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초 '이러지마'란 곡을 발표했던 제비뽑기는 주로 일렉트로닉 장르 곡들을 연주 노래해 온 데뷔 3년 차 팝 밴드다. 멤버 모두 빼어난 실력을 바탕으로 오랜 기간 대중음악계 여러 분야에서 활약을 해왔고, 그룹 및 개인 활동을 계속 이어나가는 중이다.

원래 드러머 신동훈, 보컬 및 기타의 문동혁, 베이스의 최민영 등 세 뮤지션으로 구성된 제비뽑기는 다비 김이란 새로운 팀원을 영입하며 2021년 상반기에 4인조 밴드가 됐다. 특히 2022년 3월에는 그룹의 첫 번째 EP <위(We)>를 발표, 자신들의 음악세계를 재정리하고 새로운 도전을 향한 시작을 알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코로나19'와 맞물려 오롯이 음원 발매란 스튜디오 밴드로만 데뷔 이후 줄곧 활동할 수밖에 없었던 제비뽑기.

그들은 더 이상 녹음 스튜디오가 아닌 라이브 스테이지에서 자신들의 음악을 연주노래하길 갈망하고 있다. 축적된 연륜과 검증된 실력의 이 팀의 꿈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까?

3인조에서 4인조로 변신한 밴드 제비뽑기와 지난 15일 오후 1시 홍대 부근에서 만 2년 만에 인터뷰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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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제비뽑기 멤버들과 나눈 일문일답.
 
 4인조 밴드 제비뽑기. 왼쪽부터 멤버 다비 김, 문동혁, 신동훈, 최민영

4인조 밴드 제비뽑기. 왼쪽부터 멤버 다비 김, 문동혁, 신동훈, 최민영 ⓒ 제비뽑기


- 오랜만에 만나 반갑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신동훈(이하 '신'): "제비뽑기 밴드로 음원을 정기적으로 발매 해왔다. 멤버 모두 연주인으로서 개별 활동도 병행했고, 나와 동혁이는 개인앨범도 그 사이 발표를 했다."

문동혁(이하 '문'):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곡 작업과 발표는 활발히 할 수 있었지만 제비뽑기 팀으로 라이브 무대를 전혀 갖지 못한 것이 무척 아쉽다. 얼마 전 첫 EP도 나왔고 점점 어려운 상황에서 공연 환경도 나아질 거란 기대감이 크다."

최민영(이하 '최'): "개인적으로 대학원 졸업을 앞두고 논문을 쓰고 있다. 인터뷰 가졌을 시점에 입학을 했는데 벌써 2년이란 시간이 훌쩍 지났다, (웃음) 연주활동 기회가 많이 줄어 아쉬움이 크지만, 음원을 꾸준히 낼 수 있어 나름 재밌게 보냈던 것 같다?"

- 지난 3월 첫 번째 EP를 발표했다.
: "2020년 1월 초 첫 음원이 나온 후 만 2년 2개월 만에 <위(We)>란 제목의 EP를 냈다. 사운드 면에서 아쉬움이 있었던 기존에 발표했던 4곡을 리마스터링 작업을 해 담았고, '언 엠피리시스트(An Empiricist)'란 신곡 하나를 더했다."

: "우리가 만들어낸 지난 결과물,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음악적 방향성을 녹여내고 싶었다. 꽤 긴 시간 회의를 거쳐 이번 EP 앨범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란 문장에 모두가 공감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 신곡 소개를 해 달라.
: "'언 엠피리시스트(An Empiricist)'는 오롯이 영어로 노랫말을 완성된 노래다. 같은 주장을 하고 있으면서 서로 소모적이면서 무의미한 갈등을 하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 그 사이 3인조에서 4인조로 바뀌었다.
: "음원을 한 곡 한 곡 낼 때마다 음악적으로 부족함이 절실히 느껴졌다. 세 명 모두 같은 의견이었고, 제비뽑기 곡 작업에 그동안 여러모로 도움을 줬던 한 음악동료에게 제안을 했다. 그 분이 지금 함께 하고 있는 다비 김(Darby Kim)이다."
 
 팝 밴드 제비뽑기. 왼쪽부터 멤버 문동혁, 신동훈, 다비 김, 최민영

팝 밴드 제비뽑기. 왼쪽부터 멤버 문동혁, 신동훈, 다비 김, 최민영 ⓒ 제비뽑기


- 직접 소개를 해 달라.
다비 김(이하 '김'): "작년 4월에 나왔던 '눈치게임'이란 곡부터 팀에 합류한 다비 김이다. 이전에 발표했던 제비뽑기 음원들에서는 의뢰를 받아 편곡과 믹싱작업에 참여했다. 멤버 동훈이와는 15년 이상 알고 지낸 친구사이기도 하다. 제비뽑기의 음악을 원래 좋아했다.(웃음)"

- 음악 관련 어떤 일을 해 왔나?
: "사운드 엔지니어로서 15년 가까이 일을 하고 있다. <곡성> <황해> <악마를 보았다> 등 영화의 사운드 디자이너로서 활동했고, 지상파 및 케이블 TV의 음향 기술에 관한 다양한 업무를 계속 진행 중이다."

