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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시 시화호 갈대습지
 안산시 시화호 갈대습지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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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가을이 왔음을 수신호로 알려주는 갈대들이 시화호 습지에 가득한 푸르른 수풀과 함께 가을 바람에 춤을 추고 있습니다. 자연이 반갑다고 내미는 손처럼 생긴 갈대는 습지나 하천의 물을 깨끗하게 정화해주는 고마운 가을의 전령사입니다. 저 멀리서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일렁이는 갈대들이 서로 손뼉을 치며 내는 부스스한 소리가 깊어가는 가을을 실감하게 합니다. 습지의 너른 가을 풍경과 갈대들은 카메라에 담았으나 갈대들이 내는 잊기 힘든 가을 바람 소리는 내 마음속 이외에는 담을 곳이 없네요.

안산시 시화호 갈대습지공원
 안산시 시화호 갈대습지공원
ⓒ N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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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마 잔차와 함께 4호선 오이도행 전철을 타고 고잔역에 내려서 안산시민들의 휴식처 안산호수공원을 지나 갈대들이 손흔들어 반기는 시화호길을 따라 갈대습지공원까지 달립니다. 안산시에는 자전거길이 잘 갖춰져 있어서 안전하게 달려갈 수 있으며 시화호길에도 보행로와 자전거도로가 따로 나눠져 있어 드넓게 펼쳐진 갈대습지를 조망하며 상쾌하게 라이딩하기 좋습니다. 도로 표지판에는 시화호 갈대습지공원이라고 써있지는 않으나 안산호수공원까지 간 다음 동네 주민분에게 갈대습지공원 가는 길을 물어보면 됩니다.

가을이 찾아온 안산시의 꽃밭
 가을이 찾아온 안산시의 꽃밭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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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역 고잔역에 내리니 바로 앞에 안산시에서 심어놓은 코스모스들이 어서 오라고 환영해줍니다. 귀엽고 정겨운 수인선(수원-인천) 협궤열차길을 걸으며 색색의 고운 코스모스들 속에 빠져봅니다. 아파트들이 운집한 시내의 공터에도 해바라기꽃들을 많이 심어놓아 꽃구경하느라 시화호 갈대습지 가는 걸 잠시 잊었네요. 안산시는 땅이 여유있게 넓어서인지 공원들도 많고 봄, 가을마다 꽃들을 많이 심어서 자주 찾아가게 됩니다.     

안산시 시화호 갈대습지
 안산시 시화호 갈대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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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시 시화호 갈대습지
 안산시 시화호 갈대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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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호수공원에 들어서면 시화호 갈대습지길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중앙도서관도 들어서 있는 안산시민들의 안식처 호수공원을 한바퀴 돌아봐도 갈대습지로 가는 길이 안보여 헤매다가 자전거를 타고 운동 겸 산책을 하시는 어떤 주민분에게 물어 보았더니 자기를 따라 오라면서 고맙게도 길 안내를 해주시네요. 시화호 갈대습지공원까지 가지 않아도 벌써 풍성한 수풀과 갈대들이 시화호 하천길에 무성합니다. 탁트인 시야에 보행로와 자전거도로가 나누어져 있으니 동행한 주민분과 앞서거니 뒷서거니 신나게 페달을 밟습니다. 제가 애용하는 동네의 한강둔치길 만큼이나 아침, 저녁으로 달리기 좋은 길입니다.

길 중간중간에는 쉬어 가라고 만든 나무 데크로와 나무벤치가 갈대와 수풀과 시화호 하천과 마주하고 있어 참 낭만적입니다. 아래 사진의 나무벤치에 자전거를 기대어 놓은 채 어떤 금발의 외국 여인이 앉아 쉬고 있었는데 가을 바람에 금빛 머리칼이 날리는 그 모습이 너무 멋있어 보여 곁에 다가가 "하우 아 유?" 하고 말을 붙였다가 "네, 안녕하세요. 여기 참 멋지네요!"라고 능숙한 한국말로 대답을 하는 바람에 저의 주체성없는(?) 태도에 벌쭘하기도 했네요.  

