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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국민의힘)·장혜영(정의당)·최혜영(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부터 가나다순).
 김예지(국민의힘)·장혜영(정의당)·최혜영(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부터 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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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예지, 정의당 장혜영,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가나다 순).

장애인들의 시위를 향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혐오정치' 행보에 서로 다른 당이지만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국회의원들이다. 세 의원은 '여성'이자 '장애인' 혹은 '장애인 가족을 둔' 국회의원이란 공통점을 갖고 있다. 김예지 의원은 시각장애인, 최혜영 의원은 척수장애인이고, 장혜영 의원은 동생이 중증발달장애인이다.

최혜영·장혜영 의원은 이준석 대표의 장애인단체 시위 폄하 발언이 나온 지난주 금요일(25일) 즉각 국회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 의원은 "장애인단체 시위로 인한 시민의 불편과 갈등은 정치권이 이용할 소재가 아니라 해결해야 할 과업"이라며 "장애인단체의 이동권 보장 요구에 인질, 볼모, 부조리를 운운하며 서울경찰청에까지 조치를 요구하는 모습에 새로운 (윤석열) 정권에 대한 깊은 두려움이 생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준석 대표님, 좋은 사람이 되길 바란다. 품위와 존중으로 사람을 대할 때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라며 "더 이상 갈등 조장을 멈추고 곧 집권여당이 될 정당대표의 말의 무게를 깊이 상량하길 바란다"라고 꼬집었다.

장 의원도 "차기 여당 대표로서 최소한의 자각이 있다면 지금은 교통약자를 공권력으로 진압하라는 경솔하고 위험천만한 발언을 할 때가 아니다"라며 "약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는 못할망정 공권력을 동원해 진압하라는 과잉된 주장을 거침없이 내놓는 차기 여당대표의 공감능력 '제로(0)'의 독선이 참으로 우려스럽다"라고 비판했다.

두 의원은 소셜미디어를 통해서도 지적을 이어갔다. 장 의원은 "이준석 대표님, 지금은 장애인과 싸울 시간이 아니라 장애인 차별과 싸울 시간"이라며 "시위를 멈추는 방법은 장애인권리예산 보장을 약속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장애인들이 시위를 하는 이유는 국민의힘과 이준석 대표 본인이 장애인권리예산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준석 대표는 장애인 활동가들을 만나 사진 찍고 생색내며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늘어놓았을 뿐 정작 교통약자법의 조문은 '해야 한다'에서 '할 수 있다'로 약화됐다"라며 "또 '할 수 있는' 예산은 아예 만들어지지 않는 상황에 수수방관하다 이제는 활동가들과 시민들을 매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 "시위의 핵심 요구사항은 한사코 외면한 채 엘리베이터 설치율만 앵무새처럼 반복하며 시위대 흠집내기에 집착하는 이준석 대표의 직무태만과 적반하장이야말로 시위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며 "장애인권리예산 보장 시위는 장애인뿐만 아니라 시민 누구라도 그런 불편을 겪지 않게 하기 위한 시위다. 많은 시민들이 이 점을 알기에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시위에 연대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최혜영 의원도 "무엇보다 이준석 대표가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성별, 지역, 이념의 갈등과 혐오를 조장한 데 이어 또다시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갈라치고 있다"라며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장애인 이동권 보장 약속을 지키지 않은 과거를 숨긴 채 (이 대표는) '인질' '볼모' '부조리'를 운운하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갈등 조장을 멈추고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책임있는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라고 밝혔다.

무릎 꿇은 김예지에 장혜영 "시민이 바라는 정치"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는 지하철타기 출근 선전전에 동참해 “정치권이 해결하지 못한 일 때문에 시민들이 불편을 겪게 해서 죄송하다"며 무릎을 꿇고 사과하고 있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는 지하철타기 출근 선전전에 동참해 “정치권이 해결하지 못한 일 때문에 시민들이 불편을 겪게 해서 죄송하다"며 무릎을 꿇고 사과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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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대표와 같은 당인 김예지 의원은 28일 오전 직접 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시위에 참여해 "정치권을 대신해 제가 대표로 사과드린다"면서 무릎을 꿇기도 했다(관련 기사 보기 http://omn.kr/1y0q9 ).

김 의원은 이날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진행된 시위에서 "정말 큰 사고가 있어야, 누가 사망하거나 중상을 당해야 그제야 언론에서 주목하고 그래야 정치권에서 관심을 가져왔다"라며 "저는 국회의원으로 오긴 했지만 그 전에 여러분과 어려움을 함께 하는 시각장애인이다. 혐오와 눈초리를 감수하면서 장애인들을 대변해주심에 감사드린다"라고 밝혔다.

이어 "헤아리지 못해서, 공감하지 못해서 죄송하고 적절한 단어 사용이나 적절한 소통을 통해 여러분과 마음을 나누지 못해 정말 죄송하다"라며 "출근길 불편함을 토로하신 국민들에게도 죄송하다. 당사자이자 국회의원으로서 말씀드린다. 대통령 인수위에 여러분(장애인단체)의 입장을 설득하고 잘 전달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5년 간 이동권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예산들이 잘 집행될 수 있도록 계속 챙기겠다"라며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갈등을 조율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예지 의원의 시위 참여 소식이 알려지자 장혜영 의원은 소셜미디어에 "시민들이 바라는 정치는 바로 이런 모습일 것"이라며 "이준석 대표에게 김예지 의원의 인터뷰를 정독할 것을 권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시위에도 참여한 장 의원은 "김 의원이 시민들이 대한민국 정치에 바라고 있는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라며 "정치가 장애인들의 이동권과 교육권,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권리를 진즉에 제대로 정책으로 만들고 예산으로 뒷받침했더라면 오늘 이런 자리는 만들어질 필요가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준석 대표는 같은 당 의원까지 나서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있는 상황에도 "전장연에는 사과할 일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김예지 의원은 개인 자격으로 행동한 것이기 때문에 제가 거기에 대해 평가할 일도 없다"라며 "전장연이란 단체는 투쟁 방식이 강력한 것이지 5개 법정 단체에 비해 대표성이 약하다. 그곳의 의견을 꼭 항상 옳은 것으로 받아들이고 움직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지하철 3호선 충무로역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과 장애인 권리예산, 이동권 보장 등을 요구하며 지하철타기 출근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지하철 3호선 충무로역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과 장애인 권리예산, 이동권 보장 등을 요구하며 지하철타기 출근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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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지하철 3호선 충무로역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과 장애인 권리예산, 이동권 보장 등을 요구하며 지하철타기 출근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지하철 3호선 충무로역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과 장애인 권리예산, 이동권 보장 등을 요구하며 지하철타기 출근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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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김예지, #장혜영, #최혜영, #장애인, #이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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