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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각)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연설을 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조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각)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연설을 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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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 등 서방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면서도 군사 개입은 없다고 못 박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각)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발표하는 백악관 연설에서 "미군이 우크라이나 영토에 들어가 러시아군과 충돌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그는 지난 11일 미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우크라이나에서 어떤 상황이 벌어지면 미국인을 탈출시키기 위해 미군을 보낼 일은 없을 것"이라며 "그럴 경우 미국과 러시아가 서로를 향해 총을 쏘기 시작할 것이고, 세계 대전이 벌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대응 일환으로 7천 명의 미국 병력을 독일에 추가 배치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파병은 싸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나토 동맹을 방어하고 안심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영토에는 나토군이 없으며, 앞으로도 보낼 계획이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지지율 부진한 바이든... 미 유권자 "적극 개입하지 말아야"
 
25일(우크라이나 현지시각)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추락한 항공기의 파편이 보이고 있다.
 25일(우크라이나 현지시각)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추락한 항공기의 파편이 보이고 있다.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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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우리는 홀로 남겨져 나라를 지키고 있다"라며 "누가 우리와 함께 러시아에 맞서 싸울 준비가 되었는지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라고 서운함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면서 "누가 우크라이나에 나토 회원국 자격을 보증할 것인가"라며 "모두가 (러시아를) 두려워한다"라고 서방을 비판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했다고 거듭 경고하면서 외교적 해결을 위해 노력했으나 이번 사태를 막지 못했다.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며 경제 제재를 쏟아냈으나 러시아가 굴복할 가능성은 낮다.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를 견디기 위해 6300억 달러(약 757조 원) 규모의 현금과 막대한 금괴를 쌓아놓으며 우크라이나 침공을 철저히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개입에 관한 미 CBS 방송 여론조사 결과 갈무리.
 미국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개입에 관한 미 CBS 방송 여론조사 결과 갈무리.
ⓒ C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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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군사 개입을 극도로 꺼리고 있다. 만약 '최후의 카드'를 썼다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된다. 더구나 러시아는 핵무기 보유국이다.

무엇보다 미국 유권자들이 군사 개입을 원하고 있지 않다. AP통신이 지난 18일~21일 미국 성인 128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미국이 이번 사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응답은 26%에 그쳤다.

절반이 넘는 52%가 '미미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답했고, 20%는 어떤 역할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답했다. AP통신은 "냉전을 경험하지 않은 젊은층에서 적극적 개입에 반대하는 여론이 높았다"라고 분석했다.

미 CBS 방송이 실시한 여론조사(2월 8~11일)에서도 53%가 미국이 이번 사태와 거리를 둬야 한다고 답했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야 한다는 응답은 이보다 적은 43%가 나왔다.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가뜩이나 지지율 하락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이 같은 여론을 외면할 수 없다. 

"군사 개입, 너무 일찍 포기했다" 지적도 

<워싱턴포스트>는 코로나19, 인플레이션, 지지율 부진 등 심각한 위기에 처한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에 맞설 정치적 자본이 부족하다"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이 일찌감치 군사 개입을 포기한 탓에 푸틴 대통령이 침공을 강행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백악관 출입 기자를 지낸 <뉴욕타임스>의 프랭크 브루니는 "바이든 대통령은 군사 개입을 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밝혔고, 푸틴 대통령은 이를 우크라이나를 공격해도 된다는 '청신호'로 여긴 듯 하다"라며 "이제는 무엇으로 러시아를 막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푸틴 대통령에게 제재는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닐 것"이라며 "서방은 그럴듯한 구실로 군사 개입 카드를 테이블 위에서 치웠지만, 푸틴 대통령의 과대망상증을 감안할 때 앞으로 어떤 사태가 벌어질지 두렵다"라고 강조했다. 

태그:#조 바이든, #러시아, #우크라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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