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데이팅 프로그램인 <솔로지옥>이 지난 10일 9, 10회 업로드를 끝으로 완결되었다. <솔로지옥>은 커플이 되어야만 나갈 수 있는 외딴섬, '지옥도'에서 펼쳐질 솔로들의 솔직하고 화끈한 데이팅 리얼리티 쇼다. 한국에서 제작했지만 67개국에서 탑10에 들 정도로 사랑받는 프로그램이다.

<솔로지옥>을 완결한 소회와 함께 제작기가 궁금해 지난 18일 서울 상암동에 있는 시작컴퍼니 사무실에서 <솔로지옥>을 연출한 김재원 PD를 만나 <솔로지옥>에 대한 이모저모를 들어보았다. 다음은 김 PD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스펙을 1순위로 보진 않아... 논란 방지 위해 최선"
 
 <솔로지옥> 연출한 시작컴퍼니의 김재원 PD

<솔로지옥> 연출한 시작컴퍼니의 김재원 PD ⓒ 넷플릭스 제공

 
- 지난 10일 <솔로지옥> 9, 10회가 업로드되며 시즌2가 완결되었어요. 마친 소감은 어떠세요?
"시즌2도 시즌1만큼 되게 많은 팬분이 봐주셨어요. 시즌1 같은 경우 시청 시간이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에서 발표가 되는데 6200만 시간 정도 됐었고 시즌2는 오늘(18일) 발표된 것까지 합하면 6500만 시간 정도 봐주시는 걸로 나왔어요. 시즌1보다 더 시청 시간도 늘어났고 또 전 세계 67개국에서 탑10에 들었거든요. 생각보다 되게 많은 나라에서 봐주고 계신다는 게 너무 감사한 마음이죠."

- 미국에 <투핫>이란 프로그램이 있잖아요. 비슷한 포맷인데 왜 외국에서도 <솔로지옥>을 볼까요?
"추측만 할 뿐인데 일단 기본적으로 <오징어 게임>, BTS, <기생충> 같은 한국 콘텐츠들이 되게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았잖아요. 그래서 소위 K-컬처나 K-콘텐츠들이 각광 받다 보니까 K-예능에 자연스럽게 관심 가지신 것 같고요. 결국 K-드라마 속 젊은이들이 연애하는 게 인기를 끌었던 건데 <솔로지옥> 같은 경우 현실에서 이루어지는 리얼리티니까 그런 K-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K-리얼리티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지 않았을까 하죠."

- 출연자 섭외에 공을 많이 들인 것 같은데 어떻게 했나요?
"저희 작가님들이 인스타 등 SNS를 통해서 매력적인 분들이 계시면 직접 DM을 보내 섭외하기도 하고 각 기관에 연락해서 추천 받기도 하고 또 지인 추천을 받기도 했죠. 제일 큰 건 지원자 모집도 하거든요. 이번 시즌은 시즌1이 워낙 성공적이었다 보니까 시즌1보다 훨씬 더 많은 분이 지원해 주셨어요.

특히 흥미로운 건 외국인분들도 지원을 되게 많이 해주셨어요. 그래서 이번 시즌 같은 경우 1차 미팅을 화상으로 하고 그중에 괜찮으신 분들은 저희가 비행깃값 내드리며 직접 한 번 만나보자고 해서 만난 분들도 있었고 최종적으로 확정이 된 멤버 중에 이나딘씨라고 현재 미국에서 하버드 대학교 다니고 계신 분도 저희가 줌으로 미팅하고 너무 괜찮아서 또 한 번 저희가 인터뷰했고 일정 조율해 출연 확정한 케이스도 있었습니다."

- 출연자 기준은 뭐였나요?
"가장 큰 기준은 당연히 데이팅 프로그램이니 이성에게 어필할 수 있는 매력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게 외모가 될 수 있고 성격도 될 수 있고 직업이나 사회적인 위치 등도 당연히 될 수 있고요. 그게 일차적인 기준이라면 이차적으로는 전체 캐스팅 멤버 12명이 다양해야 되잖아요. 최대한 다양한 사람들을 뽑으려고 노력했고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스타일도 있지만 해외 팬들이 좋아할 것 같은 스타일도 있죠. 이건 글로벌적으로 나가는 거니까 고려해야 되는 부분들도 있었고요."

- 출연자들 스펙이 좋은 거 같던데 고려한 건가요?
"스펙을 1순위로 보지는 않은 것 같아요. 저희 생각했을 때 매력적인 분들을 뽑았는데 그런 분들이 또 스펙까지 훌륭한 상황이었던 것 같아요. 스펙이 훌륭하다고 안 뽑을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것 같은데 모아놓고 보니 그렇게 됐더라고요."

