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을 앞둔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200회 특집'으로 지난 4년간의 여정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22일 방송된 <골목식당> 199회에서는 그동안 방송에 출연했던 가게 중 다시 보고 싶은 화제의 사장님들을 찾아가 솔루션 이후의 후일담을 나누는 첫 번째 이야기가 그려졌다.

애틋한 사연의 모녀김밥집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 SBS

 
첫 방문한 가게는 애틋한 사연으로 화제가 되었던 모녀김밥집이었다. 다정한 케미가 돋보였던 최금순-길새봄 모녀 사장님은 사실 친엄마와 딸이 아니라 재혼 가정으로 맺어진 인연이었다. 새봄씨는 민감한 중학생 사춘기 시절 만난 새엄마의 진심에 마음의 문을 열었고, 이후 부모님이 이혼을 하게 되는 가슴아픈 상황에서 새봄씨는 놀랍게도 친아빠가 아니라 새엄마를 따라가겠다고 선택했다.

"한 번도 엄마 없는 삶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던 새봄씨와 "직접 낳지는 않았지만, 그냥 내 자식이다"라는 엄마 사장님의 담담한 고백은 계모와 재혼가정을 향한 세상의 삐딱한 선입견이 무색하게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골목식당> 출연 이후 모녀는 분식집에서 김밥 단일메뉴를 운영하는 가게로 변신했다. 하남 석바대 골목을 찾은 <골목식당> 제작진은 모녀김밥집이 여전히 맛과 서비스를 잘 유지하고 있는지 점검에 나섰다. 모녀김밥집의 1인당 구매한도는 2줄에서 6줄로 증가했고, 판매량 폭증으로 인터넷 예약까지 시행중이었고, 재료가 소진되면 오픈 후 2-3시간만인 낮 12시 전에도 조기 마감될 정도였다. 또한 손님이 늘어났는데도 기존 가격을 유지하며 초심을 지키고 있었다. 모녀김밥집을 이용한 손님들의 인터넷 후기 역시 "우리 나라 3대 김밥집보다 낫다"는 등 극찬 일색이었다.
 
MC들은 제작진이 구입해 온 모녀김밥을 시식했다. 백종원은 김밥의 단면을 확인하고 일정하고 얇은 밥의 두께를 확인한뒤 "실력이 많이 늘었다. 맛의 완성도도 예술이다"라며 극찬했다.

MC들은 약 4개월만에 모녀김밥집을 다시 방문했다. 모녀는 여전히 건강하고 다정한 모습으로 MC들을 맞이했다. 모녀김밥집은 주문이 폭증하면서 가게 전체를 주방으로 바꾸고 포장판매만 하고 있었고, 직원을 고용하여 손님 응대를 맡기고 모녀는 김밥을 만드는 데만 집중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사장님은 손님들의 극찬 후기를 듣고 뿌듯한 반응을 보이며 "김밥을 받았을 때 너무 작고 왜소하면 손님들이 실망할까봐. 방송빨이라는 이야기를 안들으려고 진짜 노력했다"고 고백했다. 새봄씨는 금새록이 선물한 능력자라는 글귀가 쓰여있는 모자를 아직도 착용중이었다. 백종원은 "이제는 진짜 김밥능력자가 됐다. 초심을 유지하는 것만도 대단한데 오히려 퀄리티가 더 높아져서 정말로 고맙다"고 평했다.
 
사장님은 "계속 연구하라는 백종원의 마지막 말을 기억하고 있었다. 지금도 더 좋은 맛을 위하여 고민중이다. 방송을 통해서 많은 혜택을 받은만큼 그것을 돌려줄 수 있는건 좀더 나은 음식을 만드는 것뿐이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한때는 친구의 결혼식 축의금을 낼 돈도 없을만큼 어려웠던 형편이었지만, 충실히 살아온 하루하루가 고스란히 음식에서 확인되면서 어느새 많은 손님들의 인정을 받게된 모녀의 진심은 시청자들에게도 큰 감동을 안겼다.
 
표절 파동 휩싸였던 포항 덮죽집

석바대 골목의 또다른 가게였던 춘천닭갈비집과 제주 고기국수집은 제작진들이 점검에 나섰다. 닭갈빗집은 아들 사장님의 게으르고 위생 개념이 없는 무책임한 행동 때문에 솔루션 당시 빌런으로 꼽혔다. 고기국수집은 담백한 맛을 선호하는 남편 사장님의 고집 때문에 메뉴의 방향성 문제로 고민이 많았던 가게였다. 두 가게 역시 다행히 손님들의 후기와 제작진의 점검에서 맛과 서비스 모두 초심을 유지하고 있다는 합격점을 받았다.

프랜차이즈 업체의 표절 파동으로 큰 논란에 휩싸였던 있었던 포항 덮죽집의 근황이 공개됐다. MC들은 포항 덮죽집 최민아 사장님과 영상통화로 이야기를 나눴다. 사장님은 고심 끝에 만든 덮죽 메뉴를 그대로 도용, 표절한 프랜차이즈 업체가 생겨나 먼저 상표를 출원하며 법적 싸움에 휘말렸다.
 
상황을 알게 된 백종원과 <골목식당> 제작진은 사장님을 도울 것을 약속했다. 백종원은 2020년 10월 변리사와 특허청을 직접 찾아가서 상담을 하며 덮죽집을 도울 방법을 모색했다. 사건이 뉴스에도 크게 보도가 되면서 화제가 되자 그해 12월 프랜차이즈 덮죽집이 상표 출원을 결국 취소했다. 백종원 측은 방송 다음날 상표를 출원한 A씨 측에 내용 증명을 보낸 상태였다.
 
