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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세의 침략에 대항해 항거하는 조선의 모습을 역할극으로 표현한 2모둠 학생들
 외세의 침략에 대항해 항거하는 조선의 모습을 역할극으로 표현한 2모둠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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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여수남초등학교 5학년 1반에서는 독서 토론에 대한 시범수업이 진행됐다. 광양제철남초등학교 고종환 교사의 주도로 실시된 이날 학습주제는 '외세의 침략과 조선의 대항'이었다. 고종환 교사는 전남 독서토론 선도교사(2011년)이며 현재 글로벌 독서토론 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다.

이날 학습목표는 ▲병인양요와 신미양요의 원인과 결과를 알 수 있다 ▲ 흥선대원군의 통상금지 정책에 대하여 근거를 들어 토론할 수 있다 ▲조선후기의 시대적 상황과 그 당시의 사회적 갈등에 관심을 갖는다 등이었다.

학생들이 발표한 내용을 기록하며 열강하는 고종환 교사
 학생들이 발표한 내용을 기록하며 열강하는 고종환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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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공부해 온 것을 열심히 발표한 박성영 학생이 수업주제인 '외세의 침략과 조선의 대항' 수업을 듣고 난 소감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박군은 "그림을 한 마디로 설명하면 흥선대원군이 천주교신자들의 목을 매달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공부해 온 것을 열심히 발표한 박성영 학생이 수업주제인 '외세의 침략과 조선의 대항' 수업을 듣고 난 소감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박군은 "그림을 한 마디로 설명하면 흥선대원군이 천주교신자들의 목을 매달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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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학년 학생들이 이 수업의 목표를 찾고 올바른 결과에 다다를지 궁금해 하고 있는데, 학생들은 긴장도 하지 않고 교사의 질문에 척척 대답하며 칠판에 자신의 생각을 그리기까지 했다. 시범수업이니까 담임교사와 학생들이 사전에 역할을 분담해서 시범수업을 할 수 있지만, 고종환 교사는 멀리서 초빙된 교사로 학생들과는 처음 본 사이다.

각 모둠은 자신들이 조사해온 자료를 바탕으로 토론을 하거나 그림을 그리며 내린 결론을 발표했다.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을 발표할 때마다 "아! 그렇군요"라고 하며 공감을 표시해준다.

마지막 정리할 시간이 다가왔다. 고종환 교사는 "조선후기에는 외세에 의한 강압으로 통상을 허용했다"며 학생들이 조사해 온 내용을 발표하도록 했다.  4~5명으로 구성된  각 모둠은 통상허용과 통상금지의 장단점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의 수준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분석과 찬반 논란이 있었다.

외세의 침략은 한 마디로 통상을 하기위한 줄다리기였다는  역할극을 하는 5모둠 어린이들
 외세의 침략은 한 마디로 통상을 하기위한 줄다리기였다는 역할극을 하는 5모둠 어린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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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을 함부로 개방하면 우리나라 산업이 다 죽어버리니 조심해야 한다."
"선진외국 문물을 받아들여 우리나라를 발전시켜야 한다."

학생들의 발표를 들으며 감탄하고 있는 사이 고종환 교사가 학생들의 발표를 종합해 마지막 정리를 한다. 수업이 끝나고 강평회가 열렸다. 고종환 교사가 자신이 의도했던 수업 방향에 대해 입을 열었다.

"놀이, 창의, 인성 강조, 이것이 독서토론이지만 제 목표는 창의인성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창의는 새로운 것을 창출할 수 있는 자기만의 이야기를 만드는 것입니다. 시대가 필요로 하는 것은 기존에 있는 것을 넘어선 것이라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혼자 잘하면 잘하는 것이었는데 지금은 함께하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능력 있고 성실한 것이 중시됐지만 지금은 함께 어울리는 인성을 중시합니다. 요즘에는 즐길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해서 놀이를 넣었습니다.

어떤 자리든 놀이가 될 수도 있고, 일이 될 수도 있는데 그 차이는 자발성, 주도성입니다. 수업이 놀이가 된 수업일수도 있고, 일이 된 수업일 수도 있어서 놀이가 된 수업이 되도록 노력합니다. 아이들이 내 이야기가 나오고 주도하고 있다면 행복을 느끼고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됩니다."

시범수업이 끝나고 가진 강평 및 토론시간. 고종환 교사가 자신의 독서토론 수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시범수업이 끝나고 가진 강평 및 토론시간. 고종환 교사가 자신의 독서토론 수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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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의 질의 응답을 듣고 있던 5학년 1반 담임 최얼 교사가 입을 열었다.

"토론문화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일상적인 생활에 반영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토론에서 결정된 것이 실행이 되었을 때, 자발성이 이끌어 나올 수 있습니다. 모둠 활동이 안 되는 모둠이 남아서 이야기를 해보았어요. 이야기를 나눠보니, '귀찮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최 교사의 이야기는 학생들의 토론과 합의결과가 현장에서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 고종환 교사는 "학생들에게 어쩔 수 없는 상황을 솔직히 터놓고 이해시켜야 한다"고 답변했다.

변화하는 수업을 위해서는 '선생님의 사명감이 필요하다, 선생님들의 가치관과 철학을 그대로 행하되, 시대변화에 따라 방식을 약간 변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시대의 변화에 내가 해볼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를 시도해보라'는 조언이 나왔다.

이날의 수업은 놀이를 통한 타인과의 관계망 속에서 창의적인 학생을 길러낼 수 있는 훌륭한 모델이었다.

덧붙이는 글 | 전남교육소식지와 여수넷통에도 송고합니다



태그:#독서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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