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꼴찌' 한화 이글스가 달라졌다.

한화는 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서 하주석이 9회말 극적인 끝내기 홈런포를 터뜨리며 5-4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올 시즌 KIA를 상대로 9전 전패를 당하면서 천적 관계를 깨지 못하던 한화로서는 의미가 남다른 승리였다.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KIA... 홈런포로 쓰러뜨렸다

이날도 KIA가 앞서나갔다. 1회초 이창진의 내야 안타, 나성범의 우전 안타로 만든 1, 3루 찬스에서 황대인이 중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선취점을 올렸다.

그러나 한화 선발투수로 나선 '큰형님' 장민재가 힘을 냈다. 비록 1회초부터 점수를 내주며 잠시 흔들렸으나, 장민재는 5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KIA 타선을 막아내며 5이닝 1실점 역투를 선보였다. 

장민재의 역투에 화답하듯 한화 타선도 뒤늦게 살아났다. 5회말 하주석의 내야 안타로 추격에 나선 한화는 김태연의 좌월 2루타로 1-1 동점을 만들었고, 최재훈의 우전 안타와 장운호의 번트 안타로 2-1로 역전에 성공했다. 
   
곧이어 장진혁의 2타점 적시타까지 터지면서 4-1로 달아나며 KIA전 첫 승리의 의지를 불태웠다. 하지만 불펜이 흔들렸다. 8회초 구원투수로 나선 윤호솔과 김종수가 난타당하면서 4-4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왔으나, 분위기는 KIA가 더 좋았다. 벼랑 끝에서 살아난 KIA는 동점 상황임에도 9회말 마무리투수 정해영을 마운드에 올리며 내친김에 역전승까지 노렸다. 

그러나 이번엔 한화의 하주석이 나섰다. 선두타자로 나선 하주석은 정해영을 상대로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치열했던 경기를 5-4 승리로 이끌며 홈팬들을 열광케 했다. 

후반기 들어 달라진 한화... 얕볼 수 없는 꼴찌 

한화의 최근 심상치 않은 기세를 보여준 승리였다. 올 시즌 전반기에 경기 결과는 물론이고 내용도 무기력했던 한화는 3할도 넘기기 어려운 저조한 승률로 추락하며 일찌감치 가을 야구 레이스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9경기에서 4승 1무 4패를 기록하며 누구도 무시 못 할 팀으로 달라졌다. 이날은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던 KIA까지 잡았다. 

한화가 달라진 가장 큰 비결은 외국인 투수다. 한화는 시즌 초반 두 외국인 투수 라이언 카펜터와 닉 킹험이 부상으로 마운드조차 제대로 오르지 못하면서 선발진이 완전히 붕괴했다. 결국 국내 투수들의 과부하로 이어졌고, 일찌감치 마운드가 무너지며 반격조차 못 해보고 패하는 경기가 많았다.
    
비록 늦은 감이 있지만, 한화는 두 외국인 투수를 모두 교체하는 결단을 내렸다. 새로 영입한 예프리 라미레즈는 후반기 2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1.38로 역투했고, 펠릭스 페냐도 후반기 2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2.45로 제 몫을 했다. 

새로운 외국인 투수들이 자리를 잡자 어깨가 한결 가벼워진 국내 투수들도 살아났다. 장민재와 김민우는 선발로 나서 승리 투수 요건을 채우는 경기가 늘어났고, 강재민과 김범수 등 불펜 필승조도 안정감을 찾았다. 

여기에 최근 부상에서 회복한 '괴물 신인' 문동주와 지난 6월 트레이드로 영입한 류희운까지 가세하면 한화의 마운드는 더욱 두터워진다. 타자들도 후반기에만 11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SSG 랜더스 못지않은 '홈런 공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한화가 올 시즌에도 가을 야구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적어도 전반기처럼 야구장을 찾는 홈팬들을 실망케 하는 경기는 하지 않고 있다. 남은 시즌에도 지금의 활약을 이어간다면 한화가 꼴찌를 하더라도 팬들이 충분히 박수쳐줄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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