덮죽집 사장님은 "특허청 심사 결과 출원 공고가 결정이 났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하지만 A측이 선출원을 주장하며 이의를 신청하며 소송이 진행중이라, 아직은 덮죽집 사장님이 '덮죽' 상표를 완전히 되찾지는 못한 상태임을 밝혔다. 그럼에도 사장님은 "덮죽을 가지고 갈 수 있다면 꼭 그러고 싶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백종원은 "방송과 상관없이 도울 수 있는 건 계속 돕겠다"고 약속했다.
 
MC들은 변리사와 통화하며 상황을 점검했다. 이창훈 변리사는 "포항 덮죽 사장님은 특허청의 심사를 통과했다. 상표권 정식 등록전 취득 공고 단계에서 A측이 이의를 신청한 것이다"이라고 설명했다. 백종원이 "희망적인 판결을 기대해도 되겠냐"고 질문하자, 이 변리사는 "A측 출원은 특허청에서 이미 거절했다. 그 상황만 봐도 누가 등록될지 예측가능하다. 다만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며 포항 덮죽집 사장이 상표를 찾을 수 있으리라 전망했다.

통화를 마치고 백종원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상표 출원은 무조건 하는 게 습관화돼야 한다. 이번에는 우리가 증빙도 하고 해서 뒤집힐 확률이 있는 거지. 보통 먼저 신청하면 자기 것이 돼 버린다"고 중요한 당부를 전했다.
 
상표와 특허권은 사장님들의 정당한 권리일 뿐 아니라, 소비자들이 유사상품에 속지않은 권리이기도 하다. 자신의 노력과 연구로 만들어낸 상품을 훔쳐가려는 악의적인 사람들로 인하여, 장사에만 전념해야할 시간에 1년 넘게 법정다툼을 이어가고있는 사장님의 사연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덮죽 사장님의 경우 개발 과정이 방송을 통하여 알려진 특수한 경우였고, 백종원과 방송사라는 든든한 지원을 등에 업고 여론의 도움을 받지았다면 한 개인으로서는 감당하기 벅찬 싸움이 될 수도 있었다.
 
다행히 이어진 점검에서는 포항 덮죽집 사장님의 씩씩한 근황이 공개됐다. 출연 당시 요식업 초보였던 사장님은 이제 어느덧 프로 장사꾼다운 여유와 능숙함이 묻어났다. 방송 이후 사장님을 응원하는 손님들의 격려 메시지와 편지도 많이 온다고.
 
사장님은 아버지의 퇴직금으로 동생들과 함께 시작한 가게에 대한 책임감을 드러내며 "제가 간절히 원했던 것은 동생들과 이 가게를 잘 운영하여 아버지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었다. 이런 날이 없었으면 어떻게 됐을까 생각하면서 매일 감사한 마음으로 행복해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이어 사장님은 "묵묵히 지켜온 그 길을 걷다보면 오시는 분들이 인정해주실 것이라고 믿는다"며 전국의 요식업 사장님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남겼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 SBS

 
청년 사장님들이 운영하던 창동 닭강정집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두 사장님은 여전히 닭강정집을 잘 운영하고 있었지만, 한 사장님이 최근 다리를 다쳐 수술을 받느라 입원중이라는 소식을 전해왔다.
 
MC들은 두번째 골목으로 상도동을 방문하여 닭떡볶이집 사장님을 만났다. 호불호가 갈렸던 닭떡볶이집 역시 솔루션 이후 음식 맛을 유지하고 있었다. 방송 당시 골목요정으로 활약했던 전MC 정인선과 깜짝 전화통화가 성사되며 닭떡볶이집 사장님과 반갑게 안부를 나누기도 했다.

주옥같은 화술로 화제가 되었던 김은희 닭떡볶이집 사장님은 <골목식당> 종영 소식에 아쉬워하며 "방송은 없어지지만 모든 자영업자들 마음속에 부활을 꿈꾸며 남아있을 것 같다"며 눈가가 촉촉해진 모습을 보였다.
 
한편 상도동의 또다른 가게였던 라면집의 후일담이 공개됐다. 하와이안 주먹밥집에서 솔루션을 거쳐 변경된 라면집은 손님들의 인터넷 후기에서 맛은 여전히 호평 일색이었다. 문제는 남자 사장님의 손님을 대하는 태도였다.

방송 당시에도 사장님의 무뚝뚝한 표정과 툭툭 던지는 말투는, 손님이 불쾌함을 느낄수 있는 응대 방식으로 논란이 된 바 있다. 안타깝게도 손님들의 반응은 여전히 남자 사장님의 태도가 개선되지 않았다는 것. 백종원은 "본인은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이 남에게는 무섭고 화나게 보이는 건데 그건 연습이 필요하다"며 아쉬워했다.

'골목식당' 유종의 미

2018년 1월 5일 첫 방송을 시작한 <골목식당>은 지난 4년간 대한민국 전국 각지의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하여 총 38개의 골목과 132개의 가게를 방문하여 솔루션을 진행했다. 2020년 12월 이후 정확히 1년 만에 방송 종영을 앞두고 <골목식당>은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최근 1년간 만난 사장님들을 대상으로 4개 골목을 선정해 마지막 점검에 나섰다. 

시간이 흘러도 방송 당시의 초심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오히려 더 성숙해지고 단단해진 사장님들의 성장은 보는 이들을 흐뭇하게 했다. 지난 4년간 <골목식당>이 달려온 여정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며 솔루션의 존재 의의를 증명했다.

그리고 이어진 예고편에서는 문제의 라면집을 방문한 MC들의 모습과, 또다른 화제의 가게들의 후일담을 예고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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