- 어떤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지?
: "4인조가 된지는 거의 1년이 다 되어 간다. 넷의 호흡도 더 좋아졌고, 팀워크도 단단하다. 뮤직비디오나 향후 계획 중인 라이브 공연의 사운드에 다비의 실력이 제대로 발휘될 거란 기대가 크다.(웃음)"

: "멤버가 된 후 마음가짐은 확연히 달라졌다. 엔지니어로서 영역뿐만 아니라 밴드 뮤지션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도 해나가는 중이다. 또한 라이브 무대를 갖는 것은 쉽지 않지만, 라이브 클립을 만들어 동영상 채널에서 스트리밍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 "기술적인 부분에서 외부에 계속 의뢰해야 했던 과정이 없어져 매우 기뻤다. 걱정거리라 사라진 것이다. 함께 해 주어서 감사했다. 욕심이 생겼는데 건반 멤버도 영입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웃음)"

- 밴드 제비뽑기의 지난 시간을 되돌아본다면?
: "다른 멤버들의 의견도 취합해 전하자면 첫 번째는 라이브 무대를 전혀 갖지 못했던 아쉬움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움츠려들 수밖에 없었던 지난 2년, 올해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일 작정이다. 두 번째는 우리가 만든 콘텐츠들의 만족스럽지 못한 완성도다. 특히 뮤직비디오에 관한 것이다. 제비뽑의 음악은 가사의 의미 전달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던 점이다."

- 멤버 각자가 가장 아끼는 곡이 있나?
: "'이분의 일'이다. 지금까지 나온 곡 중 우리 팀이 추구하는 음악의 감성에 가장 가까운 노래라 생각한다."

: "나는 '가지치기'란 곡을 가장 좋아한다. 위로만 뻗어나가려 하는 '획일화'가 아닌 옆으로도 나갈 수 있는 '다양화'의 중요성을 음악으로 표현한 점이 좋았다."

: "두 곡을 뽑고 싶다. 먼저 제비뽑기의 데뷔 곡 '이러지마'인데, 이번에 리마스터링 작업 후 EP에 넣으면서 더욱 사랑하게 됐다. 그리고 작년 7월에 나왔던 '선비는 달리지 않아'란 노래다. 해외에 마스터링을 의뢰했을 정도로 심혈을 기울였던 좋은 곡이다."

: "지금도 샤워하면서 틀어 놓고 듣는 우리의 데뷔 곡 '이러지마'와 항상 신곡에 대한 애정을 듬뿍 쏟는 편이어서 EP에 담긴 '언 엠피리시스트' 이렇게 두 노래를 현 시점에서 가장 아낀다."

- 팀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싶은지?
: "각자 좋아하는 제비뽑기 노래들을 이야기했지만, 어떤 곡들의 경우 제비뽑기가 가장 추구하고 싶어 하는 라이브 무대에서 구현하기 어렵게 만들어졌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앞으로 발표할 작품들에서는 그 동안 간과했거나 부족했던 점들이 없도록 해 나가기 위해 멤버들끼리 많은 시간 의견을 나누고 있다."

: "네 번째 제비뽑기 멤버로서 더 노력을 기울이려 한다. 아직은 악기 연주자로 역할을 할 수 없지만, 최상의 사운드로 꽉 채워진 곡을 완성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어느 시점부터 뮤지션으로서도 곡 작업 및 라이브 무대에도 서고 싶다."

- 올해 이루고 싶은 일이 있다면?
: "세상 밖으로 나가고 싶다. 다른 멤버들도 반복해서 말하고 있지만 지금껏 '스튜디오 밴드 제비뽑기'가 아닌 '라이브 밴드 제비뽑기'로 환골탈퇴 할 수 있도록 열정과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거다."

: "나는 넷이서 같이 하는 음악작업이 재밌고 행복하다. 올해도 우리 모두 그런 나날들로 이어지길 바란다. 여러 문제로 갈등을 겪으며 팀이 없어지는 과정을 꽤 지켜봤다. 10년 뒤 2032년에도 제비뽑기의 한 멤버로서 즐겁게 활동하는 뮤지션을 꿈꿔 본다."
제비뽑기 WE 4인조 라이브 AN EMPIRIC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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