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 감독 강원FC 최용수 감독이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다.

▲ 최용수 감독 강원FC 최용수 감독이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다. ⓒ 박시인

 
결국 강원의 절실함이 통한 것일까. 지난해 살떨리는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극적으로 잔류한 강원FC가 올 시즌 파이널A에 진출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강원은 18일 오후 3시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33라운드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에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강원은 13승 6무 14패(승점 45)를 기록하며 리그 6위로 도약, 같은날 울산에 패한 수원FC(승점 44)를 제치고, 파이널A 진출을 확정지었다. 

'김영빈 멀티골' 강원, 제주 물리치고 3년 만에 파이널A 진출

강원은 이날 김대원-이정협-양현준을 최전방에 포진시키는 3-4-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수비에 치중하면서 좌우 날개의 빠른 역습을 통해 제주를 공략했다. 

전반 25분 왼쪽 측면에서 제르소의 크로스에 이은 김범수의 슈팅이 골문 위로 떠올랐다. 강원은 전반 27분 김대원과 이정협의 빠른 역습으로 기회를 잡았으나 슈팅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강원은 전반 42분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다. 김대원의 코너킥 상황에서 수비수 김영빈이 헤더로 마무리지었다. 

점유율의 일방적인 열세에도 불구하고 최용수 감독이 짜놓은 시나리오 대로 순탄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후반 6분 김대원의 돌파 이후 크로스를 양현준이 슈팅했지만 빗맞았다. 

강원은 후반 20분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페널티 박스 우측면에서 김대원이 패스한 공을 김영빈이 방향을 바꾸는 슈팅으로 멀티골을 터트렸다.

진성욱과 서진수를 앞세운 제주의 공격은 강원의 단단한 수비에 막혔다. K리그 득점1위 주민규의 부상 제외로 인해 조커로 내세울 공격 자원이 마땅치 않았다. 종료를 앞두고 제르소, 김봉수 대신 변경준, 김규형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후반 추가 시간 서진수의 만회골에도 불구하고 전세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반전드라마 써낸 최용수 감독

극적이었다는 표현이 충분했다. 3일 전까지만 해도 강원의 파이널A 진출 가능성은 높지 않았다. 32라운드 서울전에서 0-1로 패한 반면 수원FC는 김천을 2-1로 제압하며 6위에 자리했기 때문이다. 강원은 마지막 33라운드 1경기를 앞두고, 승점 2가 뒤진 7위에 머물러 있었다. 

경우의 수는 한 가지였다. 강원은 제주에 반드시 승리하고, 수원FC가 울산에 패하기만을 바래야 했다. 결국 현실이 됐다. 강호 제주를 맞아 영리한 경기운영으로 대어를 낚은 것이다.

3년 만에 파이널A 진출이었다. 반전 드라마의 원동력은 최용수 감독이다. 승부처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는 최용수 감독의 마법이 빛났다. 올 시즌 최고의 영플레이어로 평가받는 양현준을 발굴했을 뿐만 아니라 김대원도 최용수 감독의 지도 아래 부활에 성공했다. 

특히 강원은 지난 시즌 강등에 근접했던 팀이다. 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인한 경기력 저하, 코치진 폭행 사건 등으로 성적 부진마저 겹쳤다. 시즌 2경기를 남겨두고 김병수 감독이 경질되는 최악의 사태를 맞은 것이다.

승강 플레이오프를 앞둔 상황에서 강원의 감독직은 독이 든 성배와 같았다. 강원의 이영표 대표이사는 과거 FC서울의 영광을 이끈 최용수 감독에게 손길을 내밀었다. 그리고 최용수 감독은 강원의 삼고초려를 끝내 거절하지 못하고, 모험수를 택했다.

K리그2 대전과의 승강 플레이오프도 한 편의 드라마였다. 1차전 0-1 패배, 2차전에서도 선제골을 내주며 패색이 짙었지만 내리 4골을 몰아치며 4-1 역전승을 거두고, 기적적으로 잔류했다. 

그리고 올 시즌 강원은 6위까지 주어지는 파이널A 진출이라는 성과를 일궈냈다. 최용수 매직 효과와 함께 K리그의 강팀으로 발돋움한 강원의 반전 드라마는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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