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홍보부 이영재 사진팀장. 그는 5년여 간 MBC 사진팀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MBC 홍보부 이영재 사진팀장. 그는 5년여 간 MBC 사진팀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 이영재


단순히 사진만 찍는 곳이 아니다. MBC 홍보부 소속 사진팀은 제작발표회·기자간담회 등 각종 사진을 찍는 것은 물론, 드라마 포스터에 사용할 사진까지 만들어내는 집단이다. 드라마를 상징하는 한 장의 사진이 완성될 때까지, 이들은 편성 전부터 기획회의를 거듭하며 촬영 준비에 들어간다. 쉬운 이해를 위해서는 패션 잡지의 화보를 촬영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러한 작업을 내부에서 하는 방송사는 MBC가 유일하다.

5년여 간 사진팀을 이끌고 있는 이영재 사진팀장은 "기존의 포스터는 드라마 스틸사진 중 한 장을 골라 글을 입혀낸 것이지만, 요즘 드라마 포스터는 기획촬영을 통해 드라마를 한 번에 보여줄 수 있는 이미지를 만들어낸다"며 "홍보실 소속의 팀이라고 하면 작은 팀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것저것 겪어낸 MBC 사진팀은 천하무적"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연말을 맞아 이영재 팀장이 엄선한 2012년 MBC 드라마 포스터 베스트 3을 공개한다.

<보고싶다> : 윤은혜·유승호, 이렇게 잘 해도 되는 거야?

 MBC <보고싶다> 유승호

MBC <보고싶다> 유승호 ⓒ MBC


 MBC <보고싶다> 아역버전 포스터

MBC <보고싶다> 아역버전 포스터 ⓒ MBC


<보고싶다>는 특이하게 아역 버전 포스터와 성인 버전 포스터까지, 총 3가지로 만들어졌다. 처음 성인 역할의 캐스팅이 난항을 겪으면서 낸 대책이기도 했지만, 시놉시스 상에서 아역이 커다란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이영재 팀장은 "어느 날 이재동 감독이 '신경 좀 써 달라'며 시놉시스를 주는데, 읽다가 너무 재밌어서 끝까지 봤다"며 "아역들이 촬영 중인 전주에 가서 '충분히 (사진을 촬영할) 시간을 주고, 살수차를 불러서 비를 흠뻑 맞게 했으면 좋겠다'고 주문한 결과 나온 사진"이라고 설명했다.

성인 버전을 촬영하면서는 유승호와 윤은혜가 인상을 남겼다. 이영재 팀장은 "유승호에게서 남자다운 모습을 보고 싶었다"며 "빗물이 흐르는 유리창을 치면서 눈물을 흘리라고 주문했는데, 정말 '눈물!'하고 외치자마자 박력 있게 창문을 치며 눈물을 흘리는 게 느낌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윤은혜를 두고는 "대개 처음에는 촬영하는 사람들의 디렉션대로 느낌을 잡는데, 윤은혜는 자신만의 해석을 들고 와서 의견을 제시하더라"며 "'미리 캐릭터에 대해 공부를 많이 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골든타임> : 디자인으로 모든 것을 말했던 작업

 MBC 월화드라마 <골든타임> 포스터

MBC 월화드라마 <골든타임> 포스터 ⓒ MBC


 배우 이성민이 연기한 MBC <골든타임> 최인혁 이미지컷

배우 이성민이 연기한 MBC <골든타임> 최인혁 이미지컷 ⓒ MBC


<골든타임>은 총 5종의 포스터가 제작됐다. 이중 이영재 팀장의 기억에 남는 것은 이민우(이선균 분)와 강재인(황정음 분)이 환자를 이송하고, 그 뒤를 쫓는 최인혁(이성민 분)과 신은아(송선미 분)의 급박한 표정을 담은 포스터. 이 때문에 실제 앰뷸런스도 부르고, 배우들에게 설정된 상황대로 연기할 것을 주문했다. 팀장은 "부산 기장에 지어진 세트장에서 사진을 촬영했다"며 "황정음에게도 처음에 '예쁘게 안 찍는다'고 동의를 구했고, 이성민과 이선균의 경우 앞서 한 번 작업한 적이 있어 즐겁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세트 디자이너가 '정말 열심히 지었다'고 해서 한 번 보자고 했는데 정말 세트가 좋은 거예요. 배우들과 함께 세트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골든타임>이 이정도 힘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죠. 시놉시스를 보니 이성민의 캐릭터도 멋있어서 세트 2층에 올라가서 따로 이미지를 촬영했는데, 포스터로는 안 만들어졌어요. <골든타임>은 단순히 인물만 찍어서 쭉 합성한 게 아니라 (사진의) 디자인으로 말하는 작업이어서 재미있었죠."

<해를 품은 달> : 기획력 돋보인 2012년의 수작

 MBC <해를 품은 달> 이미지컷

MBC <해를 품은 달> 이미지컷 ⓒ MBC


 MBC 새 수목드라마 <해를 품은 달> 공식 포스터

MBC 수목드라마 <해를 품은 달> 포스터 ⓒ MBC


사극과 판타지, 로맨스를 뒤섞은 <해를 품은 달> 포스터는 MBC 사진팀의 기획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세자빈에서 무녀로 운명이 뒤바뀐 허연우(한가인 분)를 암시하듯 베일에 싸인 실루엣을 담아낸 포스터를 비롯해 허연우와 이훤(김수현 분)이 마주보고 있는 포스터, '왕권'을 상징하는 일월오봉도를 배경으로 운명으로 얽힌 네 사람이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포스터까지 빼놓을 것이 없다.

이영재 팀장은 먼저 <해를 품은 달>의 시놉시스를 읽고 '김수현의 미소년 이미지를 부각해야 한다' '한가인과 김수현의 느낌을 애틋하게 표현해야 한다' 등의 생각을 정리했다. 실제 촬영이 진행될 양주 세트장에서 실험삼아 배경만 찍어 보았는데, 느낌이 살지 않아 사진 촬영용 미니 세트도 따로 제작해야 했다고. 단체 사진은 몽환적인 느낌을 살리기 위해 CG 작업이 들어간 일월오봉도 배경을 활용했다. 이영재 팀장은 "당시 김수현을 클로즈업해 찍었는데, 너무 미소년이라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는 뒷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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