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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27일 오후 충북 청주시 식약처 브리핑룸에서 미국 화이자사가 개발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 긴급 사용 승인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27일 오후 충북 청주시 식약처 브리핑룸에서 미국 화이자사가 개발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 긴급 사용 승인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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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처가 27일 화이자에서 개발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경구용) '팍스로비드'에 대해 긴급사용승인 결정을 내리면서, 앞으로 한국에서도 먹는 치료제를 통한 사망자·위중증 환자 감소를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화이자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는 이르면 내년 1월 중순부터 국내부터 도입될 전망이다. 더불어 정부는 경구용 치료제 100.4만명 분에 대한 선구매 계약을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까지는 화이자 제품 36.2만 명 분, 현재 식약처의 긴급사용승인 심사를 받는 중인 머크(MSD)의 제품 24.2만 명 분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팍스로비드는 단백질 분해효소를 차단함으로써 바이러스 복제에 필요한 단백질이 생성되는 것을 막아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한다. 한국에서는 중증 질환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경증 및 중등증 성인, 그리고 12세 이상 체중 40㎏ 이상의 소아 환자에게 사용된다. 복용 방법은 알약인 니르마트렐비르 2정과 리토나비르 1정을 하루 두 차례 12시간 마다 5일씩 복용한다. 코로나19 양성 진단을 받고 증상 발현 후 5일 이내에 가능한 한 빨리 투여해야 한다. 

어떤 효과 있나

'먹는 치료제'는 백신과 더불어 '게임체인저'로 불린다. 재택치료 중에 간편하게 복용해서 중증으로 악화되는 것을 예방해주기 때문이다. 

실제 경증에서 중등증의 고위험 비입원환자 2246명 대상 임상시험에서 증상발현 5일 이내 투여하였을 때, 입원 및 사망환자 비율이 88% 감소하였음이 확인되었다. 또한 임상시험 대상자의 98%가 델타 변이 감염자로서, 현재 유행하는 델타 변이에 대해서도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팍스로비드의 부작용은 현재까지는 경미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날 식약처 브리핑에서 전문가 자문회의 결과를 발표한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화이자 사에서)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보면 위약군에 비해서 빈도가 더 증가하는 것으로 보였던 부작용에는 설사, 오심, 미각 이상과 같은 부작용이 있었다"라며 "설사나 오심은 다양한 약물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이다. 약물이 위장 운동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으로 추정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임상시험을 하지 않은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에 대해서도 방역당국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 교수는 "팍스로비드는 3CL-프로테아제를 억제하는 기전을 갖고 있는 약물이며, 이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부위이고 다양한 변이에서 특별히 문제(효과가 떨어지는)가 있다고 보여지진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1월부터 재택치료자에게 배송이 되는 식으로 팍스로비드가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김옥수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자원지원팀장은 27일 방대본 브리핑에서 "재택환자는 의사의 처방을 받고, 처방전이 약국에 공급되고, 공급된 약국에서는 보건소 지자체와 협의된 방식으로 재택환자에게 약이 배송되는 절차"로 공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망자 대폭 줄일 것으로 기대되지만... 낙관론은 금물
 
지난 23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본관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격리치료병동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본관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격리치료병동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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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대체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공급량이 부족하거나, 방역 상황에 따라 별다른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경계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절반 정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며 "물론 지속적으로 충분한 물량을 확보할 때만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정확하게 (효과를) 가늠하기는 어려우나, 병상 문제를 해결하고 사망자를 줄이는데 충분히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다만 고령자와 기저질환자에게 어떻게 선제적으로 처방을 하느냐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고위험군인 경증, 중등증 환자를 빠르게 진단하게 약을 쓸 수 있어야 한다. 이미 상태가 악화된 환자에게는 쓰지도 못한다"라며 "확진자가 증가하고, 의료체계가 이를 감당못해서 환자를 진단하는데 오래 걸린다면 효과가 없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먹는 치료제를 방역 완화의 수단처럼 생각하면서, 3만~4만명까지 확진자가 늘게 내버려두면 안 된다는 이야기다"라고 강조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사망자·위중증 환자) 절반 정도만 감소시켜도 의료 대응 체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유행을 최소화시키거나, 적어도 지금 수준의 유행에서 사용된다는 전제 하에 병상 가동률이 상당히 여유로워질 수 있다. 유행 상황이 커져, 너무 많은 위중증 환자가 발생하면 의료대응체계에 도움이 된다고 느끼는 부분이 크지 않을 수 있다"라고 밝혔다.

엄 교수는 "생산량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정부 발표보다는 도입량이 적을 수 있고, 추후 공급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라며 "독감에 쓰는 타미플루처럼 생산량이 많지 않고, 아무래도 임상데이터인 '88% 감소'보다는 효과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태그:#팍스로비드, #먹는 코로나 치료제, #코로나 치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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