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스미스의 정규 4집 'Gloria'

샘 스미스의 정규 4집 'Gloria' ⓒ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영국의 팝스타 샘 스미스가 지난 1월 27일 네 번째 정규 앨범 < Gloria >를 발표했다. 3집 < Love Goes > 이후 약 2년 3개월 만의 정규 앨범이다. 샘 스미스의 첫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 곡이자, 파격적인 콘셉트로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Unholy'를 비롯해, 13곡이 이 앨범에 실렸다. (2014년, 샘 스미스는 'Stay With Me'로 이 차트 2위에 오른 적이 있다.)

데뷔 앨범부터 모든 앨범을 함께 작업해온 지미 네입스, 스타게이트 등이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팬데믹 이후 첫 월드 투어인 '글로리아 더 투어'를 함께 하는 제시 레예스가 세 곡에 참여했으며, 동시대의 영국 팝스타 에드 시런은 'Who We Love'에 참여해 감미로운 목소리를 보탰다.

< Gloria >라는 앨범의 이름은 샘 스미스가 자신의 내면의 소리를 부르는 이름에서 착안한 것이다. 자신을 '젠더 논 바이너리(이분법적인 성 정체성에 포함되지 않는 사람)'로 규정한 성소수자 샘 스미스는 언제나 자신에게 '내가 나로서 존재할 수 있도록 하는' 목소리가 필요했다고 고백했다.

데뷔 앨범 < In The Lonely Hour > 샘 스미스의 음악 뒤에는 아픔이 있다. 팬데믹이 극심했던 2020년에는 공황 장애, 우울증, 불안에 시달렸다. 최근 진행한 애플 뮤직과의 인터뷰에서는 젠더 논 바이너리로 커밍아웃한 이후, 영국 길거리에서 사람들이 침을 뱉고 소리를 지르는 경험을 했다고도 고백했다. 샘 스미스의 아픔은 신보에도 그대로 녹아 있다. 동시에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배웠다'고 노래하는 첫 곡 'Love Me More'의 성장도 담겨 있다. 혐오와 불안, 흔들리는 믿음에 맞서 샘 스미스가 내놓은 해답은 사랑이다.
 
'Cause nobody taught you how to cry
But somebody showed you how to lie
(누구도 네가 우는 법을 가르쳐주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누군가는 너에게 거짓말을 하는 법을 가르쳐줬지)

- 'How To Cry' 중

샘 스미스는 지난 10여 년간 그가 커리어에서 들려준 음악을 소환하는 것은 물론,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욕망을 한껏 펼쳤다. 그것은 바로 댄스 음악이다. 일렉트로니카 듀오 디스클로저와의 협업을 통해 이름을 알렸던 것을 기억해야 한다. 샘 스미스는 이번에도 댄스 음악을 자신의 영역으로 끌어들였다. 그는 이제 댄스 음악을 부르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화려한 옷을 입고, 반짝이는 액세서리를 몸에 두른 채 도발적인 춤을 춘다.

'Unholy' 외에도 이번 앨범에서는 댄스 음악의 비중이 크다. EDM 슈퍼스타에서 펑크(Funk) 장인으로 거듭난 캘빈 해리스가 참여한 'I'm Not Here To Make Friends'에서는 근사한 디스코 파티가 펼쳐진다. 제시 레예스의 피쳐링과 함께, 2018년 'Promises'를 함께 작업한 멤버의 조합이 다시 펼쳐졌다. 자메이카 출신의 팝스타 Koffee가 함께 한 'Gimme'의 댄스홀 리듬도 흥겹다.

샘 스미스는 가스펠 'Gloria'의 장대함을 넘어,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한다"는 사랑 찬가 'Who We Love'의 따뜻함으로 앨범을 마무리한다. 샘 스미스는 "스스로를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마음과 이 음악이 좋은 친구가 되길 바라는 진심을 담았다"라며 "자신에 대한 사랑과 확신이 부족한 시기를 겪고 있는 모두에게 든든하고 믿음직스러운 위로와 공감을 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 Gloria >는 샘 스미스의 굳은 진심을 확인할 수 있는 앨범이다.
샘 스미스 UNHOLY GLO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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