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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포장재 대신 신문지를 재활용하는 모습
▲ 바리바리13 플라스틱 포장재 대신 신문지를 재활용하는 모습
ⓒ 문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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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햇살이 포근하게 내리쬐는 22일, 대구 반월당역 근처에서 이색적인 장터가 열렸다. 쓰레기 없는 로컬장터 '바리바리'다. 소비자가 일회용 포장 없이 개인·다회용기를 바리바리 챙겨가자는 의미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10월 바리바리 캠페인의 일환으로 열었던 '담장'을 시작으로 올해 5월, 8월을 포함해 이번이 4번째 장터다. 

반월당역 14번 출구 삼성생명 건물 1층 이이알티 키친에 들어서자 사과, 버섯, 무화과 등을 가지고 온 지역의 농가와 비건 베이커리, 업사이클링 공방 등을 운영하는 사람들, 소비자들이 공간을 가득 메웠다.

동물성 재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스콘, 빵, 까눌레 등 비건 디저트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계절피클, 페스토, 잼 등이 담긴 공병도 가득했다. 채소 초밥을 즉석에서 만들어 팔기도 했다. 포장재 없는 꽃과 제로웨이스트 샴푸바 등 생활용품도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대구 반월당역 근처 이이알티 키친에서 '바리바리' 장터가 열렸다.
▲ 바리바리01 대구 반월당역 근처 이이알티 키친에서 "바리바리" 장터가 열렸다.
ⓒ 문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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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농산물을 판매하는 생산자가 자신있게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있다.
▲ 바리바리02 친환경 농산물을 판매하는 생산자가 자신있게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있다.
ⓒ 문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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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터를 찾은 사람들은 직접 가져온 용기와 장바구니에 쿠키, 농산물을 담아가고, 기획팀에서 미리 준비한 재활용 용기나 기증받은 종이가방을 받아 물건을 구매하기도 했다. 여러가지 음식을 구매해 먹을 수 있도록 공간 뒤쪽에는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었다. 

공간 한쪽에서는 남김없는 바느질 워크숍이 열렸다. 자투리, 업사이클링, 빈티지 원단을 활용해 빵주머니, 도시락 가방, 숲 오너먼트 등 생활용품을 만드는 수업은 사전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진행됐다.     바리바리 장터를 기획한 최송은 대구녹색소비자연대 활동가는 "기후위기가 현실로 다가온 요즘, 우리는 지구를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최근 비건이나 제로웨이스트 등 관심은 많아지지만 정작 어떻게 실천해야 할지 모르는 분들이 많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최 활동가는 "바리바리를 통해 소상공인들은 소비자들에게 일회용 포장재를 선택하지 않을 권리를 보장해 이런 작은 실천들이 모여 쓰레기를 줄이고 제로웨이스트 문화를 확장하다 보면 큰 변화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희망했다. 
   
바리바리는 그동안 기후위기, 자원순환, 음식쓰레기 등 여러가지 환경 문제를 주제로 장터를 열어왔다. 이들이 이렇게 쓰레기 없는 소비를 열심히 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플라스틱은 제품이 생산되고 폐기되는 순간까지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해 기후위기를 불러오고 이 고통은 재난에 취약한 계층일수록 더 크게 다가온다. 기후위기로 인한 폭염, 장마 등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 중 반지하, 쪽방촌 등 취약한 주거 환경에 노출된 사람들이 많았던 이유다.

최송은 활동가는 지난 8월에 열었던 바리바리 수익금의 일부를 기후위기의 현실을 누구보다 크게 체감하고 있는 주거취약계층인 쪽방촌 주민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번 바리바리의 주제는 '고마운 숲'이다.
▲ 바리바리12 이번 바리바리의 주제는 "고마운 숲"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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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장터의 주제는 '고마운 숲'이다. 최송은 활동가는 "숲은 맑은 공기와 다양한 생명들의 살아갈 터전, 먹거리 등 우리에게 많은 것을 제공한다. 하지만 최근 팜유 생산이나 축산업 확장으로 인해 숲이 계속 밀리고 있다. 숲이 사라지면 우리도 결국 생존하기 힘들다. 우리를 지켜주는 숲을, 사라져가는 숲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캐서린 켈로그는 책 <1일 1쓰레기 1제로>(박여진 옮김, 현대지성)에서 이렇게 말했다. 

"제로 웨이스트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을 소비하는가'보다 '어떻게 소비하는가'이다. 물건을 감싸고 있는 불필요한 포장재에 관해 생각해본 적 있는가? 오이나 브로콜리는 왜 비닐로 포장되어 있을까? 비닐로 포장된 상품이 '깨끗하다'는 암묵적 합의가 있기 때문이다.

비닐은 채소가 더러워지지 않도록 해주지만 본래 채소는 흙에서 나고 자란다. 그 자체가 흙투성이다. 연구실에서 나고 자라는 상품이 아니다. 여러 겹의 플라스틱 비닐로 덮은 땅에서는 싹이 돋아나지 않는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모든 일회용 포장재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용기와 텀블러, 장바구니를 바리바리 챙기는 작은 실천이 지구온난화를 늦추고 더불어 사는 지구촌을 만들 수 있음을 기억하며 작은 것부터 지금, 여기에서 시작하는 오늘이기를 바란다. 
  
자투리 원단으로 만든 업사이클링 제품들이 다양하게 진열되어 있다.
▲ 바리바리03 자투리 원단으로 만든 업사이클링 제품들이 다양하게 진열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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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재 없이 꽃을 판매한다.
▲ 바리바리04 포장재 없이 꽃을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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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김없는 바느질 워크숍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 바리바리05 남김없는 바느질 워크숍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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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바리 장터를 가득 채운 사람들의 모습
▲ 바리바리10 바리바리 장터를 가득 채운 사람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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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녹색소비자연대 부스
▲ 바리바리11 대구녹색소비자연대 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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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브런치에도 게재됩니다. (https://brunch.co.kr/@msa1022)


1일 1쓰레기 1제로 - 지금 바로 실천하는 101가지 제로 웨이스트

캐서린 켈로그 (지은이), 박여진 (옮긴이), 현대지성(2022)


태그:#대구 바리바리, #로컬장터, #제로웨이스트, #대구녹색소비자연대, #기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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