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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대전지부는 3일 부터 12일 까지 매일 오전 8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대전교육청 앞에서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정책 철회 요구 1인 시위'를 진행한다. 사진은 첫 날 1인 시위자로 나선 신정섭 대전지부장.
 전교조대전지부는 3일 부터 12일 까지 매일 오전 8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대전교육청 앞에서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정책 철회 요구 1인 시위"를 진행한다. 사진은 첫 날 1인 시위자로 나선 신정섭 대전지부장.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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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현행 만 6세에서 만 5세로 1년 앞당기는 교육부의 학제 개편 방안에 대해 각계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전교조대전지부가 대전시교육청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첫 주자로 나선 신정섭 전교조대전지부장은 박순애 교육부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동시에 설동호 대전교육감이 침묵하고 있는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주민직선으로 선출된 교육감이라면 주민의 뜻을 대변해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취지다.

3일 오전 대전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출근하는 대전교육청 직원 및 시민들을 향해 '무지한 탁상행정! 교육은 빼고 경제 논리만 남은 만5세 조기취학 지금당장 철회하라', '유아권리 무시한 정책! 올바른 성장과 발달 기회 빼앗는, 교육감은 당장 철회 요구하라!'는 내용의 피켓을 든 신 지부장.

그는 우선 '만 5세 조기취학'에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를 "유아 발달 단계에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 지부장은 "OECD 38개국 중 90%가 만 6세 이상의 나이에 초등학교를 보내는 이유가 다 있다. 만 3세~5세는 학습보다는 놀이와 사회성 발달이 매우 중요한 시기다. 만 5세 아동은 교과 중심의 초등학교 1학년 40분 수업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 그리고 유치원과 초등학교 저학년 선생님들의 이야기"라며 "교육부의 학제 개편은 유아의 발달단계를 무시한 비교육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그는 교육부가 학제 개편 문제를 '교육의 눈'이 아닌, '경제논리'로 접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 지부장은 "저출산으로 인한 노동인구 부족 문제를 졸속 학제 개편으로 손쉽게 해결하려는 발상 자체가 교육철학의 부재를 입증하는 것"이라며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5세로 1년 앞당기는 학제 개편안은 역대 정부에서도 많은 논의가 있었으나 여러 문제로 사실상 폐기된 정책이다. 교육부가 무슨 '산업인력부'냐"라고 꼬집었다.

이어 "충분한 공론화나 체계적인 준비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여서 될 일이 아니"라고 신 지부장은 말했다.

충분한 준비 없이 학제개편이 추진될 경우, 초등 1학년 하교 시각(오후 1시) 이후 돌봄 공백, 유아의 학교생활 부적응, 만 5세부터 경쟁교육 심화, 폭증하는 사교육 등의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것.

그는 "우려되는 부작용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리나라 교육체제 근간을 흔들고, 국민 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차대한 사안을 '아니면 말고' 식으로 여론을 한 번 떠 보기 위해서 그냥 툭 던져볼 수 있느냐"며 "반대여론이 들끓으니까 '철회할 수도 있다', '3개월씩 4년이 아니라 1개월씩 12년으로 할 수도 있다'고 한다. 지금 국민을 상대로 장난하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교조대전지부는 3일 부터 12일 까지 매일 오전 8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대전교육청 앞에서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정책 철회 요구 1인 시위'를 진행한다. 사진은 첫 날 1인 시위자로 나선 신정섭 대전지부장.
 전교조대전지부는 3일 부터 12일 까지 매일 오전 8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대전교육청 앞에서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정책 철회 요구 1인 시위"를 진행한다. 사진은 첫 날 1인 시위자로 나선 신정섭 대전지부장.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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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지부장은 "학제 개편안의 출발점부터 잘못됐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도 얘기하는 공교육의 출발점, 격차 해소,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려면 취학연령을 졸속으로 건드릴 게 아니"라며 "다만, 유아 교육과 보육을 통합하는 것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지금처럼 어린이집에 보내든지, 유치원에 보내든지 하는 식으로 학부모의 선택에만 맡길게 아니라 신중하고 치밀한 유·보 통합 논의, 그리고 공론화와 사회적 합의를 거쳐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큰 문제는 '공립 유치원 취원율'이 너무 낮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2022년 말 까지 국·공립 유치원 취원율을 4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국정과제로 제시했다. 그러나 지금 턱없이 부족하다"며 "대전은 19% 밖에 안 된다. 전국 꼴찌 수준이다"라고 했다.

신 지부장은 "국·공립유치원은 아무래도 오리지널 교육과정에 충실하다 보니, 사교육적 서비스를 기대하는 사립유치원보다는 학부모들로부터 외면 받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교육의 방향성은 공립유치원이 맞다"며 "그렇기 때문에 공립유치원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 당국에서 행정적·재정적 지원과 교육 프로그램을 더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런데 지금은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 공립 유치원 취원율을 높여야 국가가 유아 교육을 책임지고 어떤 정책을 시행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는 것"이라면서 "그런데 지금처럼 사립 유치원이 70~80%를 차지하면 국가가 통제 할 수 없다. 유·보통합이나 공적 돌봄 개편도 사립유치원이 반대하면 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이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지부장은 설동호 대전교육감에게도 '학제 개편안 철회 요구' 목소리를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그는 "교육감은 주민 직선으로 당선된 사람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주민의 뜻을 대변해야 한다. 물론 시·도교육감 협의회도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통로가 될 수 있겠지만, 지금은 교육자치 시대다. 그렇다면 여러 가지 다양한 경로를 통해 교육감도 자신의 목소리를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교육감이 '만 5세 취학연령 조정이 잘못됐다',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라고 생각한다면 그 소신을 밝혀야 한다. 또 교육부장관이나 교육 당국에 적극적으로 의견 개진을 해서 교육정책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것은 당연한 교육감의 책무 아니겠느냐"고 했다.

그는 끝으로 박순애 교육부 장관을 향해 "이제는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전교조대전지부의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정책 철회 요구 1인 시위'는 3일 부터 12일까지 매일 오전 8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1시간 동안 릴레이로 진행된다.

태그:#만5세조기취학, #신정섭, #전교조대전지부, #대전교육청, #설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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