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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만해도 절로 힐링이 되는 뉴질랜드 타우랑가의 하늘. 오염되지 않은 파란 하늘이 어떤 모습인지 알 수 있는 곳.
▲ 뉴질랜드 하늘 보기만해도 절로 힐링이 되는 뉴질랜드 타우랑가의 하늘. 오염되지 않은 파란 하늘이 어떤 모습인지 알 수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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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에서는 유치원비가 공짜다. 어떤 비자를 소지하든, 어떤 이유로 방문했든 무상으로 유치원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만 3세~5세, 한국 유치원생 5세~7세 나이에 해당된다. 주 20시간이라는 제한이 있지만 24시간, 30시간까지 무상 교육을 제공하는 곳도 늘고 있다.

한국 영어유치원 비용을 생각하면, 체류 비용을 감안해도 꽤 매력적이다. 어떤 이들은 뉴질랜드가 영어 교육을 비교적 저렴하고 쉽게 받을 수 있는 마지막 보루라고 말한다. 그것이 내가 뉴질랜드로 눈을 돌리게 된 첫 번째 이유다.

나는 타우랑가라는 해변도시에 6살 맞은 아들과 첫발을 내디디고, 평생 못해본 경험을 하며 하루하루를 다이나믹하게 채웠다. 혼자만 알고 있기 아까운 소소한듯, 어마머마한 일상이다. 자녀 영어 교육으로 고민하는 많은 부모와 이 경험을 나누려 한다. 

타우랑가의 상징인 마운트 망가누이. 해변을 따라 형성된 타우랑가 시내가 한 눈에 들여다보인다. 뉴질랜드인들도 많이 찾는 관광명소.
▲ 타우랑가 마운트 망가누이 타우랑가의 상징인 마운트 망가누이. 해변을 따라 형성된 타우랑가 시내가 한 눈에 들여다보인다. 뉴질랜드인들도 많이 찾는 관광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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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과 입버릇처럼 한 얘기가 있다. 아이가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외국 생활을 하며 영어 발음도 자연스레 익히고 다양한 인종, 문화를 접하게 하자고. 물론 우리는 둘 다 한국에서 20년 넘게 영어를 접했다. 하지만 아이에게는 영어를 주로 글로만 배우는 제한된 조건을 넘어서게 하고 싶었다. 막상 잠시나마 한국 생활의 모든 것을 멈추고, 남편을 기러기로 만들고, 친정과 시댁의 동의를 얻어 출국길에 오르기란 쉽지 않았다.

그런데도, 나는 이 여정을 강행했다. 미세먼지 10Mm 이하의 파란 하늘, 싱그러운 잔디 위에서 마냥 뛰놀며 성장하는 아이들, 그리고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유치원 무상교육. 태초의 자연과 조금 더 가까운 곳에서 아이에게 영어를 놀이처럼, 공기처럼 자연스럽게 만나게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천국이 있다면, 여기일까?

유치원에서 즐겁게 놀고 있는 아이들. 실내에 앉아 있는 시간보다 야외 놀이터에서 모래놀이, 공사현장놀이, 플레이도우 등을 하며 즐기는 시간이 많다.
▲ 유치원 놀이터 유치원에서 즐겁게 놀고 있는 아이들. 실내에 앉아 있는 시간보다 야외 놀이터에서 모래놀이, 공사현장놀이, 플레이도우 등을 하며 즐기는 시간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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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나라에 아무 연고도 없기에 현지 유학원을 통해 집 알아보는 것부터 유치원 선정, 공항픽업, 현지 정착 서비스까지 일괄 의뢰했다. 현지에 지내는 동안 비자 연장, 병원, 학교 인터뷰 등에 도움을 받을 수 있어 영어가 능숙하지 않은 사람도 어느 정도 아이들을 돌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뉴질랜드는 무비자로 입국해 3개월 관광 비자를 받고, 최대 6개월까지 연장 가능하니 일단 9개월까지는 걱정 없이 지낼 수 있다. 차후 부모가 어학원에 등록하면 아이는 함께 체류하며 교육받을 수 있고, 아이가 만 5세가 돼 학교에 가면 부모 중 한 명은 가디언 비자를 받아 체류 가능하다. 

타우랑가는 뉴질랜드 북섬에 위치한, 걸어서 또는 차로 몇 분 이내에 바다를 접할 수 있는 아름다운 해변 도시다. 10만 명 정도의 인구에, 남섬에 비해 비교적 지진과 쓰나미에서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다. 사진에서 보던 파란 하늘, 쏟아지는 별빛... 이 세상이 천국의 모형을 본떠 만들어졌다면 그 흔적이 이곳에 있는 것 같다.

