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불릿 트레인>의 한 장면.

영화 <불릿 트레인>의 한 장면. ⓒ 소니픽쳐스


 
이처럼 운이 없을 수도 있을까. 본래 근무자의 대타로 임무를 맡았다가 온갖 사건에 휘말리는 킬러 레이디버그는 스스로도 매번 운이 없었음을 자조한다. 뛰어난 실력과 직관이 있음에도 결정적인 순간에 운이 따르지 않아 실패하기 일쑤다. 이번 미션도 그렇다. 도쿄발 교토행 고속열차 안 돈 가방을 회수하기 위해 동료 대신 투입됐지만, 세상 모든 강력 범죄자들이 한 데 모인 말 그대로 살인 열차였다.
 
일본 고속열차를 뜻하는 제목의 <불릿 트레인>은 운 없는 킬러 '무당벌레'(브레드 피트)가 열차 안에서 여러 킬러들과 뜻하지 않게 엮이며 벌어지는 일을 다루고 있다. <존 윅> <분노의 질주 홉스&쇼> 등을 연출한 데이빗 레이치 감독의 신작이다.
 
스턴트 배우 출신, 액션 코디네이터로 오래 일한 경험 때문인지 데이빗 레이치 감독 작품들은 개성 넘치는 액션으로 가득했다. <불릿 트레인> 또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에 걸맞은 여러 강한 자극점이 있다. 초중반까진 익살스러운 캐릭터 묘사와 CG 등으로 관객의 마음을 놓게 하지만 후반부터 몰아치는 각종 육탄전, 검술, 총격전은 피와 각종 살점이 이곳저곳에 튀는 슬래셔(slasher film) 장르물을 떠올리게 한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들도 스쳐지나가는데 보다 판타지 요소가 강화돼 눈을 즐겁게 한다.
 
자신의 일이 업보로 돌아온다는 철학에 일을 그만 두고 싶어하는 무당벌레 캐릭터를 비롯해, 각기 다른 이유로 불릿 트레인에 모인 킬러들 면면이 흥미롭다. 특히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과거 조직 보스를 제거하려 하는 엘더(히로유키 사나다), 세상 순진한 척 하지만 마찬가지로 불릿 트레인 사건을 계획한 이를 죽이려는 프린스(조이 킹) 등의 캐릭터는 영화적 긴장감을 더하고 서사의 완결성을 더하는 역할을 한다.
  
 영화 <불릿 트레인>의 한 장면.

영화 <불릿 트레인>의 한 장면. ⓒ 소니픽쳐스


  
 영화 <불릿 트레인>의 한 장면.

영화 <불릿 트레인>의 한 장면. ⓒ 소니픽쳐스


 
과장된 상황, 상황에 안 어울리는 엉뚱한 대사와 행동 등 영화는 특유의 4차원적 코미디 요소로 가득하다. 흔히 얘기하는 B급 정서를 수면 위로 끌어 올려 관객들에게 새로운 정서적 환기를 안기려 한다. 어떤 면에선 다소 산만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런 분위기에 적응한다면 충분히 영화적 재미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데이빗 레이치 감독은 브래드 피트가 출연한 <파이트 클럽> <트로이> 등에서 대역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만큼 두 사람의 인연이 깊기에 그 화학적 효과가 영화 곳곳에 잘 담긴 느낌이다. 또한 윤여정의 오스카 여우조연상에 빛나는 <미나리>, 봉준호 감독의 < 미키 7 > 등을 제작하며 그 능력을 인정받은 브레드 피트가 약 3년 만에 주연으로 전면에 나선 작품이기에 관객들의 기대 또한 높다.
 
할리우드 영화팬이라면 주요 캐릭터 외에 깜짝 등장하는 배우들의 면면에 감탄할 수도 있다. 산드라 블록, 라이언 레이놀즈 등 걸출한 스타들이 특별 혹은 우정출연으로 영화에 기여했다.
 
한줄평: 한 마디로 괴랄한 역작
평점: ★★★★(4/5)

 
영화 <불릿 트레인> 관련 정보

원제: BULLET TRAIN
수입 및 배급: 소니 픽쳐스
감독: 데이빗 레이치
출연: 브래드 피트, 조이 킹, 애런 테일러 존슨, 브라이언 타이리 헨리, 앤드류 코지,
사나다 히로유키, 마이클 섀넌, 배드 버니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개봉 : 2022년 8월 24일
 
 

 

 
   
불릿 트레인 브래드 피트 일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