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경남 양산의 평산마을로 귀향했다. 그 후 평산마을은 연일 보수단체의 이어지는 집회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러자 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윤석열 대통령 자택 앞에서 평산마을 시위를 중단하라며 맞불집회를 열어 자택 앞도 몸살을 앓는다. 이는 표현의 자유인가 혐오 비즈니스인가?

지난 6월 24일 KBS 1TV <시사 직격> '표현의 자유인가 혐오 비즈니스인가-과격 시위 현장 르포' 편이 방송되었다. 전현직 대통령 자택 앞 시위 이야기로 시작한 이날 방송은 양산 평산마을과 서울 서초동 주민들을 만나 어떤 문제가 있는지 짚어보고 이렇게 하는 이유를 찾아보았다. 취재 이야기가 궁금해 지난 6월 29일 '표현의 자유인가 혐오 비즈니스인가-과격 시위 현장 르포' 편을 취재한 김영헌 PD와 전화 연결했다, 다음은 김 PD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평산마을 주민들 일 못할 정도로 스트레스"
 
 KBS 1TV <시사 직격>의 한 장면

KBS 1TV <시사 직격>의 한 장면 ⓒ KBS

 
- 지난 6월 24일 방송된 KBS 1TV <시사 직격> '표현의 자유인가 혐오 비즈니스인가-과격 시위 현장 르포' 편 연출 하셨잖아요. 방송 끝낸 소회가 어떠세요?
"매번 방송할 때마다 약간 아쉬운 점이 많고요. 이번 방송 또한 좀 아쉬운 점이 많은 편이었죠. 제작진이 담고 싶었던 내용들이 많이 있었는데 다 담지 못했던 게 있던 것 같아요. 특히 주제가 표현의 자유인가 혐오 비즈니스 인가인데 마지막에 해결책이 다소 부족했던 것 같아요."

- 온라인에서 일상으로 번지는 혐오에 대한 내용이잖아요. 어떻게 취재하게 되었어요?
"문재인 대통령이 5월 9일 퇴임하시고 양산 평산 마을에 내려가셨잖아요. 그 이후로 평산마을에서 시위가 시작되고 있다는 기사 보고 시위 하는 사람들이 외치는 이야기들이 어떤 건지 구체적으로 들여다보자고 했고 들여다보니 여러 단체가 조용한 시골 마을에 와서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어요. 사저 입주 반대라든지 아니면 백신 부작용 아니면 원전 등이에요. 그런데 그 목소리들이 대부분 유튜브 등 인터넷으로 생중계가 되고 있더라고요. 이런 현상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없었던 현상들이었는데 최근 양산 시위 현장에서 더욱 뚜렷하고 핫하게 나오는 요인이라고 봤고 그래서 취재를 시작하게 됐던 것 같아요."

- 취재는 뭐부터 시작했나요?
"처음에 취재한 건 기획 단계에서 시위하고 있다는 걸 보고 나서 저희가 뭐부터 할까를 봤을 때 온라인으로 서치 해보니 실시간으로 시위가 중계되고 있고 유튜브상에 보면 후원 계좌라는 것들이 있더라고요. 그런 걸 봤을 때 아마 돈이 되기 때문에 하지 않을까라는 약간 의심을 두고 시작하게 돼서 양산 마을에 일단은 내려갔었고요."

- 양산 마을에 가보니까 어때요?
"처음에 양산 마을을 제대로 찾지 못했어요. 4시간 반 정도 차 타고 내려가서 마을에 도착해 마을 회관부터 갔죠. 마을 회관에 할머니들 다섯 분 정도가 모여 있었는데 그 할머니들이 말 걸기가 무섭게 저희를 쫓아냈거든요."

- 왜요?
"그 이유는 간단했어요. 저희가 맨 처음 6월 12일에 갔거든요. 그때 평산마을이 대통령 취임식이 끝나고 나서 한 달여가 지난 시점이었고 한 달여간 시위가 이루어지면서 각종 매스컴에서 시위에 대한 보도를 굉장히 많이 했잖아요. 그런데 그것들과 관련해서 주민들이 인터뷰를 통해 시위 소음이라든가 혐오성 발언에 대한 실상을 증언해준 보도가 많이 나왔어요. 주민들은 인터뷰를 통해서 시위가 사라질 거라고 생각 많이 했나 봐요. 근데 오히려 그걸로 인해서 시위꾼들과 구경꾼들이 더 많이 몰리기 시작한 거예요. 때문에 저희 취재진을 만나는 걸 그때 거부를 많이 했었어요."

