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1부> 포스터

<외계+인1부> 포스터 ⓒ CJ ENM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 1부>는 굉장히 실험적인 작품이다. 여름 블록버스터 장르로 클리셰를 중점에 둔 오락적인 선택보다 오리지널리티로 승부를 택했다. SF와 무협이라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장르를 서로 다른 시대에 전개하며 액션과 코미디를 통해 장르적인 매력을 버무렸다. 개봉 전 다수의 시사회를 택했다는 점은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듯하지만, 시사회 관람평은 극과 극으로 나뉘고 있다.
 
이 작품은 2022년의 현재에는 SF를, 630년 전 고려에서는 무협을 전개한다. 이 두 가지 모두 색다른 아이디어로 무장했다. SF는 인간의 몸에 외계인 죄수를 가둔다는 아이디어가 핵심이다. 외계인 가드와 썬더는 인간의 몸에 갇힌 외계인 죄수를 관리하며 지구에서 살아간다. 이들이 인간과 교감하는 장면은 감동코드로, 거대한 우주선이 등장하며 벌어지는 사건은 블록버스터의 묘미로 작용한다.
 
무협에서는 코믹액션의 색깔이 강하게 발현된다. 엄청난 현상금이 걸린 신검을 찾기 위해 얼치기 도사 무륵을 비롯해 신선 흑설, 청운, 빌런 자장, 수수께끼의 캐릭터인 이안이 쟁탈전을 벌인다. <전우치>를 통해 한국 전통 히어로무비의 정수를 선보였던 최동훈 감독은 고려 파트에서 이 부분을 극대화한다. 무협에 힘을 강하게 주면서 코믹함을 통해 부드러운 리듬감을 형성한다.
  
 <외계+인 1부> 스틸컷

<외계+인 1부> 스틸컷 ⓒ CJ ENM

 
이 두 시대를 연결하는 건 우주선이다. 공통된 우주선의 등장은 현재와 고려가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외계+인 1부>는 재미있을 수 있는 요소는 모두 갖춘 영화다. <백 투 더 퓨처>와 같은 시간여행의 요소를 담았고, 주성치 영화와 같은 코믹액션을 선보인다. 여기에 SF의 요소도 충만하다. 로봇과 우주선의 등장을 통해 스페이스 오페라를 시도했던 <승리호>처럼 다시 한 번 한국산 SF의 가능성을 보여주고자 한다.
 
<도둑들> <암살>에서 다수의 스타배우를 활용했던 최동훈 감독의 저력은 여전하다. 김우빈이 가드와 썬더 역으로 액션부터 코믹까지 현대를 책임진다. 여기에 소지섭이 도석 역으로 긴장감을 더한다. 류준열은 무륵 역을 맡아 고려의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염정아와 청운이 신선 흑설과 청운 역으로 웃음과 액션 모두 무륵을 서포트한다. 김태리는 이안 역으로 중반부터 투입되어 극에 흥미를 불어넣는다.
 
짧은 편집을 통해 속도감 있는 이야기를 전개할 줄 아는 최동훈은 이들 배우들이 모두 돋보일 수 있게 극을 구성한다. 다수의 캐릭터가 뒤섞이는 고려 파트의 경우 이 저력이 돋보인다. 이안을 중반부터 투입하는 묘수를 통해 이 캐릭터에 대한 극적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이후 자장의 정체와 신검의 역할까지 부드러운 흐름을 만들고자 한다. 다만 이 시도가 호불호가 크게 갈린다는 점은 영화가 지닌 모험이다.
  
 <외계+인 1부> 스틸컷

<외계+인 1부> 스틸컷 ⓒ CJ ENM

 
이 영화는 흥행코드를 모두 넣었지만, 흥행비법을 택하지 않았다. 좋은 재료를 가지고 새로운 요리법을 택한 것이다. 가장 모험이라 볼 수 있는 부분은 SF와 무협의 조합이다. 혼합장르의 경우 한 장르를 기틀로 잡고 다른 장르들을 조미료로 첨가한다. 강한 맛이 두 가지면 혼동을 겪는다. 어디서 장르적인 매력을 느껴야 하는지 알기 힘들기 때문이다.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지만, 두 마리 모두 놓칠 수도 있는 선택이다.
 
다음은 코믹과 SF의 감도다. SF는 국내에서 인기가 좋은 장르가 아니다. <스타워즈> <스타트랙> 등 전설적인 SF 장르도 힘든 대한민국에서 오리지널리티로 무장한 SF를 혼합장르로 내세우는 건 모험수다. 무협의 경우 <전우치>에서도 갈렸던 호불호를 극복해내지 못하는 모양새다. 주성치가 연상되는 코믹무협이 다수의 관객들에게 환영받기 힘들다는 점을 인지했을 것임에도 이를 택했다는 건 이번 작품이 강한 도전의식으로 무장했음을 의미한다.
 
'외계+인'은 1부와 2부가 함께 제작된 것은 물론, 순 제작비만 합쳐서 400억이 들어간 대작이다. 텐트폴 영화임에도 실험을 택했다는 점은 최동훈 감독이 국내 영화계에서 지닌 탄탄한 입지와 이번 작품은 진정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이야기임을 암시한다. 이에 국내 관객들이 얼마나 호응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독으로 작용한 시사회 반응이 개봉 후 입소문으로 반전을 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키노라이츠 매거진과 김준모 기자의 브런치에도 게재됩니다
외계+인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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