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단성사에서 개봉했던 영화 <대부>의 신문 광고.

1973년 단성사에서 개봉했던 영화 <대부>의 신문 광고. ⓒ 파라마운트


<오마이스타>는 스타는 물론 예능, 드라마 등 각종 프로그램에 대한 리뷰, 주장, 반론 그리고 인터뷰 등 시민기자들의 취재 기사까지도 폭넓게 싣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노크'하세요. <오마이스타>는 시민기자들에게 항상 활짝 열려 있습니다. 편집자 말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았다. 올해는 주말과 합쳐 5일간의 황금 연휴를 만끽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여가생활을 즐기려고 계획 중인 이들이 많다.

지금이야 멀티플렉스로 대표되는 대규모 복합 상영관이 주변에 흔하기 때문에 영화 관람이 거의 일상화되었지만, 극장 수가 많지 않았던 과거에는 추석이 영화계에서도 대목이었다. 극장 수도 많지 않은 데다가 단관 상영, 제한된 개봉작 수 등으로 인해 가족들이 한데 모이는 명절은 특수를 노리는 여러 영화들의 경쟁으로 뜨거웠다. 

덕분에 연중행사 마냥 영화를 보러가던 부모님 세대에겐 아련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작품들이 이 무렵 개봉된 경우가 많았다. 과거 추석 땐 어떤 영화들이 한국 관객들을 사로잡았을까.

40년 전 추석 (1973년 9월 11일)
[당시 물가 정보]
- 개봉관 입장료 300~670원 (암표상 가격 1000~2000원)
- 시내버스요금 입석 20원, 좌석 30원/택시 기본요금 100원/주택복권 가격 100원

<정무문> (당시 개봉관 : 피카디리)
"예고편을 통해 10만 팬을 열광케한 문제작!"
홍콩을 대표하는 원조 액션 스타 이소룡의 대표작 중 하나로(미국 개봉명 : Fist Of Fury), 최근 개봉 40주년을 맞아 국내에서 재개봉된 바 있다. 지금도 회자되는 '1대100 대결' 장면은 이소룡 최고의 액션신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대부> (단성사)
"우리 생애 이런 영화는 다시 볼수 없다!"
마리오 푸조 원작,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대표작이자 제45회 아카데미 3개 부문(작품상, 각본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걸작 영화. 당시 입장료가 670원으로 가장 비쌌다.

<썸머타임킬러> (허리우드)
"아직도 매진, 연일 청춘만당"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1960년대말 청춘의 아이콘으로 등극한 올리비아 핫세, 크리스 밋첨 주연의 범죄 영화. 해외에선 큰 인기를 얻지 못했지만 국내에선 삽입곡 'Run and Run(런앤런)'과 더불어 큰 인기를 모았었다. 

<14인의 여걸> (대한극장/세기극장)
"쇼 부라더스 희대의 무협 초스펙타클!"
1970년대 홍콩 액션 영화의 산실, 쇼브러더즈 영화사의 대표작 중 하나. 중국 송나라를 배경으로 양씨 가문의 여인들이 죽은 남편들을 대신해 병사들을 이끌고 반란군을 소탕하는 내용의 주된 줄거리로 삼았다. 

<흑권> (스카라)
"이소룡의 스승(무술사범) 이준구의 주연영화 마침내 공개!"
재미 미술사범 이준구를 주연으로 제작한 한국-홍콩 합작 영화. 일제 시대를 배경으로 일본군을 소탕하는 독립 투사 이진동의 활약을 영상에 담았다.  

<이별> (국도극장)
"이 영화는 빠리에서 시작하여 빠리에서 끝난 한국영화다!"
고 신상옥 감독의 대표작 중 하나로 신성일, 김지미, 오수미가 주연을 맡은 멜로영화다.  당시로선 파격적인 프랑스 파리 로케이션으로 화제를 모았었다고. 고 길옥윤이 작곡하고 패티김이 부른 동명의 주제곡은 지금까지도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애청되고 있다, (후일 제작된 속편에선 패티김이 주연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30년 전 추석 (1983년 9월 21일)
[당시 물가 정보]
- 개봉관 입장료 : 2000~2500원
- 시내버스 요금 110원/지하철 2호선 기본 요금 180원/라면 150~200원

 1983년 개봉한 영화 <투씨>와 <플래시 댄스>의 신문 광고.

1983년 개봉한 영화 <투씨>와 <플래시 댄스>의 신문 광고. ⓒ 콜롬비아, 폴리그램


<투씨> (명보)
"55회 아카데미상 10개부문 노미네이트"
거장 시드니 폴락 감독의 걸작 코미디 영화로 더스틴 호프만의 여장 연기가 큰 화제를 모았다. 아카데미 10개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아쉽게도 여우조연상(제시카 랭) 단 한개 부문 수상에 그쳤다. 데이브 그루신이 작곡하고 스티븐 비숍이 부른 주제곡 'It Might Be You(잇 마잇 비 유)'는 당시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얻은 바 있다.

<플래시댄스> (대한극장)
"새롭다. 더 새롭다. 뜨겁다. 더 뜨겁다"
<풋루즈> <더티 댄싱> 등과 더불어 1980년대 댄스 영화의 붐을 주도했던 히트작. 무명의 예일대 출신 여배우 제니퍼 빌스를 스타덤에 올려놨고 프로듀서 제리 브룩하이머의 시작을 알리기도 한 영화였다. 특히 아이린 카라가 부른 동명의 주제곡 역시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었고 1984년 아카데미상 주제가상을 차지했다.

<브레드레스> (서울극장)
"이 얼굴 하나 믿고 3개월째 40만의 여성관객이 줄을 섰습니다...불같이 뜨거운 사랑 영화!"
1980년대 초반 섹시 스타로 인기를 얻었던 리차드 기어의 대표작 중 하나로 프랑스 감독 장 뤽 고다르의 1960년작 <네 멋대로 해라>를 리메이크했다. 작품성은 원작에 미치지 못했지만 이 무렵 <아메리칸 지골로> <사관과 신사> 등으로 정상의 인기를 누리던 리차드 기어의 매력을 가득 담아낸 영화이기도 하다.

<외출> (피카디리)
"나는 다시 결혼할 수도 있다", "이 가을에 불현듯 찾아온 당신의 사랑 유혹!"
40대 중년 여성의 사랑, 갈등을 소재로 제작된 멜로 영화. 1960~70년대 인기 스타 김지미, 김보애의 10년 만의 컴백 작품으로 관심을 모았고 특히 김지미는 그 무렵 결별한 나훈아와의 극장가 맞대결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3일낮, 3일밤> (국도극장)
"축! 지하철 2호선 개통 기념프로"
이원세 감독, 나훈아, 윤소정, 장미희 주연. 단 한번의 실수로 가정 파탄을 맞이한 한 남성의 이야기를 다룬 멜로 영화로 미국 뉴욕 올 로케이션 촬영으로 그 무렵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밖에 <벤허> <챔프> <국회프락치> <굿바이 마이 다링> 등의 영화들이 1983년 추석 국내 극장가를 장식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기자의 개인블로그(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추석 정무문 영화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