- 얼마나 시끄러워요?
"제가 만약에 거기 산다고 하면 못 살 것 같아요(웃음). 굉장히 조용한 시골 마을이거든요. 그런데 원래 조용하던 마을에 시위하는 분과 구경꾼들이 나타나면서 시끌벅적한 시장 분위기가 형성이 된 거죠. 그러면서 평상시에 듣지 못했던, 평생 듣지 못했던 소리가 굉장히 많이 들리다 보니 갑자기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 있잖아요."

- 소음이 건강에도 영향을 주나 봐요?
"스파이 영화 같은 데 보면 그런 거 나오잖아요. 소리로 고문하는 장면도 가끔 볼 수 있거든요. 이게 평상시에 듣지 않던 거를 갑자기 듣게 되면 사람들이 고통을 느끼는데 소음도 마찬가지로 일정 수준이 넘어가게 되면 인간에게 스트레스나 고통을 좀 주거든요."

- 평산마을 주민들 만나보셨잖아요. 주민들은 뭐라고 하나요?
"주민들도 굉장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상황이고 주민들 같은 경우 지금 일해야 하잖아요. 욕설을 많이 하다 보니까 일하는 데 굉장히 지장이 많아요. 그리고 그 앞에 밭이 있는데 욕설을 너무 많이 하다 보니까 주민들이 밭일을 제대로 못 하겠다고 해요. 그래서 제가 질문드렸던 건 욕설을 하더라도 풀 뽑거나 밭일을 하는 데 문제가 없지 않느냐라고 했는데 문제는 그게 아니라 문 전 대통령이 이곳에 내려오기 전에 이 평산마을에 내려오게 허락해 준 사람들이 주민들이 있지 않으냐 그렇다면 주민들도 문제가 있다고 시위하는 사람들이 얘기해요. '문 전 대통령은 간첩이고 빨갱이다. 그러면 그런 대통령이 이곳에 평산마을이 내려왔으니 너희들 주민들도 빨갱이'라는 약간 삼단 논법으로 발언하거든요. 이게 논리적으로 오류가 있는 부분이긴 한데 주민들이 이런 것들이 오해받을까 약간 불안해하고 힘들어하는 부분이 그런 거죠."

- 그럼 주민들이 문 전 대통령에게 안 좋은 감정이 있겠네요.
"그건 아니고 사실 주민들은 문 전 대통령이 평산마을에 간다고 했을 때 반대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그러나 주민투표 통해서 대부분 사람이 찬성 했어요. 찬성 이유는 평산마을에 볼 게 뭐가 있느냐죠, 너무 조용하고 아무것도 없는 이 마을에 문 전 대통령이 내려오게 되면 사람들의 관심이 더 많아지고 경제적으로나 다른 이득이 있고 더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판단 때문에 내려오는 거에 찬성했던 부분이에요."

"80데시벨 소음, 시청자 직간접 체험 위한 것"

- 지금 윤석열 대통령 자택 앞에서도 시위하잖아요. 거긴 어때요?
"혐오성 발언이 저는 평산이나 서초동에서 하는 시위나 똑같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다르지 않다고 봐요."

- 서초동 주민들은 뭐라고 하나요?
"서초동 주민도 평산마을 주민하고 똑같이 '시끄럽다. 집중할 수가 없다. 수험생들이 공부하는 데 방해가 되고 어린아이가 낮잠 잘 시간에 집회하게 되면 자꾸 깬다. 그러니 조용히 해달라'라고 해요. 사실 평산마을 집회 같은 경우에는 문재인 정권이 5년간 국정 운영에 문제가 많았기 때문에 시위한다고 얘기 하거든요. 문 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에 대한 목소리가 더 강했어요. 반면 윤석열 대통령 사저 앞 시위는 양산 평산마을에서의 시위를 현 정부에서 멈춰달라는 목소리거든요. 그러니까 이게 굉장히 차이가 있어요."

- 시위는 결국 돈 때문인가요?
"다 그렇지는 않은데요. 시위를 돈 때문에 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에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있어요. 하지만 진정 목소리를 내는 사람보다는 거기에 반해서 전문적으로 시위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 전문적으로 시위한다는 게 뭔가요?
"전문적으로 시위를 한다는 게 이게 시위를 통해서 돈을 번다는 건데요. 전문적으로 시위 하게 되면 비용이 발생하잖아요. 그러면 본인이 시위를 하면서 수익을 창출해야 되는데 소극적인 시위는 사실 돈이 안 돼요. 왜냐하면 관심을 갖지 못하기 때문에요. 하지만 과격한 발언과 욕설을 하면 할수록 슈퍼챗이라든가 정기 후원을 많이 받거든요. 그래서 이 시위를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이제 이것들을 찍으러 유튜버들이 오는 거죠."

