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15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FC 불나방이 FC 탑걸을 1대 0으로 꺾고 SBS <골 때리는 그녀들> 제3회 슈퍼리그 A조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지난 15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에서 '관록의 팀' 불나방은 지난 시즌 슈퍼리그 우승팀 탑걸과 팽팽한 접전을 펼친 끝에 후반전 터진 박선영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1승을 획득했다.  

​양 팀 모두 새로운 사령탑 (불나방 조재진 감독 vs. 탑걸 김병지 감독)과 호흡을 맞추는 변화 속에 새 시즌에 돌입했다. 특히 <골때녀> 방영 이래 두 팀간 첫 대결이면서 각각 우승 경력자들간의 시합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 이날 경기에선 화려한 개인기와 패스로 모처럼 기술 축구의 진면목을 과시했다. 

​불나방은 리그 개막과 동시에 1승을 획득하면서 4강 진출의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게 되었다. 반면 탑걸로선 다음 2차전에서 무조건 승리해야 하는 부담감을 안고 액셔니스타를 상대하는 처지에 놓였다. 한편 탑걸이 공민지(투애니원)를 새 멤버로 충원한 데 이어 불나방 역시 가수 채연이 가세해 선수단에도 일부 변화가 생겼다. (송은영 하차)

선수단 장단점 파악에 나선 조재진 신임 감독
 
 지난 15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15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이날 불나방의 신임 감독으로는 지난 시즌 아나콘다를 담당했던 조재진이 선임되었다. 앞서 국대패밀리를 이끌고 슈퍼리그 우승을 차지했지만 아나콘다의 챌린지리그 방출을 막지 못했던 그로선 이번에 슈퍼리그로 복귀한 불나방과 더불어 절치부심의 자세로 새 시즌을 맞이했다.  

선수단과의 첫 만남부터 미리 준비한 경기 영상을 보면서 프레젠테이션을 병행하는 등 철저한 사전 준비로 불나방 멤버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조 감독이 마련한 탑걸 봉쇄의 비책은 핵심 공격수 김보경의 전담 마크였다. 돌파와 킥이 좋지만 주로 오른쪽 라인을 타고 이동하는 일정한 패턴을 파악한 감독은 박가령에게 1 대1 수비를 지시한다. 특히 오른발 움직임을 철저히 따라가게 만들면서 탑걸의 공격 루트를 경기장 중앙 부근부터 차단에 나서기로 한다.  

​이번 경기 역시 두 팀 감독과 주장이 참석한 기자회견 방식으로 사전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공교롭게도 <골때녀>의 징크스가 이날도 이어질지가 초미의 관심이었다. 불나방과 국대패밀리 등 우승을 경험한 팀들이 이후 새 시즌에선 부진을 겪고 강등되는 일이 연이어 벌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김병지, 조재진 감독은 나란히 강등, 방출을 경험한 후 맞이한 첫 경기라는 점에서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부담을 지닌 채 개막전을 치르게 되었다.  

초반 열세 극복... 짜릿한 한방으로 경기 끝낸 박선영
 
 지난 15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15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골이 터지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탑걸이 60대 40 비율로 불나방에 우위를 점한 채 경기를 주도했다. 고른 기량을 갖춘 팀 답게 탑걸은 안정적인 패스, 날카로운 슈팅 등으로 불나방의 골문을 수시로 위협했다. 하지만 좀처럼 선취골로 이어지지 못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조재진 감독의 의도대로 박가령이 김보경을 봉쇄하자 흐름이 불나방 쪽으로 넘어오기 시작했다.  

​특히 골키퍼 안혜경은 수시로 탑걸의 슛팅을 선방, 실점 위기를 여러 차례 넘기면서 반격의 기운을 동료 선수들에게 불어 넣었다. 결국 후반 7분 무렵 결정적인 득점포가 주장 박선영의 발끝에서 만들어졌다. 상대 수비를 제치고 오른발로 강하게 찬 공이 탑걸 수비수 유빈의 몸을 맞고 굴절되며 골망을 가른 것이다.  

아유미 골키퍼로선 도저히 막을 수 없는 공간으로 공이 들어가면서 탑걸로선 허망하게 점수를 내주고 말았다. 이에 김병지 감독은 선수 전원을 상대 진영에 포진시키면서 남은 시간 1~2분간 총공세를 펼치기로 한다. 하지만 연이은 슛은 안혜경의 정면으로 날아가 만회골 획득에 실패했다. 지난 시즌까지 7연승 질주를 구가했던 탑걸은 내심 8연승 도전에 나섰지만 뜻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강등 아픔 딛고 돌아온 불나방, 자존심 지킨 첫 승리
 
 지난 15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15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지난 2년 사이 불나방은 냉탕과 온탕을 오간 팀 중 하나였다. <골때녀> 신설과 더불어 첫 번째 우승컵의 주인공이 되었지만 다음 시즌에는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챌린지리그로 강등되는 아픔을 겪었다. 일부 멤버의 하차 속에 새롭게 가세한 홍수아, 박가령 등의 분전에 힘입어 지난 시즌 챌린지리그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이번 슈퍼리그로 복귀했다.  

프로그램 탄생에 일조한 나름의 자부심을 지닌 불나방은 원년 멤버 박선영과 안혜경을 중심으로 신규 멤버들이 점차 경기를 거듭할수록 기량 향상을 보여주고 있다. 그 결과 이번 슈피리그 우승 후보로 손꼽히던 탑걸을 제압하면서 이전의 명성을 회복할 수 있었다. 아직 경기는 제법 남아 있긴 하지만 조재진 감독의 치밀한 전술이 결합되면서 불나방은 다시 한번 최강팀으로 거듭날 수 있는 가능성을 내비치게 되었다.  

여전히 녹슬지 않는 기량을 과시하는 '절대자' 박선영 뿐만 아니라 구성원을 고르게 활용하는 짜임새 있는 축구를 하게 된 점은 불나방으로선 큰 소득이 아닐 수 없었다. 또한 슈퍼리그 복귀를 자축하는 것 뿐만 아니라 원년 우승팀의 자존심을 지켰다는 점에서 선수단 스스로에게 큰 의미를 부여한 승리이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in.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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