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처스 FA를 신청한 이형종에게 손을 내민 팀은 키움 히어로즈였다. 선수와 팀 모두 간절했다.

키움은 24일 오전 구단 사무실에서 퓨처스 FA 이형종과 계약기간 4년, 총액 20억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알렸다. 지난 19일 한석현(NC 다이노스)에 이어 퓨처스 FA 2호 계약이 성사됐다.

세부적으로 이형종은 2023시즌과 2024시즌 각각 연봉 1억 2000만 원, 6억 8000만 원을 받게 되며 2025시즌과 2026시즌 연봉은 똑같이 6억 원이다. 키움 입장에서 1년 계약이 아닌 다년 계약을 추진했다는 것은 그만큼 장기적으로 이형종이 팀에 보탬이 될 자원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4일 키움과 퓨처스 FA 계약 체결한 이형종

24일 키움과 퓨처스 FA 계약 체결한 이형종 ⓒ 키움 히어로즈


공격력, 수비력 겸비한 주전급 외야수 이형종

서울고를 졸업하고 2008년 LG 트윈스에 1차지명으로 입단한 이형종은 2015년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했다. 이듬해부터 본격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그는 2018~2021시즌 4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KBO리그 1군 통산 성적은 624경기 타율 0.281 63홈런 254타점이다.

특히 넓은 잠실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면서 많은 장타를 생산했다. 2018시즌과 2019시즌에는 2년 연속으로 20개가 넘는 2루타를 만들기도 했다. 덕분에 두 시즌 OPS가 모두 0.8 이상을 기록하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 보였다.

외야 수비 경험도 풍부하다. LG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던 시절 이형종은 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해 좌우 코너 수비, 중견수까지 모두 가능하다. 어느 포지션을 맡게 되더라도 제 몫을 할 수 있는 선수다.

키움 고형욱 단장은 "풍부한 경험을 갖춘 주전급 외야수를 영입하게 돼 기쁘다. 이형종의 합류로 짜임새 있는 타선이 만들어지는 것은 물론 외야 수비도 더욱 강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내년 시즌 공격과 수비에서 큰 힘이 되길 바란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퓨처스 FA로 나온 지 일주일 만에 팀을 찾은 이형종은 "먼저 저의 가치를 인정해주시고, 높게 평가해주신 키움 구단에 감사드린다. 키움은 열정이 가득하고 파이팅이 넘치는 팀이다. 올 시즌 선수단 전체가 하나로 뭉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새로운 팀에 온 만큼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이적 소감을 밝혔다.
 
 24일 키움과 퓨처스 FA 계약 체결한 이형종

24일 키움과 퓨처스 FA 계약 체결한 이형종 ⓒ 키움 히어로즈


팀 상황 고려한 키움이 빠르게 움직였다

사실 이형종을 원한 것은 키움 한 팀만이 아니었다. 2~3개 구단이 더 이형종을 필요로 했지만 최종적으로 이형종과 계약을 맺은 팀은 키움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팀 사정상 당장 외야진 보강을 시도해야 했다.

올해 이정후, 야시엘 푸이그가 활약한 외야진의 고민이 있었다면 바로 '좌익수'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키움의 팀 좌익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이 -0.41로 전체 9위에 그쳤다.

좌익수로 한 번이라도 그라운드를 밟은 선수는 무려 10명에 달한다. 이용규, 김준완, 임지열이 대부분의 이닝을 책임지기는 했어도 어느 한 명 확실한 주전 좌익수를 찾지 못한 시즌이었다. 냉정하게 말하면, 올해만의 문제가 아니라 매년 지적돼 왔던 부분이다.

또 한 가지, 2023시즌이 끝나면 해외진출 자격이 주어지는 이정후의 행보도 고려한 결정이다. 팀에서 중심을 잡아주던 이정후가 팀을 떠나면 센터라인에 큰 공백이 발생한다. 팀 사정이 어떻게 바뀔지는 예측할 수 없지만 이 역시 키움이 이형종을 부른 이유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자신이 더 많이 주전으로 나설 수 있는 팀을 구한 이형종도, 많은 이닝을 책임질 외야수를 찾은 키움도 이번 계약이 갖는 의미가 크다. 오랜 기간 이어진 팀의 고민을 이형종이 해결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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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기록 출처 = 스탯티즈 홈페이지]
프로야구 KBO리그 키움히어로즈 이형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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