- 시즌1에서 출연자 논란이 있었잖아요. 그것도 이번에 고려했을 것 같아요.
"당연히 일반인 출연자들을 뽑는 프로그램들은 그런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검증 절차를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시즌1 때도 그런 절차로 뽑았고 시즌2도 마찬가지로 그런 검증 저희가 할 수 있는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최대한의 검증을 하려고 노력했어요. 근데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하다 보면 저희가 민간인 사찰하듯이 할 수는 없는 거니까 한계가 있죠. 그러나 저희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모든 거를 다 하려고 노력했고 가능한 범위 내에서는 저희가 체크할 수 있는 것들은 다 체크해서 그런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 3명을 중간에 투입시켰잖아요. 스케줄 때문인지 아니면 계획적으로 그렇게 했나요?
"스케줄 때문은 아니고 데이팅 프로그램에서 중간에 참가자들을 투입하는 이유가 여러 가지 있는데 가장 큰 건 기존 러브라인이 확고해지면 시청자분들 입장에서는 솔직히 재미가 없죠. 새로운 출연자가 옴으로 러브라인들이 흐트러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투입하는 게 첫 번째 이유일 것이고요.

두 번째 이유는 이번 시즌도 그런 경향이 있었는데 누군가 좋아하다가 길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있어요. 명확하게 거절당했어요. 그러면 남은 기간 더 이상할 게 없는 거예요. 그럴 때 새로운 분들이 오시면 또 새롭게 알아볼 수도 있는 거니까요. 왜냐하면 기존 출연자 중에서 새로운 사람 찾기에는 조금 그럴 수 있잖아요. 완전히 새로운 출연자가 오면 의지가 사라져버린 출연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줌으로써 남은 기간 선택할 수 있죠. 새로운 사람이 주는 그런 효과들이 있다고 생각해서 중간에 투입했습니다."

- 중간에 누굴 투입할지도 중요하지 않나요?
"이분이 중간에 투입됐을 때 충격을 줄 수 있을 것 같은 이유로 투입할 수도 있고 아니면 기존의 출연자들과 다른 느낌의 출연자를 투입함으로써 또 완전히 새로운 느낌의 러브라인 형성을 기대해볼 수 있고요. 빠르게 융화될 수 있는 그런 분들을 고려한 것 같아요."

- 시즌1과 시즌2의 차이 중 하나는 천국도 가는 방법인 것 같은데.
"사실 시즌1 때도 앞에 두 번은 마음이 서로 맞을 때 갔고 뒤에 두 번은 게임에서 이긴 사람들이 지목해서 갔던 거죠. 이번 시즌에 달라진 건 딱 하나 중간에 투입된 두 분한테 천국도 선택권을 드렸어요. 왜냐하면 시즌1 때 나중에 오신 분 중에 천국도를 결국 못 간 분들이 있었죠.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분들에게 불공평했다는 생각도 든 거예요. 시간이 별로 없다 보니까 마음 맞출 시간이 부족해서 못 간 걸 수도 있죠. 많이 아쉬웠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번에는 중간에 오신 두 분에게 오자마자 무조건 자기가 지목해서 갈 기회를 드리자고 했죠, 그 정도의 혜택은 드려도 될 것 같더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촬영 분위기 방송된 그대로... 수위도 출연자들의 선택"
 
 <솔로지옥> 스틸 컷

<솔로지옥> 스틸 컷 ⓒ 넷플릭스 제공

 
- 촬영할 때 분위기는 어땠나요?
"분위기는 방송에 나온 거 그대로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이건 리얼리티이기 때문에 저희가 최대한 촬영 현장 분위기를 그대로 시청자분들에게 전달해 드리기 위해 편집했고 결국 이 안에 이루어지는 모든 스토리들은 출연자분들의 선택과 감정에 따라서 이루어지는 거고 시청자분들이 보시는 게 바로 현장에서 일어났던 일 그대로라고 생각해 주시면 돼요."

- 어디까지가 연출인가요?
"연출이라 함은 저희가 정해놓은 천국도와 지옥도 세팅 그리고 매번 어떤 식으로 선택해서 천국도를 갈 수 있는지 그런 룰적인 부분들은 저희가 연출한 거죠. 그 외에 선택해나가고 감정이 생기고 그런 부분들은 당연히 출연자분들이 또 자기 선택에 대해서 책임져야 되니까요. 그래서 온전히 그냥 그분들의 선택일 뿐이고 그 정도인 것 같아요."

- 수위에 대한 고민도 있었을 것 같은데.
"수위에 대한 고민은 제가 할 필요가 없는 게 출연자분들이 결국 그것도 각자 알아서 하고 싶은 대로 행동을 하시는 거라서 출연자들 스스로 결정을 하는 거겠죠. 내가 만약에 이 친구랑 스킨십 하고 싶다면 하는 거죠. 근데 아직은 아닌 것 같아면 안 하는 거고요. 결국 그분들이 결정하는 거예요. 저희는 일어난 일을 그대로 담는 것이기 때문에 촬영 마치고 나야 저희도 수위를 알 수 있는 것 같아요. 환경 자체는 수위가 높아질 수 있는 환경이긴 하죠."