- 결국 전문적인 시위꾼도 돈 때문에 하는 거잖아요?
"그렇죠. 근데 다 그렇다고는 할 수는 없지만, 상당수는 그렇게 한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왜냐하면 자기 신념을 갖고 하는 사람도 있긴 하거든요. 신념을 가진 사람들을 다 싸잡아서 돈 때문에 시위한다고 하기는 힘들 것 같고요."

- 스튜디오에서 소음 측정했는데 80데시벨이 나왔죠, 근데 그건 볼륨 조절이 가능해서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지 않나요?
"정확하지 않죠. 그런데 저희가 시청자한테 소리를 전달하고 싶은 건 평산마을과 서초에서 겪고 있는 소음이 얼마나 불편감을 주는지 직접 직간접적인 체험을 전달하려는 의도예요. 사실 그거를 소리를 전달하기가 쉽지 않으니 일단 그것과 비슷한 데시벨을 가지고 일단 정확하게 전달할 수는 없지만, 이 불편감을 한번 느껴보시라고 해서 일단 저희가 방송이 된 겁니다."

- 유튜브를 환전소라고 하는 말에 공감 가더라고요. 법적 제재 장치가 있어야 할 거 같은데.
"예전부터 감시와 규제와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는 부분인데요. 감시와 규제를 하려면 유튜브의 협조가 필요하거든요. 그런데 혐의가 있는 부분이 있는데 경찰이 조사하려고 해도 미국 본사가 있는 구글 측에서 개인적인 부분이라고 협조하지 않고 있어요. 때문에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사건들이 있어요. 이런 부분에 있어 법적인 장치를 빨리 마련해서 혐의가 인정되는 부분은 경찰이 수사를 할 수 있게끔 해야 되지 않을까 해요. 그렇게 하다 보면 유언비어 등이 좀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 들어요."

- 이거는 표현의 자유가 아니고 혐오 비즈니스라고 보세요?
"전체는 다 그렇지는 않지만 상당 부분은 약간 비즈니스를 하는 분들이 많다고 봤던 거죠. 다는 아니고 다 싸잡아서 저희가 이분들이 다 혐오 비즈니스를 위해서 나왔다고 할 수는 없거든요."

- 취재하며 느낀 점 있을까요?
"저희가 방송 말미에 했던 게 페이스북 내부 고발자가 있었거든요. 내부 고발자가 SNS 알고리즘에 대한 말을 했었는데 간단하게 축약해서 말씀드리면 알고리즘이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극단적인 관심을 계속 갖게끔 해줘요. 예를 들어서 기자님이 SNS 상에서 유튜브든 인스타그램이든 관심 있어 하는 분야의 영상을 보면 그쪽 분야의 영상들이 계속 발생하거든요. 또 비슷한 영상들이 발생하고 또 그것보다 더 재미있는 영상들이 발생하게끔 알고리즘이 짜여 있는 거예요.

그래서 예를 들어서 우파에 관심이 있던 사람들은 우측으로 더 쏠리게 되고 좌파에 관심이 있던 사람이 좌파로 더 이제 쏠리게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겨요. 이게 이런 현상들이 어쩔 수 없이 인정해야 하는 부분들이 있는 것 같긴 한데 크게 보면 우리나라가 양쪽으로 더 분열되고 있다는 게 맞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분열이 되고 있다고요. 이런 플랫폼들은 사람들이 분열되지 않으면 사실 인기를 잃거든요. 그래서 이런 플랫폼들의 알고리즘 자체도 약간 문제가 있는 것 같고 이런 부분에 대해서 지적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혐오성 발언을 통한 돈벌이 목적은 사회 부작용이 크니 하루빨리 해결됐으면 좋겠어요."

- 취재했지만 방송에 담지 못한 게 있나요?
"집시법과 관련된 건데요. 집시법 개정을 지금 하냐 마냐를 논의하고 있잖아요. 그래서 집시법과 관련된 거를 간단하게 저희가 넣을까 말까 하다가 지금 못 넣긴 해서 아쉬운 점이 있긴 한데 그 부분은 집시법이 사실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생각을 또 갖고 계시는 분들이 좀 있어서 일단은 저희가 사이버 래커 쪽에 일단 집중했던 것 같아요."
덧붙이는 글 '전북의 소리'에도 중복 게재합니다.
김영헌 시사 직격 표현의 자유 혐오 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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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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