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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과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소속 이호림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집행위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차별금지 4월 내 제정 촉구 단식 및 텐트농성 투쟁 돌입 기자회견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이희훈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이종걸 공동대표(오른쪽)와 미류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책임집행위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차별금지 4월 내 제정 촉구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하고 있다. ⓒ 이희훈
 


11일 오전 국회 앞에서 열린 차별금지법(평등법) 제정을 위한 단식투쟁 돌입 기자회견. 이호림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집행위원이 발언 도중 "지금 제 옆자리에 있다"라며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언급했다. 앞을 보고 있던 박 의원의 시선이 오른 쪽에 있는 이 위원을 향했다.

"서울시장 (후보) 출마하신다는 말씀 듣고 굉장히 혼란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오늘 이 자리 나오신 거 보고 의원님도 (차별금지법 제정) 결의하고 나오셨다고 생각했습니다. 4월 중에 차별금지법 만드시고 서울시장 나가십시오."

이어진 연대 발언에서 박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차별금지법 통과를 위해서 논의와 입법 과정을 챙기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렇게 단식까지 하게 된 상황에 대해서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차별금지법 논의가 십수년간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지금도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정치인의 한 명으로서 대단히 죄송스럽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짧은 발언 속에서 7번이나 '죄송하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소속 활동가와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정의당 장혜영 의원 등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차별금지 4월 내 제정 촉구 단식 및 텐트농성 투쟁 돌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이희훈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이종걸 공동대표(오른쪽)와 미류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책임집행위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차별금지 4월 내 제정 촉구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하고 있다. ⓒ 이희훈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소속 활동가와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정의당 장혜영 의원 등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차별금지 4월 내 제정 촉구 단식 및 텐트농성 투쟁 돌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이희훈

박 의원은 지난해 8월 발의된 포괄적 차별금지를 규정하는 '평등법' 제정안의 대표발의자다. 그런데 정작 같은해 11월 그가 여당 간사로 있는 국회 법사위가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는 국민동의청원 심사를 2024년 5월까지 미루겠다고 만장일치로 결정하자, 지역구인 은평구 주민들로부터 '법 제정에 소극적'이라는 항의를 받기도 했다.

실제로 박 의원은 지난해 11월 한 방송에 출연해 당시 이재명 후보가 차별금지법에 대해 "일방통행식 입법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말한 것에 대해 동의하며 "영국도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만드는 과정이 국회 논의만, 의회 논의만 8개월 이상 걸렸다(...) 이 법의 취지와 성격상 이걸 일방적으로 통과시키기는 어렵고 또 부적절한 부분이 있다"라고 밝혔다. '당연하게 있어야하는 법'이라면서도 차기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꼽히는 박 의원과 거대여당이었던 민주당이 야당과 보수개신교의 눈치를 보면서 법안 심사조차 망설이고 있는 게 차별금지법이 놓인 현실이다.

차별금지법은 헌법의 평등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을 금지하는 법률이다. 노무현 정부 법무부가 2007년 발의한 이후, 정치권에서도 꾸준히 발의 및 논의를 해왔으나 연거푸 좌초되고 있다. 21대 국회에서는 장혜영 정의당 의원을 시작으로, 이상민·박주민·권인숙 민주당 의원이 각각 차별금지법 및 평등법을 대표발의했지만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에 있다. 

대선 이후 민주당은 '모두를 위한 평등법 제정'을 5대 개혁과제로 내걸기도 했지만, 이후 법 제정을 위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반면 장애인 이동권 시위에 대한 비난, 구조적 성차별을 부정하는 목소리 등이 커지는 등 포괄적 '차별 금지'를 명문화할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지난해 6월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국민동의청원을 성사시킨 차별금지법제정연대가 이번에는 국회 앞에 텐트(평등텐트촌)를 치고 단식농성에 나선 이유다. 

"민주당·국민의힘 차별금지법 제정에 나서라"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이종걸 공동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차별금지 4월 내 제정 촉구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가며 '평등해야 안전하다'가 적힌 마스크를 쓰고 있다. ⓒ 이희훈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소속 활동가 등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차별금지 4월 내 제정 촉구 단식 및 텐트농성을 하고 있다. ⓒ 이희훈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소속 활동가 등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차별금지 4월 내 제정 촉구 단식 및 텐트농성을 하고 있다. ⓒ 이희훈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이종걸 공동대표(친구사이 사무국장)와 미류 책임집행위원(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이 무기한 단식 농성을 선언하는 한편, '4월 임시국회에서의 차별금지법 제정' 요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두 사람은 지난해에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며 부산에서 서울까지 30일 간 도보행진을 펼치기도 했다.

이종걸 대표는 "사람 차별하지 말자고 약속하자는 시민들의 엄중한 요구를 지난 15년 동안 국회와 정부가 무시해왔다"라며 차별금지법 4월 제정을 쟁취하기 위해 단식 투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저는 남성 동성애자로서 당당하게 말하는 것에 대해 눈치 보며, 스스로를 검열해왔던 지난 삶에서 벗어나 사람답게 살고자 오늘 투쟁한다"라며 "우리 사회가 좀 더 나답게 살 수 있고, 서로가 서로의 곁이 될 수 있도록 이제 행동하고자 한다. 평등 텐트촌으로 와달라"라고 전했다.

미류 집행위원은 "국회 밖에서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뭐라도 함께 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잇는데, 국회 안에서는 혐오에 줄을 대느라 눈치만 보는 일을 멈춰달라"라고 당부했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가운데)과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소속 활동가들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차별금지 4월 내 제정 촉구 단식 및 텐트농성 투쟁 돌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이희훈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소속 활동가와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정의당 장혜영 의원 등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차별금지 4월 내 제정 촉구 단식 및 텐트농성 투쟁 돌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이희훈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소속 활동가 등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차별금지 4월 내 제정 촉구 단식 및 텐트농성을 하고 있다. ⓒ 이희훈
 
연대발언에 나선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뭘 더 어떻게 해야 되나 이런 마음으로 (시민들이) 오셨을 것 같다"라며 "시민들은 차별금지법 제정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했다. 하지만 국회가 꿈쩍을 하지 않고 있다. 부끄럽다"라고 밝혔다.

장 의원은 민주당을 향해 "차별금지법, 평등법 제정이 더불어민주당의 개혁이다. 제정하겠다는 마음이 있다면 지도부급의 원내회동 정식으로 요청드리니 긴급하게 응답해달라"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힘에도 "인수위에 국민통합 담당으로 김한길 전 의원이 있는데, 19대 국회 때 어느 의원보다 많은 의원들 모아서 차별금지법 대표 발의하지 않았나"라며 "국민의힘에도 차별금지법 당연히 만들어야 되는 법이라는 것 이해하고 계신 분들 많다. 국민의힘의 국민통합은 '차별금지법'이 그 상징이 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권인숙 민주당 의원은 "평등법 제정으로 우리 사회 평등의 기초를 세워야 한다. 차별하고 혐오할 권리가 누구에게도 있지 않다는 것을 법으로 제시해야 한다"라며, 대선 이후 실시한 '시사IN' 여론조사에서 20대 여성의 52%가 "민주당이 차별금지법 제정에 찬성했다면 더 지지할 것"이라고 응답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혐오를 선동하는 정치, 평등을 선언하지도 못하는 정치를 바로 지금 끝내야 한다"라며 "4월 임시회에서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라고 밝혔다.
태그:#차별금지법, #박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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