- 시즌1과 2의 비슷한 점도 있더라고요. 시즌1에서 신지연씨와 문세훈씨 관계와 시즌2의 신슬기씨와 최종우씨가 비슷하더라고요. 우연인가요?
"사실 이게 그렇게 보일 수도 있긴 한데 또 꼼꼼히 따져보면 되게 다르긴 하거든요. 문세훈씨와 최종우씨의 일단 성격도 너무 달라요. 세훈씨는 훨씬 더 터프한 느낌이 있었고 또 자기가 원하는 걸 위해 훨씬 더 성숙한 남자의 느낌이라고 해야 되나요. 경험도 많고 성숙한 남자 자존심도 되게 세고 터프가이 느낌이 있었다면 종우씨는 더 순수한 소년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 될까요. 옆에서 푸시한다기보다 조용히 지켜주고 필요한 게 있으면 옆에서 도와주고요. 좀 더 소년 같은 느낌이라고 생각해서 사람 자체가 너무 다르기 때문에 한 여자만 바라보다가 성공한 건 비슷하지만 꼼꼼하게 따져보면 되게 다른 점이 많고요. 근데 또 비슷하다고 느끼시는 분들도 많은 것 같긴 하더라고요."

- 연예인들이 토크하는 부분 있잖아요. 멤버가 시즌1과 2가 같던데 변화 줄 생각은 안 했나요?
"시즌1 때 너무 서로 호흡도 잘 맞고 또 각자 맡은 역할들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일단 성별도 다르고 나이도 다양하고 그래서 다양한 시각으로 일반인 출연자들에 대해서 얘기해 줄 수 있는 분들이라고 생각해서 너무 만족했죠. 이번 시즌도 잘 몰입해서 재밌게 토크를 해주신 것 같아서 너무 감사한 마음이에요."

-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 거 같은데.
"천국도 수영장에서 김진영씨와 신슬기씨가 수영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 장면이 지금도 너무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요. 어떻게 보면 별거 아닌 장면일 수도 있는데 수영장에서 수영을 열심히 한 것도 아니고 둘이 손가락 걸고 왔다 갔다 하고 대화하는 장면이었는데 그 분위기가 너무 좋았던 것 같아요. 스파크가 튀기 시작한 두 남녀의 묘한 분위기가 너무 인상이 깊었고요. 누가 봐도 서로에게 끌려가는 표정과 말투와 행동 모든 것들 하나하나가 되게 디테일하게 잘 느껴졌어요. 제가 연애 프로그램 많이 봤는데 그런 분위기의 장면은 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그 장면은 정말 그래도 오래도록 회자될 정도로 되게 텐션이 느껴지는 묘한 분위기의 데이트 신이지 않았나 해요."
 
 <솔로지옥> 스틸 컷

<솔로지옥> 스틸 컷 ⓒ 넷플릭스 제공

 
- 출연자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아시나요?
"마지막에 비하인드 토크 촬영을 위해 한번 다 같이 모인 적이 있었는데 그날 방송 시작 전이긴 했어요. 어쨌든 다들 너무 잘 지내고 있고 자기들끼리 되게 친하더라고요. 그래서 되게 보기 좋았습니다. 젊은 친구들이 완전 말도 안 되는 인연이잖아요. 사실 서로 접점이 전혀 없는 친구들인데 이 프로그램 통해서 만났고 또 그 인연을 되게 소중히 이어 나가고 있는 것 같아서 너무 보기 좋았습니다."

- 앞에서 얘기했는데 시즌3에 대한 계획은 있나요?
"저는 너무 하고 싶은데 넷플릭스에서 결정해줘야 할 수 있는 거죠. 넷플릭스가 긍정적으로 좀 검토해서 시즌3 하게 해주시면 너무 좋을 것 같고 그렇게 되면 또 잘 준비해서 또 새로운 시청자분들에게 재미 주기 위해서 노력하고 싶습니다."

-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주세요.
"이번 시즌도 너무 많은 분이 재밌게 시청해 주셔서 진짜 감사한 마음이 많이 들고 특히 또 출연자분들도 여름에 쉽지 않은 환경에서 너무 고생했는데 다들 이 프로그램 통해서 좋은 경험 했다고 얘기해줘서 저도 너무 고맙고요. 그 친구들도 앞으로 살아가면서 평생 잊히지 않는 나름의 강렬한 좋은 기억으로 남아 남기를 바라고요. 또 실제로 잘 만나고 있는 친구들도 있는 거로 아는데 또 그 좋은 인연이 오래도록 이어지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김재원 솔로지옥 데이팅 프로그램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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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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