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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문화재자료 제457호로 지정이 되어있는 건계정
▲ 건계정 경남 문화재자료 제457호로 지정이 되어있는 건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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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칭군 거창읍 상림리 황강 가에 자리한 건계정. 중국 송에서 귀화한 거창 장씨의 시조인 충헌공 장종행의 후손들이 선조를 기리기 위해 1905년 건립한 정자이다. 정자 앞으로는 맑은 물이 흐르고, 온통 암반들이 즐비한 곳이다. 이런 절경에 정자를 지은 후손들은 왜 '건계정'이란 쉽지 않은 명칭을 붙인 것일까?

현재 경남 문화재자료 제457호로 지정이 되어있는 건계정은 중국의 주돈이와 주자 두 선생의 염계와 자양을 본 딴 것이다. 시조인 장종행의 고향이 중국 건주였으므로, 후손이 선조의 고향을 잊지 않는다는 뜻으로 면우 곽종석이 붙인 이름이다. 정자 주변은 온통 암반이 자리를 하고 있다. 건계정은 그 암반을 주추로 삼아 자연스럽게 기둥을 세운 정자이다.

거창 장씨의 시조인 충헌공 장종행의 후손들이 선조를 기리기 위해 1905년 건립한 정자
▲ 건계정 거창 장씨의 시조인 충헌공 장종행의 후손들이 선조를 기리기 위해 1905년 건립한 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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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년에 지어진 건계정의 현판
▲ 현판 1905년에 지어진 건계정의 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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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편에만 판자벽을 둔 건계정

건계정은 앞으로 보이는 절경을 보기 위해 지은 정자이다. 그래서 사방을 모두 개방을 하고, 뒤편 중앙에만 판자벽으로 낮게 막아놓았다. 정면 세 칸, 측면 두 칸으로 구성된 건계정은 주심포계 겹처마 합각지붕이다. 정자의 밑 부분에 놓인 암반 위에 그대로 정자를 세웠는데, 암반 자체가 주추역할을 하고 있다. 그래서 누각을 받치고 있는 기둥들의 길이가 다 다르다.

기단과 초석이 없이 암반위에 세운 건계정. 기둥은 모두 원기둥으로 마련을 하였으며, 누각 위는 기둥에 의해 활동에 제한을 받지 않도록 중앙에 기둥을 생략하였다. 누각의 마루는 우물마루를 깔았으며, 사면을 모두 널빤지 두 장 정도를 덧내어 마루를 외부로 넓혀놓았다. 정자 안에는 1906년 양산 조정희가 지은 '건계정기'를 비롯한 많은 판상시 등의 편액이 걸려있어, 정자의 운치를 더한다.

건계정은 기단돠 주추가 없다
▲ 기둥 건계정은 기단돠 주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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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는 우물마루를 깔고, 사면을 덧내어 공간을 넓혔다
▲ 우물마루 마루는 우물마루를 깔고, 사면을 덧내어 공간을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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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흥취를 자랑하는 정자 건계정

선일등정흥미란 계산여차거장안
위관점각풍류갑 재야영협예수관
제조천림당주석 유어취란상음란
면군노력전도진 구인전공일궤난

날을 골라 정자에 오르니 흥취가 안 끝나
산과 강이 이 같으니 이제 어디로 가나?
벼슬을 하려니 점점 풍류가 없어짐을 알겠고
들에 있다고 어찌 만나는 인사를 싫어하랴?
새소리 숲을 지나 술자리에 들리고
물결일자 고기는 물속 난간을 헤엄친다.
그대 힘써 노력하여 앞길로 나아가게
높은 산 온전한 공부는 쉽게 무너지기 어려우이.

군수 이응익이 쓴 시의 편액
▲ 편액 군수 이응익이 쓴 시의 편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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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 앞에는 넓은 암반이 자리해 풍취를 더한다
▲ 암반 정자 앞에는 넓은 암반이 자리해 풍취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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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수 이응익이 지은 시이다. 건계정의 풍광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정자의 벽면 가득 차있는 많은 편액들. 많은 사람들이 선조의 공을 칭송하고, 주변 경치에 감탄을 금치 못하고 지은 글들이다. 이런 절경에 정자를 짓고 앞으로 흐르는 황강의 물소리를 들으며, 세상의 모든 시름을 잊은 것일까?

건계정에는 수많은 편액이 걸려있다
▲ 편액 건계정에는 수많은 편액이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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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방에도 편액을 걸어놓았다
▲ 편액 중방에도 편액을 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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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겨울 찬바람을 맞으며 오른 건계정에서 떠날 수가 없는 것은, 이런 풍취를 알아가고 있어서일까? 못내 바쁜 답사 일정이 마음에 걸리지만, 조금이라도 더 눈에 담고 싶다. 어느 때 또 이곳을 찾아 저 맑은 물속에 노니는 고기들을 볼 수가 있을까? 아마 이응익 선생의 마음이 지금의 나 같았을까? 바람을 따라 건계정을 나서며 몇 번이고 뒤돌아본다. 바람 한 점이 누마루를 따라 마른 낙엽을 굴린다.

덧붙이는 글 | 건계정은 12월 11일에 답사를 하였습니다
이기사는 다음 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건계정, #거창, #장종행, #문화재자료, #황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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