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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장기요양보험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났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을 통해 일선 현장에서 노인들을 돌보고 있는 요양보호사들이 있다.

지난 7월 7일 인천재가노인복지협회(회장 박정자)는 '제1회 인천요양보호사의 날'을 맞아 재가노인복지사업을 모범적으로 수행해온 요양보호사들을 선정, 표창했다. 인천 부평구에서는 5명이 표창장을 받았다.

부평지역 대표로 표창을 수상한 (사)나눔과 함께 부설 '부평노인복지센터'의 박경제(58·부평5동) 요양보호사를 7월 9일 만나, 그동안의 활동에 대한 이야기와 바람을 들어봤다.

평소 뜻, 딸의 추천으로 실천

박경제 부평노인복시센터 요양보호사
 박경제 부평노인복시센터 요양보호사
ⓒ 장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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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더 열심히 하는 사람들도 있을 텐데, 이렇게 큰 상을 줘 감사하다. 힘든 일이라 원래 60세까지만 하고 그만둘까도 생각해봤지만, 보람된 일이기에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하고 싶다"

박경제 요양보호사는 2007년 1월부터 부평노인복지센터에서 가정봉사원으로 독거노인을 방문하는 일을 시작하면서 노인복지 일을 하게 됐다. 사업을 하다가 그만두고 평상시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 알아보던 중 딸이 좋은 자리가 있다며 추천해 줘 연이 닿았다. 

그러다 그해 3월 2일부터 유급 가정봉사원으로 일하면서 1주일에 26명의 독거노인들을 만났으며, 부평이 노인장기요양보험 시범지역이 되면서 같은 해 11월부터 요양보호사를 하게 됐다. 요양보호사로 일을 하면서부터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2명의 노인들을 방문하고 있다.

시련과 포기, 첫 마음과 보람

박씨가 방문하는 77세의 할머니는 친척집에 얹혀사는데 건강이 안 좋아 다리도 펴지 못한다. 일단 방문하면 일으켜야하고, 대·소변을 눌 때도 도와주고, 청소·식사준비·행정 처리며 손톱·발톱을 깎는 일부터 머리를 빗기는 일까지 모든 일을 하고 있다.

노환으로 거동이 불편한 97세의 할머니는 70대의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이 할머니는 2008년 12월 처음 방문할 때는 밥도 두 숟가락밖에 안 먹었는데 지금은 반 공기를 먹을 정도로 식성이 좋아졌다. 그래서 지금은 시장도 같이 가고 은행도 간다. 자기 관리가 철저한 할머니는 장도 본인이 봐야하고 통장의 비밀번호도 꼭 본인이 눌러야 하기 때문에 항상 같이 간다는 것이 박씨의 설명이다.

"할머니가 '지금은 내가 전보다 좋아졌지?' 하고 묻기도 한다. 어디가 아프다고 하면 치료는 되지 않더라도 만져드리고 마음으로 대하니까 건강도 많이 좋아지고, 이제는 어머니와 딸 같은 사이가 됐고 감사하고 있다. 이렇게 어머니와 딸 같은 마음으로 대하니 보람도 많이 느끼고 내가 해야 할 일이 바로 이 일이구나, 그런 생각이 든다"

하지만 박씨도 처음 이 일을 시작하면서 큰 시련을 겪고 일을 포기할까, 생각하기도 했다. 2007년 11월 처음으로 요양보호사로 삼산동에 거주하는 전신이 떨려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 노인을 방문했는데, 휠체어에 태워야 화장실을 갈 수 있는 상황이라 매일 노인을 들었다 내렸다를 수차례 반복하다보니, 어깨와 허리에 심한 통증이 와 한 달을 채우지 못하고 그만뒀다.

그 때까지만 해도 이 일을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았는데 15일 정도 쉬면서 생각해보니 다시 처음 시작할 때의 마음이 생겼고 끝까지 해봐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요양보호사에 대한 인식전환 필요"
   
박경제 부평노인복지센터 요양보호사
 박경제 부평노인복지센터 요양보호사
ⓒ 장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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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는 요양보호사가 단순히 청소나 밥만 해주는 사람이 아니라 노인들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굉장히 광범위하게 돕는 복지서비스를 하고 있다며, 요양보호사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라에서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를 만들고 요양보호사를 통해 노인복지를 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지만, 요양보호사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도록 해줬으면 한다.

서비스를 받는 노인이나 그의 가족들 중 일부는 우리를 그냥 아줌마, 도우미라고 부르고 그렇게 대하는데 그 이야기를 들으면 사실 일할 맛이 안 난다. 서비스를 받는 사람이나 가족들에게도 이 제도에 대해서나 요양보호사에 대해 반드시 교육했으면 한다"


끝으로 박씨는 "요양보호사가 실제로는 비정규직이나 마찬가지"라며 "서비스를 받는 사람이 병원에 가거나 사망하거나 하면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될 수도 있다. 고용이 많이 불안한 것이다. 고용이 안정될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소망을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린 내용입니다.



태그:#요양보호사, #노인장기요양보험, #부평노인복지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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