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살인' 김상경, 하늘이 준 소임 김상경 배우가 8일 오후 서울 용산구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영화 <공기살인>시사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공기살인>은 살균제 대참사 재난 실화를 다룬 영화다. 22일 개봉.

▲ '공기살인' 김상경, 하늘이 준 소임 김상경 배우가 8일 오후 서울 용산구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영화 <공기살인>시사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공기살인>은 살균제 대참사 재난 실화를 다룬 영화다. 22일 개봉. ⓒ 이정민


준비기간 만 6년, 개봉까지 더하면 도합 9년이 걸렸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을 극화한 영화 <공기살인>이 8일 오후 서울 용산CGV에서 언론에 선공개됐다. 감독과 출연 배우들은 시사회에 참석해 눈물을 보이며 영화에 담긴 진심과 사회적 분노를 전했다.
 
<공기살인>은 2011년 불거진 다국적 기업 오투의 가습기 살균제 살인 사건을 다룬다. 제품 원료 중 인체에 치명적인 성분이 있음을 알고도 묵과한 해당 기업과 이를 승인하고 유통을 방조한 관계 당국을 비판하는 작품. 순식간에 아내를 잃은 의사 태훈(김상경)이 피해자 가족들과 함께 거대 기업을 상대로 진실을 밝혀내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끈기 때문에 제작사 대표님이 제게 연출을 맡겼다"고 운을 뗀 조용선 감독은 "처음엔 슬픔을 다뤄야 하나 싶었는데 사건에 대해 알면 알수록 분노가 치밀었다. 개봉하게 된 게 기쁘기도 하지만 사회적 참사를 다룬 입장에서 죄송한 마음도 있다. 다신 이런 영화가 안 나왔으면 하는 마음"이라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실제 피해 유가족을 만나며 영화를 준비했다던 감독은 "포털에서 검색하면 쉽게 알 수 있는 사건이다. 민사소송이 시작이었고, 독성 실험 조작도 사실로 드러났다"며 "피해 상황이 너무 방대해서 다 못 담은 게 일단 슬프고, 가해 집단이 혹시나 영화를 보고 피해자를 괴롭힐까 걱정"이라고 우려의 마음을 드러냈다.
 
공교롭게도 지난 7일 실제 사건의 주범 기업 옥시와 애경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구제 조정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또다시 공분을 사고 있다. 해당 사건을 다룬 입장에서 조용선 감독은 "어렵지만 실제 사건을 다룬 건 책임자와 가해자에게 모두가 지켜보고 있고, 앞으로도 지켜볼 것이라는 경고를 던지기 위함"이라면서 "보상도 보상이지만 진정한 사과가 우선이어야 한다. 가족을 잃은 사람들에게 돈이 무슨 상관일까"라고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공기살인' 서영희, 답변 중 울컥 서영희 배우가 8일 오후 서울 용산구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영화 <공기살인>시사회에서 질의응답을 하며 감정이 올라오자 김상경 배우와 이선빈 배우가 다독이고 있다. <공기살인>은 살균제 대참사 재난 실화를 다룬 영화다. 22일 개봉.

▲ '공기살인' 서영희, 답변 중 울컥 서영희 배우가 8일 오후 서울 용산구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영화 <공기살인>시사회에서 질의응답을 하며 감정이 올라오자 김상경 배우와 이선빈 배우가 다독이고 있다. <공기살인>은 살균제 대참사 재난 실화를 다룬 영화다. 22일 개봉. ⓒ 이정민

 

'공기살인' 사랑의 마음으로! 조용선 감독(가운데)과 김상경, 이선빈, 서영희, 윤경호 배우가 8일 오후 서울 용산구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영화 <공기살인>시사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공기살인>은 살균제 대참사 재난 실화를 다룬 영화다. 22일 개봉.

▲ '공기살인' 사랑의 마음으로! 조용선 감독(가운데)과 김상경, 이선빈, 서영희, 윤경호 배우가 8일 오후 서울 용산구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영화 <공기살인>시사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공기살인>은 살균제 대참사 재난 실화를 다룬 영화다. 22일 개봉. ⓒ 이정민


그간 <살인의 추억> <화려한 휴가> 등 사회적 비극 실화를 다룬 영화에 출연해 온 김상경은 "시나리오를 받을 때 하늘에서 나에게 주는 소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2020년엔가 이 사건을 조사하는데 피해자에게 10년 전 영수증을 가져와 증명하라는 내용이 있었다. 말이 안 된다"며 "2주 전 미국에서 수입한 자동차 방향제에 문제가 된 가습기 살균제 성분과 똑같은 게 담겨 있었다. 반복될 수 있는 비극임을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태훈의 아내 길주 역의 서영희는 "평범한 주부로서 가족을 위해 한 행동이 자신도 모르게 칼이 됐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팠다"며 "코로나19 팬데믹 직전 영화 촬영이 끝났는데 코로나19를 겪으며 들었던 감정으로 영화 촬영 때 임했으면 피해자분들에게 더 도움이 됐을 것 같다. 겪고 나니 그 감정이 이제야 이해가 된다"고 눈시울을 붉히며 말하기도 했다.
 
길주의 동생이자 검사로서 해당 사건을 파헤치는 영주 역의 이선빈 또한 "진실과 감정 사이에서 선을 넘지 않으려 노력했다. 초반에 역할이 참 무섭고 힘들게 다가왔다"며 "자칫하면 누군가를 기만할 수도 있는 역할이었다. 마지막 촬영 후 차에 탔는데 코피가 엄청 나더라. 그만큼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다가갔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다국적 기업 오투의 임원을 연기한 윤경호는 "김상경 선배가 흥행은 잘 모르지만 창피하지 않은 영화를 하신다고 하셨다. 그 말에 가슴이 뜨거워졌다"며 "제 가까이에도 피해자들이 꽤 계셨다. 그분들게 누가 되지 않게 잘 해내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영화 <공기살인>은 오는 2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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