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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6일은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 36주기이다.

체르노빌 사고 36주기를 맞아 핵재처리실험저지30km연대와 대전녹색당, 대전에너지전환네트워크,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탈핵희망, 대전환경운동연합, 민중건강연대, 정의당 대전광역시당, 진보당 대전시당, 천주교 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 등은  지난 23일 영화 <월성> 공동체 상영회를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진행했다.
 
다큐영화 <월성> 티저포스터
 다큐영화 <월성> 티저포스터
ⓒ 리틀빅픽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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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월성>은 2019년 말 뉴스타파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로 원전과 함께 30년 넘게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다.

영화 속 주민들은 원전 인근에 위치한 집에 머문 시간이 길수록 삼중수소(방사성 물질) 수치가 높게 나타났다. 방사성 물질은 정상 세포를 공격해 유전자 변형을 일으키며 암의 원인이 된다.

원전 인근 1~2km에서 살아온 주민들은 모두 암으로 죽어갔다. 원전에서 나오는 방사능으로 인해 갑상선암에 걸린 황분희 할머니와 주민들은 정부 당국에 이주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지만 아무런 응답이 없다.

월성 원전이 설정한 주민과의 최소 안전거리는 고작 914m에 불과하며 현재 우리나라에는 핵발전소 인근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83분의 영화 관람이 끝난 후에는 감독, 지역주민과의 대화 시간이 이어졌다. 현장에는 남태제 감독과 황분희 월성인접지역주민이주대책위 부위원장이 자리했으며 핵재처리실험저지30km연대 이경자 집행위원장이 사회를 맡았다. 
 
감독, 지역 주민과의 대화
▲ 상영회 현장 감독, 지역 주민과의 대화
ⓒ 표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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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분희 월성인접지역주민이주대책위 부위원장은 "오랜 시간 한국수력원자력의 말에 따라 사고가 나지 않으면 방사능이 나오지 않는다는 말을 철석같이 믿고 있었다"며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중수로의 특성상 그렇지 않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다"고 말했다.

방사능 영향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마을 주민들이 삼중 수소 검사를 한 결과, 검사를 한 어른, 아이 모두에게 100% 검출된 결과를 보고 놀랐던 경험도 이야기했다. "이제는 없어진 지명인 월성 이름이 붙은 까닭에 월성 핵발전소가 경주에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 또한 거의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중수로·경수로 두 종류의 원전이 있는데 국내에서 건설된 26기(월성 1호·고리 1호기 포함)의 원전 가운데 월성 1~4호기가 유일하게 중수로 원전이다. 중수로는 원자로의 연료봉을 매일 일정 분량씩 새로운 연료봉으로 교체해야 한다.)

월성에는 중수로형 핵발전소 4기가 있고 이후 신월성이라고 이름 붙은 경수로형 원자로 2기를 포함해 총 6기가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원전에서 발생한 사용후핵연료를 임시 보관할 수 있는 설비인 맥스터(MACSTOR)를 추가 건설하여 지난 3월 완공했다.

여기에 경주시 감포읍에는 문무대왕연구소를 착공해 소형 원자로를 연구 개발, 대전 원자력연구원에서 하던 핵재처리실험(파이로프로세싱) 또한 본격적으로 진행하려고 한다. 경주가 거대한 핵도시가 된 셈이다. 

관람객들은 질문으로 이후 활동 방향, 연대와 자문, 법안 마련 등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논의했다.

한 시민은 "대전 시민 또한 월성 이주 문제에 대해서 책임이 있다. 당사자라고 한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게 어느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모두가 실감했으면 좋겠다. 이제 온 국민이 어떻게 자각하게 하느냐가 우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관람객 질의응답
▲ 월성 공동체 상영회 관람객 질의응답
ⓒ 표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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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황분희 부위원장은 "영화에 충분히 담기지 않은 여러 가지 이야기가 현장에 있기 때문에 경주 그리고 천막 농성장에도 한 번 가봐 달라"고 전했다. 남태제 감독은 "사실은 코로나 때문에 영화 상영 기회를 거의 갖지 못했다. 지금이라도 공동체 상영회 같은 것을 더 해서 많은 분이 보고 뭔가 같이 할 수 있는 실천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애를 써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며 소감을 밝혔다. 

경주 양남면 나아리 일대의 주민들은 이주대책을 요구하면서 8년째 천막 농성을 지속하고 있다. 현재 월성원전인접주민이주대책위와 시민환경단체들은 핵발전소 인접 주민의 이주를 지원할 수 있는 발전소주변지역지원법률 개정안을 지난해 8월에 대표발의했다. 
 
이주대책 마련 촉구 피켓
▲ 공동체 상영회 현장 목소리  이주대책 마련 촉구 피켓
ⓒ 표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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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원자력안전위원회 대전지역사무소는 4월 25일 오후 4시 42분경 유성구 덕진동 하나로 원자로 가동중 냉중성자원(CNS) 실험시설에서 수소압력 이상으로 원자로가 자동정지되었음을 밝혔다. 

이번 공동체 상영회 주최 측은 오는 26일,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체르노빌 핵 참사 36주기 기자회견을 통해 탈핵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태그:#월성, #원자로, #핵발전소, #경주,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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