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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류석춘 혁신위원장이 혁신위원들과 함께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전 대통령과 친박 핵심인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자진 탈당을 권유해야 한다고 밝혔다.
▲ 한국당 혁신위 "박근혜 탈당 권유... 서청원 최경환도 나가라" 자유한국당 류석춘 혁신위원장이 혁신위원들과 함께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전 대통령과 친박 핵심인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자진 탈당을 권유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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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가 13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당을 나가줄 것을 권했다. 박 전 대통령이 이를 거부할 경우 당헌 당규에 따라 '자동 제명'된다. 지난 1997년 12월 10일 한나라당(자유한국당의 전신)에 입당, 약 20년 동안 당의 '심벌' 역할을 한 박 전 대통령이 당으로부터 팽 당할 신세가 된 것이다.

류석춘 혁신위원장은 이날 오전 당사에서 제3차 혁신안을 발표하며 "2016년 4월 총선 공천 실패부터 2017년 5월 대선 패배에 이르기까지 국정 운영 실패와 정치적 책임을 물어 박 전 대통령에게 자진 탈당을 권유해야 한다"면서 "만약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당헌 당규에 따른 출당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 위원장은 그러면서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강조했다. 출당 조치라는 최고 수준의 징계를 내리는 것과 별개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의를 지켜달라는 모순적 요구였다. 그는 "동시에 전직 대통령으로서 받아야 할 최소한의 예우는 물론, 자연인으로서 인권침해 없이 공정한 재판을 받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특히 이 예우를 당뿐만 아닌 '나라 전체'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 위원장은 브리핑 직후 예우의 구체적 범위를 묻는 질문에 "당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가, 국민 전체가 해야 한다"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상식적인 선에서 판단해 달라"고 말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 발언에 대해 "류 위원장 개인의 생각"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혁신안 발표 후 기자들과의 티타임 자리에서 '나라 전체가 예우해야 한다'는 류 위원장의 말을 전해 듣고 "나라 전체가 예우해야 한다고?"라고 되 물으며 혁신안을 다시 살펴봤다. 그는 이어 "류 위원장에게 물어봐라. 내가 답할 성격이 아니다"라며 답변을 피했다.

'대표 친박' 2인 징계 예고에 벌써부터 잡음

자유한국당 류석춘 혁신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 굳은 표정으로 입장하고 있다. 이날 자유한국당 혁신위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친박 핵심인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자진 탈당을 권유해야 한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류석춘 혁신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 굳은 표정으로 입장하고 있다. 이날 자유한국당 혁신위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친박 핵심인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자진 탈당을 권유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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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위는 특히 서청원·최경환 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며 이들에게도 박 전 대통령과 똑같은 자진 탈당 권유 처분을 내렸다. 서청원·최경환 의원은 지난 1월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 지도부 체제에서 당원권 3년 정지라는 중징계를 이미 받은 바 있다. 일각에서는 처분 받은 사람을 같은 문제로 다시 처벌할 수 없다는 '일사부재리' 원칙을 들어 옳지 않다는 비판도 나왔다. 다만, 당시 당원권 정지 1년 처분을 받은 윤상현 의원은 이날 명단에는 오르지 않았다.

류 위원장은 "자유한국당은 계파 전횡에서 비롯된 국정 실패의 책임이 가장 무거운 서청원 최경환 의원에 대해서도 자진 탈당을 권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 논란에 대해서는 "우리는 정치적 판단을 한 것이고 집행은 당해서 할 것"이라면서 "일사부재리 여부를 우리가 따질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2차 징계'의 여파는 당내 갈등 증폭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당헌 당규 상 현직 의원을 제명할 경우 의원총회를 열어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집행 당사자인 최고위원회의 판단이 주목될 수밖에 없다.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의 반발도 무시하기 힘들다. 이미 친박계 김태흠 의원이 같은 날 오전 최고위원회-재선 의원 연석회의에서 출당 조치 여부를 두고 홍 대표와 고성 섞인 설전을 나눈 바 있다.

김 의원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대여 투쟁을 하며 하나로 가는 시점에 혁신위에서 박 전 대통령과 다른 의원들의 탈당 권유를 발표한다고 해서 일단 중지를 시키고 시기와 절차를 다시 논의하자는 제안을 했다"면서 "제안 도중 서로 언성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홍 대표는 이에 "왜 나한테 그러나? 왜?"라고 맞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승민 "선거 때는 박 전 대통령 팔았으면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정우택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재선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정우택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재선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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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대표 또한 '출당 혁신안'을 둘러싼 내홍 촉발 가능성을 우려해 "박 전 대통령의 1심 판결 전후로 고민하겠다"며 집행 시기를 오는 10월 중순으로 유예했다. 그는 "(징계를 권고 받은) 3명에 대한 논의는 10월 중순으로 하는 게 좋겠다는 당내 친박 의원님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결정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홍 대표는 "당이 조금 어렵게 가고 있다"면서 "나도 대여 투쟁 과정에서 당내 일부 불만으로 대열이 흐트러질 수 있으니 시간을 좀 뒀으면 했는데 오늘 부득이하게 발표를 했다"며 난처한 기색을 드러냈다. 

한편, 이날 혁신안에는 바른정당 의원들을 향한 '손짓'도 포함됐다. 류 위원장은 "탈당 의원들이 복당을 원하는 경우 문재인 정권을 상대로 한 체제 수호는 물론 신 보수 노선 강화를 위해 통렬한 반성을 전제로 대승적 차원에서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혜훈 대표의 불미스런 퇴진으로 혼란에 휩싸인 바른정당에 유화적 제스처를 통한 '통합' 사인을 보낸 것이다.

하지만 차기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같은 날 오전 취재진에 한국당의 '출당 혁신안' 소식을 전해 듣고 "쇼 하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유 의원은 "선거 때 박 전 대통령을 팔아 선거를 하고는 선거 끝나고 출당 결의하는 그 사람들, 이상하다"라면서 "이해가 안 된다. 친박 청산도 마찬가지고 쇼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태그:#박근혜, #자유한국당, #유승민, #홍준표, #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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