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예능 <집사부일체>가 '우먼파워 특집' 2탄으로 <골 때리는 그녀들>(아래 골때녀)과의 콜라보를 선보였다. 21일 오후 방송된 <집사부일체>에는 <골때녀>에 출연했던 이경실, 박선영, 사오리, 최여진, 양은지, 김병지, 최진철 등이 등장하여 프로그램의 뒷이야기와 축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출연 멤버들중 유일하게 시즌1을 끝으로 이미 하차한 상태였던 맏언니 이경실은 그 이유에 대하여 "다들 축구에 대한 열기가 대단한데 저는 열기가 없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처음에 예능인 줄 알고 시작했는데 하다보니 예능이 아니더라. 다들 죽기살기로 한다"며 특히 사오리를 가장 진지한 멤버로 콕 집기도 했다.
 
사오리는 <골때녀>에서 작은 체구에도 악바리같은 근성과 폭발적인 스피드로 에이스 역할을 담당하며 찬사를 받았다. 실제로 사오리는 "일주일에 매일같이 축구훈련을 한다"고 고백했다. 최여진 역시 "이영표 감독님이 바쁘셔서 제가 직접 코치를 구해서 훈련을 한다"고 밝힐 만큼 축구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골때녀>에는 다른 프로그램에 비하여 악플보다 유독 선플(착한 댓글)이 많다는 반응이 알려졌다. 박선영은 "진심으로 뛰어서 그런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고 이경실은 "요즘 분들이 원하는 경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선영 "축구 하면서 존재감 찾아"
 
 SBS 예능 <집사부일체>의 한 장면.

SBS 예능 <집사부일체>의 한 장면. ⓒ SBS

 
<골때녀>의 '절대자', '타노스'로 꼽히는 박선영은 체대 출신으로 육상과 농구 등을 섭렵했다고 밝히며 "운동을 남들보다 쉽게 배우는 편"이라고 인정했다. <골때녀>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지켜보며 김병지와 최진철도 박선영의 실력을 극찬했다. 이경실은 설특집 파일럿에서 박선영팀과 경기를 치른 후 조혜련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꿈에 박선영이 나타난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에피소드를 언급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박선영은 "본업이 연기자인데 골때녀 하면서 연예-예능쪽이 아니라 스포츠국이나 뉴스에서 인터뷰 요청이 온다"며 웃었다. 이어 "축구교실 감독님이 저를 반기면서, 어머님들이 주부전용 축구교실 개설 요청이 온다고 하더라"며 <골때녀>의 영향력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박선영은 자신의 자리를 위협할 경쟁자로 최여진을 지목했다. 압도적인 피지컬과 킥력으로 '진라탄(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최여진은 "남자들이 왜 축구-군대 이야기를 하는지 심정을 알 것 같더라. 축구가 주는 희열이란 여우주연상을 타도 이보다 좋을 것 같지 않다"며 돌연 눈물까지 흘리며 축구에 과몰입한 모습으로 놀라움을 자아냈다.
 
김병지는 "월드컵도 아닌데 출연자들이 막 울고불고 하더라"며 출연자들의 진심어린 축구사랑을 증언했다. 이어 "진짜 프로선수들도 100%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서는 경우는 드물다. 출연자들은 크고작은 부상이 있지만 참고 뛰는 것"이라며 열정만큼은 프로 선수급인 <골때녀> 멤버들을 극찬했다.

축구선수 이호의 아내이기도 한 양은지는 골키퍼를 맡으며 축구 초짜로서 겪어야 했던 수많은 실수들을 회상했다. 양은지는 골키퍼 출신인 김병지 감독에게 유독 많이 혼났던 일화를 고백하며, "감독님이 내 이름을 부르면 바로 알아들어야 하는데 '왜 불러?'라는 생각이 들더라"며 당황스러웠던 순간을 회상하여 폭소를 자아냈다.
 
그러면서도 "결정적인 슛을 막았을 때는 김병지 감독님 생각밖에 안 나더라"며 눈물까지 보이며 그동안 미운정 고운정이 쌓였음을 짐작케했다. 역시 <뭉쳐야찬다>(아래 뭉찬)에서 골키퍼로 활약중인 김동현은 양은지와 동병상련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동현은 "골키퍼가 바라는 건 큰 게 아니다. 작은 칭찬 한마디, 손길 한 번이면 된다"며 양은지 대신 울분을 토로하는 모습이 자연히 <뭉찬>에서 감독 안정환과 애증의 관계를 떠올리게 하며 박장대소를 자아냈다. 주변의 권유에 김병지는 "은지야, 넌 최고였어"라고 모처럼 칭찬을 해주고 두 사람은 포옹을 나누며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양은지는 축구에 진심인 또다른 이유에 대하여 "누군가의 엄마, 아내가 아닌 '양은지'라는 이름을 찾아서 너무 행복했고 힐링이 됐다"고 밝혔다. 박선영은 "축구를 하면서 자기의 존재감을 찾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잠시 잊고 있었던 '나'라는 존재를 되찾는 것은, 함께하는 동료들 사이에서 소속감이 주는 행복이었다.
 
