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2027 아시안컵 유치를 발표하는 아시안축구연맹(AFC) 홈페이지 갈무리

사우디아라비아의 2027 아시안컵 유치를 발표하는 아시안축구연맹(AFC) 홈페이지 갈무리 ⓒ AFC

 
사우디아라비아가 2027년 아시안컵 유치를 확정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현지시각 1일 바레인 마나마에서 총회를 열고 2027 남자 아시안컵 개최지로 사우디를 선정했다.

2027 아시안컵은 사우디, 인도, 이란, 카타르, 우즈베키스탄 등이 유치 경쟁을 벌였으나 모두 철회하고 사우디만 남으면서 단독 후보가 됐다. 

아시안컵 넘어 월드컵, 올림픽까지... 사우디의 '원대한 꿈'

아시아 최고 권위의 축구 국가대항전인 아시안컵은 1956년 첫 대회를 시작으로 4년마다 열린다. 2019년 대회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렸고, 2023년 대회는 중국이 유치했으나 개최권을 반납하면서 카타르로 바뀌었다.

또한 사우디가 2027년 대회 개최권을 획득하면서 아시안컵은 3회 연속 중동에서 열리게 됐다. 한국도 중국이 개최권을 반납하자 2023년 대회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으나, 카타르에 밀렸다. 

최근 사우디는 막대한 오일머니를 앞세워 축구계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오는 7월 호주·뉴질랜드에서 개최하는 2023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 후원에 참여했고, 2026년 여자 아시안컵 유치에도 나섰다.

더 나아가 2030년 월드컵 유치도 노리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달  파키스탄, 모리셔스, 코모로를 초청해 사우디 최초의 여자축구 친선 대회를 열었다. 또한 세계적인 축구 스타 크리티스아노 호날두(포르투갈)를 영입하면서 자국 프로축구도 키우고 있다.

AFP통신은 "이웃 나라인 카타르가 2022 월드컵을 개최한 것을 지켜본 사우디는 축구를 넘어 아시안게임과 하계 올림픽, 그리고 인공 눈을 뿌려 동계 올림픽까지 개최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우디가 국제 스포츠대회 유치에 나선 것은 사실상의 통치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석유 의존을 끝내고 사우디 경제를 현대화하려는 원대한 계획(grand plans)의 일부"라고 분석했다.

사우디 광폭 행보는 스포츠 워싱? 인권단체 '반발'

그러나 이 같은 광폭 행보가 왕정 국가이자, 엄격한 이슬람 율법으로 여성과 성소수자 인권을 탄압하는 사우디가 스포츠를 앞세워 부정적 평판을 세탁하려는 이른바 '스포츠 워싱'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사우디는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여성과 소녀들은 학교에서 스포츠를 할 수 없었고, 경기장에서 스포츠를 관람하는 것조차 허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우디는 스포츠 워싱을 통해 국제사회에서의 이미지를 바꾸는 것보다는 근본적인 인권 개혁에 나서는 방향이 훨씬 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제앰네스티도 앞서 사우디가 월드컵 유치에 나선 것에 대해 "인권을 월드컵 개최국의 한 기준으로 적용한다면, 사우디에서 월드컵이 열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라며 "앞으로는 그 나라의 인권 상황도 월드컵 개최국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작년 11월 중동 이슬람 국가로는 처음으로 월드컵을 개최한 카타르도 여성 및 성소수자 인권 탄압으로 인해 국제사회의 비판에 시달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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