 먹더니 화장실로 가서 구토까지 했다.  
 
그날 밤에는 엄마에게 같이 자달라고 졸라댔다. 엄마가 중학교 1학년이면 혼자 자야 할 나이라고 거절하자 계속해서 엄마 주위를 어슬렁거렸다. 그러다가 "엄마는 날 버렸어"라며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이처럼 금쪽이와 엄마는 분리 수면 문제로 매일 밤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 밤마다 반복되는 잠자리 실랑이로 엄마는 지칠대로 지쳐있었다. 왜 금쪽이는 혼자 잠들지 못하는 걸까. 

"체질적 성장 지연 및 사춘기 지연입니다." (오은영)

오은영은 금쪽이가 나이에 비해 행동뿐 아니라 외모도 어려보인다고 봤다. 실제로 금쪽이는 2차 성징이 시작되지 않았다. 그 이유로는 ①유전적 요인 ②성장 호르몬의 문제를 들 수 있다. 또, 금쪽이가 유달리 어리게 행동하는 까닭은 엄마가 금쪽이를 어린아이처럼 대하기 때문이었다. 오은영은 엄마가 아기처럼 대하면 자녀도 사랑받으려 유아처럼 행동한다고 지적했다. 
 
 채널A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 새끼>의 한 장면

채널A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 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무엇보다 금쪽이는 정서 발달에 특히 문제가 있었다. 중1답지 않게 감정 제어가 어려웠다. 이는 엄마와 있을 때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외)할머니를 향한 도를 넘는 적개심을 통해 더욱 명확히 파악할 수 있었다. 할머니가 집을 방문하자 금쪽이는 급발진하더니 대화를 거부하고 나가라고 소리쳤다. 할머니가 나가지 않으면 자신이 나가겠다고 협박하는 등 대화 자체를 거부했다.

금쪽이의 극단적 반응에 할머니는 어쩔 줄 몰라했다. "죽는 꼴 보고 싶지 않으면 나가요"라고 말하는 금쪽이에게 속수무책이었다.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할머니는 작년부터 갑자기 사이가 틀어졌다며 갈등이 생길 만한 이유가 없었다고 답답해 했다. 엄마는 금쪽이의 무례함을 꾸짖었지만 금쪽이는 전혀 굽힐 줄 몰랐다. 심지어 할머니의 사랑을 질척댄다고 표현했다. 

"금쪽이는 (...) 유기 공포인 거 같아요." (오은영)

오은영은 금쪽이의 문제 행동의 원인은 불안이며, 그 중에서 유기 공포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크게 보면 ①아빠의 부재 ② 엄마의 병이 이유였다. 할머니에 대한 적개심은 엄마의 부재를 상기시키기 때문이었다. 할머니는 자신의 딸을 힘들게 하는 금쪽이에게 '엄마 없으면 어떡할래'라는 식으로 말했고, 그 때문에 금쪽이는 할머니를 마주할수록 유기 공포가 더 심화댔다.

감정 발달이 미숙한 금쪽이는 그럴 때마다 어린아이처럼 감정을 그대로 표출해 왔다. 할머니를 싫어한다기보다 유기 공포의 불안을 느끼기 때문에 그 상황 자체를 싫어한다고 봐야 했다. 잠시 후, 금쪽이의 요청에 의해 아빠가 도착했다. 2년 만에 만난 아빠를 만난 금쪽이는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다. 하지만 아빠가 있어도 엄마에게 같이 자자며 계속해서 집착했다. 
 
 채널A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 새끼>의 한 장면

채널A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 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엄마와 아빠는 금쪽이 문제로 대화를 나눴지만, 두 사람의 말에는 가시가 돋아 있어 서로를 할퀼 뿐이었다. 아빠는 금쪽이가 할머니에게 무례하게 구는 걸 인지하고 훈육을 시도했다. 물론 금쪽이는 물러서지 않았다. 아빠는 '엄마의 입원'을 가정했고, 금쪽이는 그 말에 울음을 터뜨려버렸다. 금쪽이가 의견을 굽히지 않자, 아빠는 "아빠도 안 올 거야"라며 금쪽이의 유기 공포를 건드렸다. 

아빠가 돌아가자마자 금쪽이는 떼를 쓰기 시작했는데, 문을 쾅 닫고 들어가는 등 점점 선을 넘었다. 보다못한 엄마가 금쪽이를 불러 대화를 시도했지만, 금쪽이는 엄마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었다. 결국 보다 못한 할머니가 분노를 터뜨리며 '엄마를 데려가겠다'고 다그쳤다. 그러자 금쪽이는 극단적인 행동까지 하며 위협했다. 엄마는 통증 때문에 주저앉았다. 

금쪽이는 여전히 할머니에게 적대적인 태도를 보였고, 급기야 "다음부터 보지 맙시다"라고 쏘아붙였다. 충격을 받은 할머니는 그 자리에서 실신하고 말았다. 깜짝 놀란 제작진이 투입되어 응급조치를 해야 했고, 겨우 의식을 차린 할머니는 엄마를 끌어앉고 대성톡곡했다. 엄마 역시 울음을 터뜨렸다. 그런 상황에도 금쪽이는 놀라거나 반성하는 기색이 전혀 없었다. 

실타래처럼 꼬여 버린 갈등을 어떻게 풀어야 할까. 오은영은 유기 공포가 건드려질 때마다 금쪽이가 난리를 친다는 점에 주목했다. 금쪽이의 문제 행동을 그냥 둘 수는 없지만, 훈육 시 유기 공포를 건드리는 말은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이의 가장 취약한 부분을 건드리는 말은 피해야 했다. 훈육 전 확실한 사랑 표현은 필수였다. 또, 엄마가 정서를 다뤄주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했다. 

엄마는 자신도 정서를 수용받은 경험이 없다며, 초등학교 때는 할머니에게 맞은 기억밖에 없다는 사실을 고백했다. 과연 모녀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다음 주 예고편에는 금쪽이가 촬영을 거부하며 엄마를 향해 폭력을 휘두르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또,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집을 나가는 모습도 포착됐다. 과연 솔루션은 성공할 수 있을까. 금쪽이가 바뀔 수 있을까.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너의 길을 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금쪽같은 내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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