"준결승 지고 3일 내내 울어"
 
 SBS 예능 <집사부일체>의 한 장면.

SBS 예능 <집사부일체>의 한 장면. ⓒ SBS

 
사오리는 국대패밀리와의 준결승에서 패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3일 내내 울었다. 남자친구와 헤어진 느낌이었다"고 밝히며 실제로 그동안 매일하던 축구를 3일간 못했고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다른 멤버들도 사오리의 심정에 깊이 공감하는 반응을 보였다. 최여진은 "탈락 이후 2주간 술을 퍼마셨다. 비가 오는 날에는 심장이 터지도록 뛰고 싶었다"고 밝히며 웃음을 자아냈다.
 
베테랑같은 포스와 달리 이제 축구경력 3개월차 라는 최여진은 "축구에는 단 한 번도 똑같은 공, 똑같은 상황이 없다. 시나리오가 정해지지 않은 않은 게임이라 모든 것이 다 새롭고, 뭔가 해냈을 때 오는 쾌감이 크다"며 축구의 매력을 설명했다.
 
<집사부일체>와 <골때녀> 멤버들은 각각 FC 역시나(김병지, 최여진, 양세형, 유수빈, 사오리)와 FC 진저리(최진철, 이승기, 김동현, 박선영, 양은지)로 나뉘어 혼성축구 대결을 펼쳤다. 역시나가 초반 30초 만에 터진 최여진의 선제골로 앞서나갔으나 9분에 이승기가 동점골을 넣으며 전반을 1-1로 마무리했다.
 
후반에는 최진철과 김병지가 모두 골키퍼 장갑을 꼈다. 역습에 나선 역시나는 후반 2분 김병지의 골킥을 사오리가 정확한 가슴트래핑으로 받은 뒤 단독 드리블에 이어 옛 감독이던 최진철과의 1대 1 상황에서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다시 리드를 잡았다. 김동현은 양세형의 슈팅을 몸으로 저지하다가 남자의 급소를 맞는 웃픈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전반에 한 차례 경고를 받았던 최여진은 후반 최진철의 유니폼을 붙잡았다가 두 번째 옐로카드를 받으며 2분간 퇴장당했다. 진저리가 수적 우위를 안은 가운데, 역시나 골키퍼 김병지가 볼을 패스하다가 넘어지는 실수를 범했고 그 틈에 쇄도하여 볼을 가로챈 이승기가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키며 승부는 다시 원점이 됐다.
 
역시나는 최여진이 다시 한 골을 추가하며 앞서나갔다. 양세형이 침대축구를 시전하며 시간을 끌려고하자 김동현이 암바를 걸어서 양세형을 단번에 일으켜세웠다. 종료 직전에는 진저리가 박선영의 패스에 이은 김동현의 만회골로 경기의 세 번째 동점을 이뤄냈다.
 
정규시간 내에 승부를 가리지 못한 양팀은 결국 골든골을 놓고 연장전에 돌입했다. 파상공세를 펼친 진저리는 이승기의 슈팅을 김병지가 각각 엉덩이와 얼굴로 두 번이나 선방했으나, 김동현의 세 번째 리바운드 슈팅이 끝내 골문을 가르며 4-3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멤버들은 웃으며 서로를 격려하는 모습으로 기분좋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SBS 예능 <집사부일체>의 한 장면.

SBS 예능 <집사부일체>의 한 장면. ⓒ SBS

 
여성 스포츠 예능 신드롬을 불러온 <골때녀>는, 여성 스트릿 댄서들의 이야기를 다룬 <스트릿 우먼 파이터>와 함께 올해 최고의 화제를 불러온 예능으로 꼽힌다. 두 작품의 공통점은 자신의 분야에 열정적이고 유능하면서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들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데 있다.

<집사부일체>는 3주에 걸친 우먼파워 특집을 통하여 <스우파>와 <골때녀>를 조명하며, 자기 확신에서 나오는 당당함, 진취적이고 긍정적인 삶의 태도, 여성들만의 끈끈한 의리와 팀워크로 요약되는 'K-언니'들이 사랑받는 이유를 보여줬다. 방송을 마치며 멤버들은 축구와 골때녀의 의미에 대하여 자신만의 정의를 내린 모습도 눈길을 끈다. 박선영은 "새로운 출발"이라고 규정하며 "운동을 원래 좋아했지만 축구라는 스포츠의 매력을 새롭게 깨달았다"고 밝혔다. 양은지는 "축구는 내 자신을 되찾게 해준 계기"라고 정의했다.

축구장은 그녀들에게 나를 나로서 숨쉬게하는 소중한 '해방의 공간'으로서의 의미를 선물했다. 축구의 매력에 흠뻑 빠져든 그녀들의 열정과 진정성에 시청자들도 함께 공감한 이유일 것이다.
집사부일체 골때녀 스우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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