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웅남이> 관랸 이미지.

영화 <웅남이> 관련 이미지. ⓒ ㈜영화사 김치


 
단군신화에 코미디, 액션 등이 결합한 한국영화의 등장이다. 그간 개그맨으로 경력을 쌓아온 박성광 감독의 장편 데뷔작 <웅남이>는 대놓고 코미디 액션극을 표방했고, 여기에 배우 박성웅, 이이경, 최민수 등 상업성을 담보한 배우들이 화답했다.
 
서울 용산 CGV에서 14일 언론에 선 공개된 영화는 그럴싸한 상업영화 탈을 쓴 소동극이었다. 국립종연구소 출신 연구원이 추적 관찰한 두 마리의 곰이 100일 마늘과 쑥을 먹고 정말 사람이 되어 서로 다른 운명으로 살아간다는 설정이다.
 
그 운명이라는 게 교통계 형사 출신이자 동네 바보로 소문난 웅남이, 마약조직 행동대장인 웅복이의 삶이다. 배우 박성웅이 1인2역을 소화한 이 캐릭터는 곰의 신체적 능력을 모두 갖고 있으면서 인간의 모습을 한 일종의 초인이다. 이들 주변을 연구원 부부와 시골 마을 이웃, 동료 경찰들이 채우며 영향을 주고받는 구성이다.
 
<웅남이>엔 한국상업영화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각 장르적 요소가 고르게 담겼다. 웅남과 그의 친구 말봉(이이경) 서사에선 코미디가, 국제마약조직 보스 이정식(최민수)과 대결 구도에선 제법 액션 영화 느낌이 물씬 난다. 또한 웅남, 말봉과 시골 마을 경찰 등이 합세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선 로드 무비 내지는 여타 스릴러 영화에서 봤음직한 반전 요소를 녹여냈다.

헐거운 구성, 입체적이지 못한 캐릭터
 
 영화 <웅남이> 관랸 이미지.

영화 <웅남이> 관련 이미지. ⓒ ㈜영화사 김치


  
 영화 <웅남이> 관랸 이미지.

영화 <웅남이> 관련 이미지. ⓒ ㈜영화사 김치


  
이런 복합장르 구조에선 각 요소들이 화학적으로 잘 스며들었는지, 그리고 캐릭터 및 이야기와 잘 맞물려 있는지가 핵심일 것이다. 몇몇 장면과 설정에선 현역 개그맨답게 웃음이 터지는 지점이 있으나, 전체적으로 영화의 구조가 탄탄하진 못하다. 수사극 및 추적극으로 가기 위해 플래시백이나 사건 급전개가 자주 등장하는 편이며, 각 캐릭터 설정도 입체적이지 못하다.
 
마약 조직 보스 이정식의 등장도 갑작스럽다. 중국 쪽과 마약 거래를 하는 장면 정도만 있을 뿐 이들이 어떤 성격의 조직인지 추측하기 어렵다. 조직원으로 활동하며 냉혈한의 모습을 보이는 웅복 또한 뛰어난 신체 능력을 지녔음에도 왜 조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지 충분히 설명되거나 추측 가능한 단서가 제공되지 않는다. 연구원 부부처럼 이정식 또한 우연히 발견 후 길들였다는 설정인데, 후반부에 연구원 부부를 살해하라는 보스의 지시를 거부하는 웅복이의 선택이 그래서 납득하기 어려워진다.
 
헐겁게 구성된 캐릭터와 이야기 때문에 온전히 작품으로 <웅남이>를 평가하기엔 어려워 보인다. 오락용으로 혹은 코미디 장르에 애정이 있다면 가볍게 관람할 수 있을 것이다.

한줄평: 영화의 탈을 그럴싸한 콩트
평점: ★★☆(2.5/5)
영화 <웅남이> 관련 정보

감독: 박성광
출연: 박성웅, 이이경, 염혜란, 최민수, 오달수, 윤제문, 백지혜, 서동원, 한다솔
배급: CJ CGV
제작: ㈜영화사 김치, 스튜디오 타겟
러닝타임: 97분
관람등급: 15세이상관람가
개봉: 2023년 3월 22일
 
 
   
웅남이 박성웅 이이경 최민수 박성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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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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