꽤 달려다고 생각했는데도 여전히 시화호길이 계속 나옵니다. 시화호 하천에 사는 잠자리들이 자전거 탄 제 주위를 왔다갔다하며 쳐다보고 가기도 하고, 하늘위로 기러기 같은 철새들이 'V' 자로 떼를 지어 날아가는데 그 힘차고 일관된 날개짓이 대단히 멋스럽습니다. 저의 멍한 표정을 봤는지 같이 달리던 주민분이 어디서 왔냐고 물어 보시네요. 시화호 갈대습지 전망대도 있다며 꼭 가보라고, 이 길이 끝나는 맨끝까지 계속 달리라고 알려 주십니다.

안산시 시화호 갈대습지공원
 안산시 시화호 갈대습지공원
ⓒ 시화호갈대습지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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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시 시화호 갈대습지공원
 안산시 시화호 갈대습지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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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시 상록구 사동에 있는 갈대습지공원은 인근의 대부도 주변 바다를 땅으로 메우는 간척지 개발로 생긴 시화호와 그 지천(반월천, 동화천, 삼화천)의 수질을 정화하기 위해 한국수자원공사가 인공적으로 조성한 곳입니다. 갈대와 연꽃 등의 각종 수생식물을 이용하는 자연정화처리식 하수종말처리장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대규모 인공습지라는데 그 면적이 31만4000평이나 되니 직접 가보면 갈대와 수풀들의 대평원을 연상하게 합니다. 습지가 광대하다보니 안산시 사동, 본오동과 화성시 비봉면, 매송면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습지공원이 워낙 커서 습지를 가까이에서 느끼고 보라고 만든 나무 탐방로가 구불구불 1.7km나 되네요. 푹신푹신한 나무 탐방로를 여유롭게 걸으며 넓디 넓은 습지를 구경하자니 백로나 오리 등의 새들도 많이 보이고 불어오는 가을 바람에 갈대들이 서로 부대끼며 내는 소리가 자연속의 원초적인 느낌을 들게 합니다. 공원내의 안내 팻말에 시화호 습지에는 고라니와 너구리, 멧토끼 등도 산다고 써있어 혹시나 하고 습지 구석구석을 눈에 불을 켜며 찾아 보았으나 아쉽게도 마주치진 못했습니다. 공원에서는 습지내에 야생동물들이 맘편하게 지내라고 어도라는 작은 인공섬을 만들었는데 사람들의 인기척을 피해 거기에서 쉬고 있나 봅니다.

습지 덕분에 깨끗해진 하천과 여러 수생생물이 생기니 철새들도 많이 찾아 온다고 합니다. 서쪽의 대부도가 있는 바다에서 날아온 갈매기들이 배가 고팠는지 얼굴이 다 보이게 낮게 날아다니며 먹을거리를 구하고 있습니다. 가을과 겨울에는 저어새, 도요새, 물떼새 등 많은 철새들을 볼 수 있다고 하네요. 자기 발소리가 다 들리는 고요한 갈대습지공원에서 도시의 소음에 시달린 귀에 새들과 갈대들이 내는 소리도 들려주고 바닷바람 같이 불어오는 가을바람도 느껴보세요. 

깨끗한 환경유지를 위해 매점이 따로 없으나 공원내 전망대가 있는 습지생태관 건물안에 안내 직원도 있고 물을 마실 수 있는 정수기와 화장실도 있습니다.

안산시 시화호 갈대습지공원
 안산시 시화호 갈대습지공원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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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시화호 갈대습지공원은 홈페이지도 있습니다 //sihwa.kwater.or.kr
매주 월요일이 휴일이며 주차료, 입장료는 없습니다.



태그:#시화호갈대습지공원, #안산시, #자전거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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