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KT에게 기분 좋은 역전승을 따내며 전날의 대패를 설욕했다.

허삼영 감독이 이끄는 삼성 라이온즈는 2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 10안타를 터트리며 8-2로 승리했다. 전날 KT에게 4-14로 대패를 당했던 삼성은 하루 만에 8-2 역전승으로 설욕에 성공하면서 시리즈 전적을 동률로 만들었고 7위 두산 베어스와의 승차를 반 경기로 벌리며 5위 KT를 1경기 차이로 추격했다(35승39패).

삼성은 선발 원태인이 6이닝3피안타9탈삼진1실점 호투로 시즌 4번째 승리를 따냈고 장필준과 우규민,이승현이 1이닝씩 책임지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타선에서는 8번 이해승이 3안타1타점2득점, 9번 김헌곤이 2안타1타점1득점으로 하위타선에서 활발한 공격력을 선보였다. 그리고 삼성의 유틸리티 내야수 최영진은 3회 결승 2루타에 이어 5회에는 솔로 홈런을 터트리는 대활약으로 삼성의 승리를 견인했다.
 
 삼성 최영진.

삼성 최영진. ⓒ 연합뉴스

 
구단마다 꼭 있는 유틸리티 플레이어

KBO리그의 모든 구단들은 주전 내야수들이 시즌 내내 모든 경기를 풀타임으로 소화해 주길 기대한다. 하지만 긴 시즌을 치르다 보면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기도 하고 체력적인 부담이 찾아오기도 한다. 따라서 시즌 내내 일정한 전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주전 선수들의 적절한 체력 관리가 필수적이다. 팀의 필요에 따라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며 주전들의 빈자리를 메워줄 수 있는 유틸리티 내야수의 존재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는 SSG 랜더스에는 통산 1318경기 출전에 빛나는 김성현이 있다. 2014년부터 2020년까지 7년 연속 SK 와이번스의 붙박이 주전 내야수로 활약하던 김성현은 작년 박성한의 등장과 FA 최주환의 가세로 졸지에 주전 자리를 잃었다. 하지만 김성현은 올 시즌 최주환의 부진과 최정의 잦은 부상 속에서 1루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며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해주고 있다.

선두권을 꾸준히 추격하고 있는 LG트윈스 올해 최고의 발견은 단연 내야수 문보경이다. 시즌 초반부터 외국인 선수 리오 루이즈와의 경쟁에서 승리할 정도로 공수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문보경은 6월 한 달 동안 18경기에 출전해 타율 .446(56타수25안타)를 기록하며 시즌 타율을 어느덧 .306까지 끌어 올렸다. 이런 활약이라면 새 외국인 선수 로벨 가르시아가 합류하더라도 문보경의 입지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

KIA 타이거즈는 1루수 황대인과 2루수 김선빈, 유격수 박찬호, 3루수 류지혁으로 주전 내야수가 어느 정도 가려졌다. 대신 시범경기 타격왕에 오르며 개막전 1번타자 자리를 차지했던 루키 김도영이 유틸리티 내야수로 활약하고 있다. 4월 한 달 동안 주전으로 많은 기회를 받았으면서도 1할대 타율에 허덕이던 김도영은 5월과 6월 2할대 중반의 타율을 기록하며 느리지만 조금씩 프로무대에 적응하고 있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던 두산에는 박계범이라는 유틸리티 내야수가 있다. FA로 이적한 오재일의 보상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박계범은 작년 118경기에 출전해 타율 .267 5홈런46타점의 쏠쏠한 활약을 해줬다. 비록 올해는 허경민 부상 후 3루 수비에서 다소 불안함을 노출하고 있지만 여전히 박계범은 양석환, 강승호, 안재석, 허경민으로 정리된 두산 내야진에서 '제5의 내야수' 역할을 잘 해주고 있다.

코너 내야 책임지는 듬직한 유틸리티맨

속초상고(현 설악고)와 한일장신대를 졸업한 최영진은 185cm87kg의 좋은 신체조건에도 프로지명을 받지 못하고 2011년 육성선수로 LG에 입단하며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2012년 정식선수가 된 최영진은 2013년까지 2년 동안 1군에서 49경기에 출전했지만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찍는데 실패했다. 결국 최영진은 2013년11월 2차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로 두산에 지명되면서 프로 입단 3년 만에 팀을 옮겼다.

최영진은 두산 이적 후 3년 동안 퓨처스리그에서 3할을 넘나드는 타율과 평균 이상의 장타율을 기록하며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그 시절 두산 내야에는 오재원과 김재호를 비롯해 최주환(SSG), 허경민, 이원석(삼성) 등 쟁쟁한 선수들이 즐비했고 최영진에게 기회를 줄 여유는 없었다. 결국 두산에서의 3년 동안 1군에서 단 5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한 최영진은 2016 시즌이 끝난 후 다시 삼성으로 이적했다.

삼성 이적 첫 시즌 프로 데뷔 첫 홈런을 때려낸 최영진은 2018년 타율 .294 4홈런18타점,2019년 타율 .251 5홈런20타점을 기록하며 1군에서 착실히 입지를 넓혀갔다. 2020년에는 발목부상으로 고전하면서 58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타율 .297로 데뷔 후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했고 작년에도 44경기 출전이라는 한정된 기회 속에서 .281의 나쁘지 않은 타율을 기록하며 쏠쏠한 활약을 이어갔다.

삼성에는 이원석을 비롯해 강한울, 오선진, 이재현 등 3루 수비가 가능한 내야 자원들이 즐비하지만 여러 선수들이 부상으로 1군에서 빠져 있다. 이에 허삼영 감독은 최영진을 최근 4경기 연속으로 선발 3루수로 출전시키고 있다. 28일 경기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타격감을 조율한 최영진은 29일 경기에서 3회 결승 2루타와 5회 쐐기 솔로 홈런을 터트리는 등 2안타3타점2득점1볼넷으로 '만점 짜리 활약'을 펼쳤다.

LG 시절까지 유격수와 2루수 등 센터라인 수비를 소화하기도 했던 최영진은 삼성 이적 후에는 대부분 1루수와 3루수로 활약하고 있다. 물론 이원석과 강한울, 이재현 등 주전급 선수들이 1군에 복귀하면 최영진은 다시 벤치로 물러나게 될 확률이 높다.

하지만 주전들의 부재 시 빈자리를 메워줄 1순위 후보이자 오른손 대타요원으로도 활용가치가 높은 최영진은 허삼영 감독의 시즌 운용에서 꽤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선수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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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삼성 라이온즈 최영진 결승타 유틸리티 내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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