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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14일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한국이 블룸버그 통신이 뽑은 국가 파산 가능성이 높은 50개국 중 하나로 포함되었다고 주장했다.

최배근 "한국, 국가 파산 가능성 높은 50개국에 포함돼... 개도국과 같은 취급"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14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한국이 블룸버그 통신이 뽑은 국가 파산 가능성이 높은 50개국 중 하나로 포함되었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14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최배근 교수의 모습.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14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한국이 블룸버그 통신이 뽑은 국가 파산 가능성이 높은 50개국 중 하나로 포함되었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14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최배근 교수의 모습.
ⓒ TBS 시민의방송 Youtube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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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교수는 "최근 블룸버그에서 신흥국가와 개발도상국의 파산 가능성이 얘기되고 있다. 국가 부도, 파산 가능성이 높은 50개 국가를 뽑았는데 대개 우리가 알고 있는 엘살바도르, 가나 같은 가난한 국가가 포함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여기에 한국에 포함됐다"고 말했다.

이에 진행자 김어준씨가 "전 세계 200 몇십 개 중에 파산 가능성이 높은, 그러니까 순서로 따지자면 하위 50개국을 꼽았다는 얘긴가"라는 질문에 최 교수는 "예"라고 답했다. 이어 최 교수는 "한국이 선진국으로 진입했다고 작년에 그렇게 얘기하지 않았나. 세계 경제 규모 10위, 세계 무역 규모 7위 국가라고 하지 않았나. 그런데 그런 국가가 아프리카, 중남미의 소위 개도국들과 같은 취급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최 교수의 주장은 일부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에 확산됐다.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당 주장을 담은 게시글을 공유하며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이런 전망이 없었고, 이 전망을 허용할 정부가 아니었다"라며 "단언컨대 윤석열을 조기에 타도하는 길밖에 없다"고 윤 정부를 비판했다.

블룸버그, 국가 파산 가능성이 아니라 신흥국 중 국가 부채 취약성 순위를 선정 
 
해당 표는 블룸버그 통신이 자의적으로 신흥국 50개국을 선정해 국가 부채 취약성 순위를 선정한 것이다.  한국은 47위로 신흥국 중에서는 산유국들 다음으로 국가 부채에 덜 취약한 국가인 셈이다
 해당 표는 블룸버그 통신이 자의적으로 신흥국 50개국을 선정해 국가 부채 취약성 순위를 선정한 것이다. 한국은 47위로 신흥국 중에서는 산유국들 다음으로 국가 부채에 덜 취약한 국가인 셈이다
ⓒ 블룸버그 통신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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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 교수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최 교수가 언급한 블룸버그 통신의 보도는 한국 시각으로 지난 8일 보도된 기사로 제목은 "신흥국에 역사적인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잇따르고 있다"다. 해당 기사는 8일 "신흥국 디폴트 위기, 스리랑카 넘어 세계로 확산"라는 제목의 기사로 <연합뉴스>가 번역해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의 기사를 살펴보면 블룸버그 통신이 신흥국 50개국의 국가 부채 취약성 순위를 나열한 표가 있다. 최 교수는 이를 두고 "블룸버그 통신이 국가 파산 가능성이 높은 50개 국가를 뽑았는데 여기에 한국이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해당 표에는 한국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해당 표가 전 세계 국가 중 국가 파산 가능성이 높은 50개 국가를 뽑은 것은 아니다. 해당 표에는 이미 디폴트를 선언한 러시아나 스리랑카, 아프리카 최빈국에 속하는 짐바브웨 등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최 교수의 주장대로 파산 가능성이 높은 국가들 50개국을 뽑은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해당 표는 블룸버그 통신이 자의적으로 신흥국 50개국을 꼽아 국가 부채 취약성 순위를 선정한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IMF(국제통화기금)의 자료 등을 종합해 ▲최근 국채 수익률 ▲최근 5년간 CDS(신용부도스왑) 수수료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채이자비율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가채무비율 등을 분석해 순위를 선정했다.

산유국 다음으로 국가 부채 안정적인 한국
국가 파산 가능성 높다고 보기엔 무리 있어


표를 보면 한국은 47위로 그 뒤에는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의 산유국들이다. 즉 한국은 신흥국 중에서는 산유국들 다음으로 국가 부채에 덜 취약한 국가인 셈이다. 특히 한국의 CDS 프리미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CDS 프리미엄은 채권 부도시 원금 회수를 보장하는 대가로 채권 보유자가 원금 보장자에게 지급하는 수수료로 이것이 낮을수록 채권 발행자의 파산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CDS 프리미엄만 놓고 따진다면 한국은 54bp로 신흥국 50개국 중 가장 낮은 수치다.

또한 이 표에는 한국보다 더 국가 부채에 취약한 국가로 이스라엘, 폴란드, 중국 등이 선정됐다. 최 교수는 해당 표에 포함되었다는 이유로 한국이 "아프리카, 중남미의 소위 개도국들과 같은 취급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이스라엘이나 폴란드, 중국 역시 아프리카 개도국과 같은 취급을 받는 것으로 해석해야 할까. 그렇지 않다고 봐야 한다.

이처럼 블룸버그 통신의 기사에 실린 표를 살펴보면 해당 표는 최 교수의 주장과 달리 국가 파산 가능성이 높은 50개국을 뽑은 것이 아니라 신흥국 50개국의 국가 부채 취약성 순위를 선정한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의 해당 보도를 두고 한국의 국가 파산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태그:#최배근, #김어준의 뉴스공장, #블룸버그 통신 , #국가파산, #국가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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