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전주 완산구 중부비전센터에서 열린 전주국제영화제 우크라아니 전쟁 반대 영화인 지지 성명 현장.

29일 전주 완산구 중부비전센터에서 열린 전주국제영화제 우크라아니 전쟁 반대 영화인 지지 성명 현장. 오른편은 영화 <선산>으로 전주를 찾은 우크라이나 출신 배우 올레나 시도르추크, 왼편은 미술 작가로 활동 중은 마리아 첼노주코바. ⓒ 전주국제영화제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2일 차에 국내 영화인들의 우크라이나 전쟁 반대 연대 성명서가 발표됐다. 29일 오후 2시 전주 완산구 중부비전센터에 모인 국내 주요 영화제 10개 단체 관계자는 공동 성명서를 통해 강력한 전쟁 반대 의지를 피력했다.
 
성명서 낭독에 앞서 우크라이나 현지 영화인들이 전쟁의 참상을 전할 목적으로 만든 3분 분량의 영상 상영이 진해됐고, 이어 단편 영화 <선산>으로 전주국제영회제를 찾은 우크라이나 출신 주연 배우 올레나 시도르추크와 미술 작가로 활동 중은 마리아 첼노주코바의 연설이 있었다.
 
단상에 선 올레나는 "다큐를 제작해주신 모든 분들게 감사하다. 현재 세계에 러시아발 가짜 뉴스가 퍼져 있어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현재 전쟁 65일 째다. 2014년 크림반도 전쟁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건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독립국으로서 국제 무대에 서는 걸 원치 않고 있다. 지금도 일부 사람들은 이 전쟁이 우크라이나 내부에서 시작한 걸로 믿고 있다. 무엇이 진실인지 사람들이 알길 희망한다"고 눈물을 삼키며 말을 이어갔다.
 
마리아 첼노주코바 또한 "우크라이나 오른쪽 루간스크라는 도시가 있다. 우리 집이 있는 곳이다. 며칠 전 집이 있던 자리에 폭탄이 떨어졌다. 평소 어머니가 청소 좀 하라고 잔소리를 하셨는데 (폭격으로) 아주 깨끗해졌다. 아무 것도 없다"며 "두 달 전만 해도 이런 일은 역사 속에나 있을 법한 거라 생각했는데 거짓말처럼 일이 벌어졌다"고 눈물을 훔쳤다.
 
잠시 숨을 고른 마리아는 "저와 같은 피해자가 더이상 그 어느 나라에서도 나오지 않길 바란다. 부족한 제가 말씀드린다면 역사는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작은 행동이 모여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며 "여러분들의 선택이 모여 역사가 될 것이다. 독재자가 지배하는 세상, 강대국이 테러를 강행하고, 테러와 강도를 자행하는 세상에 반대하는 여러분들의 움직임이 모여 다음 세대 역사로 기록될 것이다. 이유 없이 집이 먼지가 되고, 몸이 난도질 당하는 세상이 오지 않도록 저는 작은 움직임을 계속 할 것이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현장을 찾은 10여 명의 국내 영화제 관계자들은 두 우크라이나인의 연설 이후 단상에 올라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이다.
 
 29일 전주 완산구 중부비전센터에서 열린 전주국제영화제 우크라아니 전쟁 반대 영화인 지지 성명 현장.

29일 전주 완산구 중부비전센터에서 열린 전주국제영화제 우크라아니 전쟁 반대 영화인 지지 성명 현장. ⓒ 전주국제영화제


우크라이나 전쟁을 반대하는 한국 영화인 연대 공동 성명서
 
2022년 2월 24일, 러시아는 세계시민의 호소와 염원을 배반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적 침략을 자행했다. 지난 2개월 동안 무고한 많은 우크라이나 시민과 양국의 군인들이 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비극적 인명 손실과 이재민의 상처는 깊어만 가고, 인류 사회가 쌓아온 공존과 공생의 가치는 무참히 파괴될 것이다. 전 세계의 안보와 경제 질서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인류 공멸을 초래할 수 있는 러시아의 무력 침공은 즉각 중단되어야만 한다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전쟁의 참상을 영화로 기록하던 영화인들이 러시아의 무차별 공격에 숨졌다는 외신보도가 들려오고 있다. 리투아니아 영화감독 만타스 크베다라비시우스, 영화감독이자 전직 <뉴욕타임스> 기자인 브렌트 르노 등 카메라를 통해 우크라이나 시민과 연대하고 전쟁에 반대했던 동료 영화인들의 숭고한 죽음을 추모하며, 더 이상 이러한 비보가 이어지지 않기를 기원한다. 대한민국 영화인은 전 세계 영화인들과 교류하고 소통하는 전주국제영화제를 맞아하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강력히 반대하며 즉각적인 평화적 해결을 위해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하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력 침공을 즉각 중단하고 군사병력을 철수하라.
 
하나, 라시아와 서방국가들은 인류공멸을 초래할 군사적 긴장을 멈추고, 평화적 해결을 위한 외교협상에 조속히 임하라.
 
하나. UN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확대하고 난민 수용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라.
 
하나, 한국 정부는 국제평화와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에 반대하는 헌법 정신 수호를 위해 가능한 외교적 조치와 인도적 지원을 즉각 시행하라.
 
하나, 전쟁의 참상을 영화로 기록하는 우크라이나 현지 영화인들의 안전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라.
 
우리 대한민국 영화인은 평화를 염원하는 전 세계시민과 연대하고, 러시아 전쟁에 저항하는 모든 이들을 지지할 것이다.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하나의 독재 권력이 인류 전체에 미칠 무자비한 만행으로 전락하지 않기를 기원하며 러시아의 민주화를 바란다.
 
2022년 4월 29일
 
강릉국제영화제, 울주세계산악영화제,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천국제음악영화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평창국제평화영화제
우크라이나 전주국제영화제 러시아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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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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