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일 방영된 tvN '출장 스페셜'의 한 장면. 영화 '비상선언' 출연진이 등장해 큰 재미를 선사했다. ⓒ CJ ENM
'출장 전문 MC'(?) 나영석 PD가 지난 10일 블록버스터 영화 <비상선언>팀을 만났다.
나영석 PD가 MC로 등장해 다양한 단체(연예인)와 각종 게임으로 즐거운 한때를 마련했던 <출장 십오야>가 이번엔 tvN <출장 스페셜>이라는 이름으로 돌아온 것.
앞서 <출장 십오야>에는 총 2시즌에 걸쳐 유명 연예기획사를 중심으로 드라마('빈센조', '슬기로운 의사생활'), 영화('해적', '싱크홀') 출연진들이 단체로 출연했다. 이름이 살짝 바뀌긴 했지만 <신서유기> 등에서 다뤄왔던 게임을 재사용한다는 점은 변함이 없었다. 사실 <출장 스페셜>라는 달라진 명칭보다 관심을 모은 건 바로 출연진이었다.
신작 홍보를 위한 출연이긴 하지만 좀처럼 예능 프로그램에서 얼굴을 보기 힘든 송강호, 이병헌을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미리 예정된 스케줄 때문에 참석하지 못한 전도연을 제외하고 영화의 주요 배우들과 한재림 감독이 촬영현장에 도착하면서 본격적인 <출장 스페셜>이 시작되었다.
즉석에서 캐릭터 얻은 '폭주 병헌'
▲ 지난 10일 방영된 tvN '출장 스페셜'의 한 장면. 영화 '비상선언' 출연진이 등장해 큰 재미를 선사했다. ⓒ CJ ENM
한 명 한 명 등장해 나영석 PD와 인사를 나누던 차에 가장 마지막에 등장한 이병헌은 '우리 셀카나 찍자"라는 멘트로 웃음을 선사했다. 이 광경을 목격한 나 PD는 "어디에 쓰시는 거예요?"라고 질문을 던졌고, 이에 이병헌은 "인스타에 올려볼까 하고요"라는 개그인지 진심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말로 호기심을 증폭시켰다.
어떤 계기로 이번 작품에 참여하게 되었는지 묻자 송강호는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상도 타고 하더 차에 <비상선언> 이야기를 들었다"라며 "감독님과는 <우아한 세계>, <관상> 등 두 작품을 해서 잘 안다"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듣던 이병헌은 "개런티도 더 준다고 했겠지"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대해 송강호는 "어떻게 알았지?"라고 재치있게 답하기도 했다.
<비상선언> 출연진은 티카타카식 대화로 예능 출연의 어색함을 날리며 큰 재미를 선사했다. 화기애애한 현장을 주도한 이병헌을 두고 <출장 스페셜> 제작진들은 수시로 자막을 통해 '폭주 병헌'이라 명명하면서 색다른 캐릭터를 부여하기도 했다.
늘 그래왔듯이 진짜 내용은 유튜브에
▲ 지난 10일 방영된 tvN '출장 스페셜'의 한 장면. 영화 '비상선언' 출연진이 등장해 큰 재미를 선사했다. ⓒ CJ ENM
나영석표 숏폼 예능은 TV보단 유튜브 내용이 늘 알짜였듯이 이번 <출장 스페셜> 역시 마찬가지다. 총 2부작 55분으로 구성된 유튜브 영상이 더 큰 재미를 유발시켰다.
퀴즈를 통해 출연진이 상품을 얻어 시청자들에게 제공하는 큰 포맷은 변함 없었다. 출연진들에게 제시된 상품은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속 이병헌의 캐릭터에 착안한 '버라이어티 예능' <이트럭> 단체 출연권, 송강호와 함께하는 <꽃보다 청춘> 출연권 등 사실상 버리는 품목(?)들과 호텔 숙박권, 영화 예매권 등이었다. 전문 예능인들도 수시로 오답을 외치던 게임에서 의외로 선전한 출연자들은 송강호, 이병헌, 김남길 등이었다.
반면 에이스라고 믿었던 임시완을 비롯해 김소진 등이 문제를 틀리자 온갖 구박이 쏟아지기도 했다. 팀 대항전으로 잠깐 형식을 바꾸자 선배팀에선 각종 컨닝 등 부정행위(?)까지 속출했다.
어렵게 배우들이 퀴즈를 통해 얻어낸 <비상선언> 영화 예매권 2천 장과 김남길 사비로 구매하게 된 500장 등이 더해져 이날 방송은 시청자들에게 푸짐한 선물도 제공했다.
대놓고 홍보타임... 그래도 재밌었던 이유는?
▲ 지난 10일 방영된 tvN '출장 스페셜'의 한 장면. 영화 '비상선언' 출연진이 등장해 큰 재미를 선사했다. ⓒ CJ ENM
냉정히 말해 이번 <출장 스페셜>은 사실상 55분여에 걸친 신작 영화 홍보 방송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그럼에도 여타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예능과 사뭇 달랐던 점은 우리가 작품 속에서만 봐왔던 인물들이 보여준 의외의 예능감이었다.
송강호와 이병헌의 입담은 이번 <출장 스페셜>이 건진 가장 큰 수확이었다. 많은 가수, 배우들이 본인들의 새 작품이 발표되면 이를 홍보하기 위해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곤 한다. 문제는 시청자들이 느끼는 '홍보성 출연'에 대한 거부감이다.
하지만 이번 <출장 스페셜>만큼은 달랐다. 송강호·이병헌의 거침없는 입담에 시청자들은 "이런 홍보라면 언제든 대환영"이라는 말로 반가움을 표했다. '홍보 예능'의 모범 답안은 이런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