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 화동대학교 이애리 교수 특강 포스터

중국 상하이 화동대학교 이애리 교수 특강 포스터 ⓒ 화동대학교


호텔·파티 디렉터 이애리 교수가 중국 대학생들을 만났다. 이애리 교수는 신동엽, 전도연, 한채영, 권상우, 이루마, 엄지원, 린 등 많은 유명 연예인들의 웨딩 디렉터로 활동했으며 신라호텔과 하얏트를 거쳐 현재 중부대학교 호텔경영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유명인들의 결혼식을 유치하며 호텔업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렸던 이애리 교수가 5월 21일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화동사범대학교에서 웨딩 특강 초청을 받았다. 사범대로 중국에서 상위권에 랭크돼 있는 학교에서 특강을 한 이애리 교수는 중국 웨딩산업의 잠재력과 가능성도 엿보았다.  

중국, 결혼식에 들이는 돈 3년간 100배 올라

- 화동사범대학교에서 특강을 마치고 왔다. 중국 학생들은 어느 웨딩에 가장 관심이 많았나?
"벌써부터 배용준의 결혼소식 때문에 그의 웨딩에 굉장히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에 앞서 이효리의 셀프 웨딩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두 사람 모두 한류스타라서 기본적으로 관심이 높았던 것 같다. 그 외에는 엄지원의 야외 웨딩을 가장 높이 평가했다. 학생들이 '너무 따뜻하고 행복해 보인다'라고 찬사를 보냈다. 엄지원의 웨딩 사진을 보고 한국말로 '행복해요'라고 해서 놀랐다. 중국 사람들이 신뢰, 우정 등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이 결혼식에서 그런 감성을 느낀 것 같다."

- 중국의 웨딩 산업은 어떠한가?
"중국 사람들이 웨딩에 사용하는 금액이 최근 3년간 100배 정도가 올랐다고 한다. 아직은 선진화된 웨딩 문화는 아닌데, 경제적으로나 여러 가지 면에서 진일보하면서 웨딩 산업 등도 엄청나게 발전을 할 것으로 보인다."

- 학생들은 주로 어떤 질문을 하는지?
"제가 해외를 다니며 유명 파티 디렉터와 협업한 사진들을 보여줬을 때, 학생들이 '외국에 가서 앞선 것들을 보셨다면 그것들을 한국에 토착화하기 위해 접목하는 사례는 어떤 게 있는지 알려 달라'는 질문이었다. 보통은 연예인들도 1부에는 현대적인 웨딩드레스를, 2부에서는 전통 한복을 입고 진행을 하는 경우가 있고, 아예 한복을 입지 않겠다는 분들도 많다. 근데 중국 학생들은 외국의 선진화된 것들을 잘 융합해서 자신의 문화도 살리고, 글로벌화도 이끄는 그 모두를 고민하고 있었다. 그 부분에서 너무 놀랐다."

"K팝처럼 K패션도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다는 걸 보여주려"

 화동대학교 학생들이 호평한 엄지원 웨딩 현장.

화동대학교 학생들이 호평한 엄지원 웨딩 현장. ⓒ 핑크스푼


- 우리나라는 언제부터인가 한복에 대해서는 관심이 멀어지고, 한복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좋아하는 어르신들 정도만이 한복을 이어 가려고 하는데, 웨딩업계에서는 서구적인 것과 전통의 융합에 대해서 관심이 좀 있는 분위기인가?
"중국 학생들은 한국의 문화가 굉장히 우수하고 자기 나라만큼 찬란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걸 어떻게 웨딩이나 파티와 접목하는지 예를 보고 싶어 했다. 사실 한복의 우수성은 알지만 그걸 웨딩문화에 접목시켜 현대적으로도 뒤처지지 않게  잘 전승해야 하는 부분에서 웨딩플래너로서 많이 고민을 못 했던 것 같다. 최근에서야 저도 그 부분에 문제의식을 갖고 금단제한복과 'K패션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 'K패션 운동'은 어떤 건가?
"K팝이 있듯이 K패션, 바로 우리 전통 한복도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있으니 젊은이들에게 가깝게 다가갈 수 있게 문화운동을 하는 것이다. 한복은 무조건 명절이나 결혼식 때 한 번은 입어야 한다고 강요하는 게 아니라 젊은이들, 오피니언 리더들, 외국인들에게 입혀보고 반응도 얻으면서 전통과 현대, 전통과 세계의 융합을 일으키는 거다."

- 중국의 웨딩업계를 돌아보며 한국 웨딩디렉터들의 진출 등도 고민을 했을 법 하다.
"현재까지는 대만과 홍콩에서 대륙의 웨딩사업도 대부분 장악을 하고 있는 분위기다. 그렇지만 중국사람들도 한국의 유명 연예인들의 웨딩을 보면서 한국 웨딩의 우아함과 고급스러움, 우수성을 알고 있었다. 그런 면에서 한국 웨딩플래너의 중국 진출은 도전해 볼 만한 일일 것 같다. 그런데 어학, 웨딩과 관련된 인프라 구축이 먼저 돼 있어야 하니까 그 부분을 다져놓는다면 중국 웨딩시장은 무궁무진할 것 같다.

또한 한국의 웨딩·파티 문화에 대한 동경이 있어서 이점은 있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전통에 접목하는 것을 더 가치 있게 보고 있어서 그 부분에 대해서도 중국인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연구가 먼저 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웨딩산업의 한류도 더 단단하게 뿌리내리며 오래 살아남을 수 있을 듯하다."

 화동대학교에서 특강하는 이애리 교수

화동대학교에서 특강하는 이애리 교수 ⓒ 이애리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중국 상하이의 일류 호텔을 가보면 많은 직원들이 중국의 전통옷을 유니폼으로 입고 있고 현대적으로 실용화된 디자인들이 많아서 일하는데도 불편함 없이 움직이면서 중국적인 느낌을 살려내고 있다. 근데 우리나라는 유명 호텔이나 랜드마크 격인 명소,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장소인데도 우리 문화, 우리 전통옷을 잘 볼 수 없는 것이 많이 안타깝다. 우리나라 호텔업계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상징적인 회사를 운영하는 리더들이 이런 한국적 문화에 대한 의식이 있다면 좋겠다.

결국 앞으로는 문화가 이 시대를 지배하지 않을까. 끝까지 살아 남을 수 있는 우리의 문화를 지금부터 지키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의식이 있다면 후세들이 우리의 중심과 근본에 대한 자긍심도 함께 지켜갈 수 있을 것 같다. 결국에는 우리 후세들이 세계 어디에 가 있어도, 그 뿌리와 중심을 잃지 않도록 어른들이 그 문화를 지켜줘야 한다."

○ 편집ㅣ이현진 기자


이애리 교수 중부대학교 웨딩디렉터 엄지원 한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