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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인 13일 더위를 참으며 밀린 일을 하던 차에 '제 장군'님한테서 전화가 왔다. "대전시 경계 따라 걷기산행에 참가하자"는 것. "거긴 엄청 빡 하게 걷는 곳인데요?"하며 난색을 표하자, "이번 코스는 세 시간 밖에 안 걸리고 점심 전에 내려와 점심 겸해서 냇가에서 삼겹살 구어 먹기로 했다"고 별일 없으면 함께 갈 것을 청했다. 그래서 "그 정도라면" 하고 응하기로 했다.

 

대전시 경계 따라 걷기(cafe.daum.net/djlimit)는 "대전광역시와 충남, 북도와 맞닿은 대전시경계를 따라 걷는 구간"이라는 점에서 널리 알려진 '대전 둘레산길 잇기'와 차이가 있다.

 

다음 날인 14일 약속장소인 서부터미널에 오전 8시 40분에 나갔다. 가보니 '버스'님도 와 계셨다. 거기서 34번 버스를 타고 지량1리(원지량)에서 하차했다. '지량1리노인 회관' 옆으로 해서 산에 올랐다. 앞서 오르시는 분이 길을 잘못 들었는지 '왔다갔다'를 몇 번했으나, 그리 높지 않은 능선에 올라서는 것이 그리 힘들지는 않았다.  

 

능선에 오르니 '버스'님이 "왜 빨리 안가냐"며 나뭇가지로 땅을 치고 있다. "왜 그래요?"하며 보니 뱀이다. 거무스름한 것이 독사다. 누군가 지나치며 "그동안 장마로 비가 많이 와서 뱀들이 몸을 말리려고 많이 나온다."며 "이러한 8월 산행에서는 뱀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역시 산은 풍성하다. 늦게 올라오는 고사리와 도라지, 영지버섯이 조금만 살펴보면 여기저기서 널려 있다. 쉬엄쉬엄 오르면서, 쉴 때는 함께 산행할 산우들을 위해 전날 준비했을 '꽝 꽝'얼은 냉 막걸리를 녹여 한잔씩 돌리면서 오르다보니 명막산(331m)정상이다.

 

암(癌)보다 나쁜 게 운동 안하는 것, 이보다 더 나쁜 것은...

 

그곳에서 우회전하였다. 하산 길은 급경사다. 조심조심 내려가지 않으면 미끄러질 수 있다. 오늘따라 바람도 없다. 흐르는 땀에 몸이 처지는 듯하다. 전국의 웬만한 산 전부를 다녀왔다는 노(老)회원님께서 잠시 쉬는 동안에 "암(癌)보다 나쁜 게 운동 안하는 것이고 운동안하는 것보다 나쁜 것은 운동을 과(過)하게 하는 것이다"며 "5일간 연장으로 6시간이상씩을 등산하던 교장퇴직자가 66세에 5일째 등산하다가 죽었다"고 과다한 등산의 해로움을 역설하신다. 이른 바 과유불급(過猶不及)론이다. "적당한 운동이 최고다"라는 주장이다.

 

이런 저런 이야기 속에 한참을 내려오다 보니 군부대서 경계에 쳐 놓은 철조망 옆이다. 그 곁을 따라 내리고 오르기를 몇 번하니 정자가 나온다. 바로 해철이봉(266m)이다. 그곳에서 마지막으로 한참을 쉰 후 1시간여를 미끄러지듯이 내려왔다. 길에 내려와 지형을 보니 한빛고등학교 좌측이다. 얼른 시간을 보니 오후 1시다. 30도를 넘나드는 무더위에 3시간 3시간30여분산행을 했다. 잠시 쉬고 약속한 장소인 냇가로 이동, 냇가 물에 발을 담그고 땀을 닦았다. 이후 천변에서 삼겹살안주에 취했다.

 

소주에 취하면서 말하는 내용을 들어보니 '대전 둘레산길 잇기'에서 분가(分家)한 카페다.  '대전 둘레산길 잇기'때부터 지금까지 이정도(3-4시간)로 산행한 것도 처음이고 냇가에서 '삼겹살파티'한 것도 처음이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뉴스타운과 제이비에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대전시경계따라걷기, #과유불급, #명막산, #영지버섯, #도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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