맨발의 청춘. 타우랑가에서는 길에서 맨발로 다니는 아이들, 심지어 어른들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맨발의 청춘. 타우랑가에서는 길에서 맨발로 다니는 아이들, 심지어 어른들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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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5월 31일, 이 땅에 발을 내딛고 가장 충격이었던 모습! 많은 아이들과 심지어 일부 성인들도 맨발로 길거리를 다닌다는 것. 잔디밭 뿐 아니고 대형 쇼핑센터에서도 버젓이 맨발이다. '그만큼 덜 오염됐고, 자연 친화적이라는 것이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우리 아들도 정확히 두 달 뒤 신발을 벗기 시작했다. 맨발로 축구하는 곳! 어색하지만 정이 간다.

아들이 다닌 유치원은 한 주에 24시간까지 무상교육을 실시하는 곳이라 아침 9시부터 낮 3시까지 주 4일을 맡기면 무료, 나는 주 5일 맡겼기 때문에 주당 40불을 지불했다. 환율을 800원으로 보면 주당 32,000원 정도다. 한국처럼 교실에 앉아 수업을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대부분의 시간을 모래밭, 미니 공사장, 놀이기구 등이 갖춰진 놀이터에서 뛰놀고, 근처 바닷가도 가고, 구급차, 재활용 관계자들이 와서 현장 교육도 시킨다.

어찌 보면 너무 놀기만 하나 싶지만 노는 와중에 영어는 빛의 속도로 는다. 주구장창 의자에 앉아서 시키는 교육과는 정확히 반대다. 보통 아이 4~5명당 한 명의 교사가 배치돼 촘촘하게 아이를 돌보며, 아이의 특성과 가능성을 정확히 파악해 수시로 얘기해준다.

키즈카페에는 눈길이 안 간다

뉴질랜드 유치원 풍경. 교사와 아이들이 둘러앉아 책 읽고, 노래하고 있다. 보통 4~5명당 1명의 교사가 배치돼 아이들을 촘촘하게 돌본다
▲ 뉴질랜드 유치원 뉴질랜드 유치원 풍경. 교사와 아이들이 둘러앉아 책 읽고, 노래하고 있다. 보통 4~5명당 1명의 교사가 배치돼 아이들을 촘촘하게 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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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물론 어느 곳이나 다름에 대한 어색함은 있을 것이다. 아이는 혼자 한국인이었고, 동양인이었지만 전혀 기죽지 않았다. 물론 교사와 친구들 모두 개의치 않고 아들을 대했다. '우리 아이가 영어도 못하고, 좀 다른 아이니 특별하게 대해 줬으면' 하는 생각은 이곳에서 잘 통하지 않는 것 같다.

특별대우는 덜하다. 아이의 특성에 맞추려는 노력이 더 강하다. 그만큼 엄마들 눈치도 잘 안 보는 것 같다. 엄마들이 아이를 데리러 와도 엄마들은 잘 안 본다. 아이들에게 집중하는 모습이 느껴진다. 유치원은 오픈돼 있어서 언제든 엄마들이 와서 볼 수 있고, 놀이터도 훤히 들여다보인다. 

처음 이곳에 오면 적응하느라 3개월은 엄마와 아이가 함께 울고, 6개월은 아이 혼자 울고, 일 년 정도 지나면 아이가 이곳을 떠나기 싫어 운다는 말이 있다. 어릴수록 언어와 다름에 대한 문제는 상당히 빠른 속도로 해결되는 것 같다. 아이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우리 아이는 심지어 유치원 견학 당일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놀더니 다음 날부터 내게 하루 6시간씩의 자유시간을 선사했다.

아이들의 천국이라 일컬어지는 뉴질랜드. 파란 하늘, 초록의 잔디를 배경으로 즐겁게 뛰노는 아이들
 아이들의 천국이라 일컬어지는 뉴질랜드. 파란 하늘, 초록의 잔디를 배경으로 즐겁게 뛰노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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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천국이라 일컬어지는 이 곳... 놀면서 배운다는 말을 실감케 하는 곳. 키즈카페는 눈길이 안 갈 정도로 풍부한 자연 놀이터. 초록의 자연, 눈부신 바다에 육아에 지친 엄마도 자연스레 힐링 되는 곳. 처음엔 아이의 교육에만 초점을 맞췄다 어느새 어른 놀 거리로 인해 공사다망해진 엄마... 뉴질랜드의 매력에 빠져 내일이 더욱 기대되는 모자의 이야기는 다음 시간 '유치원 끝나면 뭐 하고 놀까?' 편에서 계속된다.

멀리 마운트 망가누이가 보이는 파파모아 비치의 석양. 때론 분홍빛으로, 때론 주황빛으로 내려앉는다. 꽃게를 잡는 부자 모습 포착
▲ 저녁바다 멀리 마운트 망가누이가 보이는 파파모아 비치의 석양. 때론 분홍빛으로, 때론 주황빛으로 내려앉는다. 꽃게를 잡는 부자 모습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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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뉴질랜드 유치원, 초등학교 유학 이야기, 엄마들의 유학 생활 즐기기를 4회에 걸쳐 연재할 예정입니다.



태그:#뉴질랜드, #타우랑가, #유치원, #조기유학, #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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