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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 도전에 나선 안철수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지난 8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을 찾아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당권 도전에 나선 안철수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지난 8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을 찾아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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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속된 표현으로 (말하면), 당 대표를 뽑는 게 골목대장이나 친목회장 선거가 아니지 않느냐?" - 안철수 국민의힘 국회의원 

국민의힘이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심 100%'로 룰을 바꾸려 하자 일부 당권주자들을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현재 당원 투표 70%와 일반 여론조사 30%를 각각 반영해 당 대표를 선출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당 비상대책위원회는 19일 오전 여론조사를 아예 실시하지 않는 쪽으로 당헌·당규를 개정하겠다고 공식화했다.

유력 당권주자 중 한 명인 안철수 의원은 19일 오후 KBS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 인터뷰에서 "우리가 좀 더 국민들과 당원들 앞에서 당당하게 나서면 좋겠다"라며 "정말 이번에야말로 대통령과 손발을 잘 맞춰서 총선 승리를 하자는 중책을 맡은 당 대표 선거이다. 그래서 이번에 뽑힌 당 대표가 공정하고 이기는 공천으로 한 사람이라도 더 당선시켜서 성공하는 게, (거기에) 윤석열 정부 성공, 우리 당의 미래가 걸려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내에서 누가 나와도 나는 이길 자신이 있다"라며 "국민 앞에서 정정당당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우리 총선에 도움이 된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조선> 사설 공유한 유승민, "안타깝다"라는 윤상현
  
지난 4월 19일, 당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유승민 전 의원이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지난 4월 19일, 당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유승민 전 의원이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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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윤석열계 기수로 꼽히는 유승민 전 의원은 자신의 SNS에 별다른 부연 없이 <조선일보>의 사설 링크를 포스팅했다. <조선>은 이날 "與(여), 골대 옮겨 골 넣으면 정정당당한가"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전당대회를 두 달여 앞두고 갑자기 골대를 옮기겠다는 것"이라며 "선거를 목전에 두고 특정 계파의 유불리에 따라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정도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친윤계가 여론조사에서 밀려 선거에 질까 봐 '당심 100%'를 밀어붙인다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라며 "골대를 옮겨 골 넣고 이긴들 국민들이 그 정당성을 인정하겠나"라고 따져 물었다. 이미 여러차례 전당대회 룰 개정 움직임에 반대 의사를 밝힌 유 전 의원인만큼, 사설의 지적에 공감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힌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역시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원 투표 100%로 당 대표를 뽑아야 한다는 요구가 당내에 강하게 있다고 하더라도, 이렇듯 당원과 국민들의 의견 수렴없이 속전속결로 밀어붙여야만 했는지 안타깝다"라고 평했다.

그는 "내가 룰 개정에 신중해야한다고 주장한 것은 나 개인의 유불리 때문이 아니다"라며 "절박한 수도권 의원으로서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한 유불리만 생각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아직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 절차가 남아 있다"라며 "다시 한 번 생각해주시기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당권주자는 아니지만 대표적 '비윤석열계'로 꼽히는 김웅 의원은 과거 자유한국당 시절 기억을 소환했다. 김 의원은 2018년 지방선거 참패 이후 국회 로텐더홀에서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무릎을 꿇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2024년 4월에 또 이럴 건가? 그때 국민의 뜻을 존중하겠다고 읍소한들 한번 배신당한 국민이 돌아올까?"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국민을 버리고 권력에 영행한 오늘을 국민은 기억할 것"이라며, 해시태그를 통해서 "승부조작 판치면 팬들은 떠나리" "'유승민만은 절대 안 돼'를 길게도 얘기하네"라고 덧붙였다.

정진석 "당의 지도부, 당원이 직접 선출하는 게 정당 민주주의 부합"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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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작심한 듯 당헌·당규 개정 의사를 강하게 밝혔다. 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며 "책임당원 100만 시대에 맞게 책임당원들에게 당 지도부 선택권을 전면적으로 부여하자는 의견이 압도적"이라며 "당의 지도부는 이념과 정치적 지향을 함께하는 당원들이 직접 선출하는 것이 정당 민주주의에 부합한다"라고 역설했다.

그는 "100% 당원 선거인단 투표"의 당위성을 적극적으로 설파했다. "전당대회는 전 당원의 대회이다. 당 대표가 되려는 당원은 당원들의 지지를 받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라며 "그렇지 않고 비당원들에게 의존하여 우리당의 대표가 되려고 하는 것은 정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비대위 회의 뒤 기자회견을 자청한 그는 역시 "당 대표는 당원이 뽑고, 당원이 당의 의사결정에 중심에 서야 한다"라며 "이 원칙을 부정하거나 폄훼해서는 안 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여론조사는 투표를 대체할 수 없다"라며 "투표는 자발적·적극적 행위이다. 여론조사는 조사자의 질문에 단순히 응답하는 소극적·일시적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 당의 책임당원 수가 약 80만 명이다. 지역별 당원구성 비율도 영남과 수도권이 비슷해졌다"라며 "국민의힘은 명실상부한 국민 정당이 된 것이다. 이러한 변화와 시대정신에 부응해야 하고 집권여당의 단결과 전진을 위한 결단을 내려야할 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당원의 자발적 투표로 당 대표 선출이 가능하므로, 비당원에 대한 여론조사를 병행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라는 지적이었다.

그는 "지금 우리가 고민해야 할 문제는 유권자의 자격이 아니다. 오히려 후보와 대표의 자격을 고민해야 한다"라며 "전당대회는 전당원의 대회이다. 당 화합과 결속을 다지는 장이 돼야 한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외에도 결선투표제를 도입하고, 당 대표를 제외한 경선에서 여론조사 일부 반영할 경우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에서 개정안을 바로 의결했다. 오는 20일 상임전국위원회에서 개정안이 통과되면, 3일 후인 23일 전국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전국위원회 표결 절차까지 마무리 되면 당헌·당규 개정 작업은 마무리된다.  

태그:#정진석, #국민의힘, #전당대회, #안철수, #유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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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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