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잉글랜드 스트라이커 마커스 래시포드(왼쪽)가 2023년 2월 8일 잉글랜드 북서부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즈 유나이티드의 영국 프리미어 리그 축구 경기에서 슛을 했지만 골키퍼에 막힌 모습.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잉글랜드 스트라이커 마커스 래시포드(왼쪽)가 2023년 2월 8일 잉글랜드 북서부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즈 유나이티드의 영국 프리미어 리그 축구 경기에서 슛을 했지만 골키퍼에 막힌 모습. ⓒ AFP / 연합뉴스

 
흰 장미 가시가 먼저 그 날카로움을 자랑했다. 그리고 후반전에는 붉은 장미의 가시가 놀라운 위력을 뽐냈다. 역시 유서 깊은 '로즈 더비'는 볼거리가 풍성한 축구 잔치였다. 7만 3456명의 현장 축구팬들은 올드 트래포드 피치 위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들의 양보할 수 없는 라이벌 매치는 사흘 뒤에 장소만 바꿔 엘란드 로드에서 연거푸 열린다. 원래 지난해 9월 8라운드로 배정되었던 시즌 첫 번째 로즈 더비가 영국 여왕 서거로 인한 경찰 인력 배치 문제로 연기되었다가 이번에 추가된 것이기 때문이다.

에릭 텐 하흐 감독이 이끌고 있는 맨체스터 뉴나이티드 FC가 우리 시각으로 9일(목) 오전 5시 맨체스터에 있는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2-23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리즈 유나이티드와의 홈 게임 '로즈 더비'를 2-2로 비기고 2위 맨체스터 시티를 승점 2점 차로 따라붙었다. 나란히 승점 1점을 챙긴 리즈 유나이티드도 16위로 한 계단 올라서서 강등권 탈출 희망을 보여줬다. 

55초 벼락골, 그리고 슈퍼 서브 산초의 극적인 동점골

로즈 더비 이번 어웨이 팀 리즈 유나이티드는 최근 제시 마치 감독을 경질하는 바람에 미카엘 스쿠발라 감독 대행이 선수들을 이끌고 올드 트래포드에 찾아왔다. 홈 팀 맨유도 핵심 미드필더 카세미루의 퇴장 징계를 포함하여 주요 선수들의 부상 결장으로 중심이 흔들리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시작한 로즈 더비는 킥 오프 휘슬이 울리자마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55초만에 어웨이 팀 리즈 유나이티드의 골이 먼저 터진 것이다. 골잡이 뱀포드와 짧은 패스를 주고받은 19살 날개 공격수 윌프리드 논토가 맨유 페널티 구역 반원 바로 밖에서 과감한 오른발 중거리슛을 왼쪽 구석으로 차 넣었다. 순발력 뛰어난 홈 팀 골키퍼 데 헤아도 막기 어려운 타이밍의 완벽한 골이었다.

마음 급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은 후반전 초반에 자책골까지 내주며 크게 흔들렸다. 48분, 리즈 유나이티드 크리센시오 섬머빌이 왼쪽 끝줄 바로 앞에서 빠르게 찔러준 크로스가 골문 바로 앞에 있던 맨유 수비수 라파엘 바란 발에 맞고 골문 안으로 굴러들어갔다. 이에 맨유 선수들은 사이먼 후퍼 주심에게 달려가 미드필드 지역에서 리즈 유나이티드의 핸드 볼 반칙을 주장했지만 후퍼 주심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무리 핵심 선수들 여럿이 빠졌다고 하지만 맨유가 7만이 넘는 홈팬들 앞에서 이대로 무너질 수는 없었다. 이번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먹여살리고 있는 공격수 마커스 래시포드가 62분에 오른쪽에서 올라온 디오고 달롯의 크로스를 받아서 헤더 골을 터뜨린 것이다. 

래시포드가 화력을 보탠 로즈 더비의 열기는 8분 뒤에 활활 타올랐다. 후반전 교체 선수 제이든 산초가 믿기 힘든 각도에서 멋진 동점골을 터뜨린 것이다. 70분, 루크 쇼가 왼쪽 끝줄 앞에서 날카롭게 만든 크로스 세컨드 볼을 잡아서 감각적인 오른발 감아차기를 성공시켰다. 순발력 뛰어난 리즈 유나이티드 골키퍼 일란 멜리에도 바로 앞 수비수들에게 시야가 가리는 바람에 막을 수 없는 공이었다. 

그리고 7분 뒤에는 펠레 스코어 대역전골이 터지는 줄 알았다. 77분에 오른쪽 측면에서 빠르게 넘어온 로빙 크로스를 믿고 공격에 가담한 맨유 수비수 라파엘 바란이 위력적인 헤더 슛을 날렸는데 침착하게 각도를 잡은 일란 멜리에 골키퍼가 몸을 날려 그 공을 쳐낸 것이다. 29분 전에 의도하지 않은 자책골을 내준 라파엘 바란이 믿기 힘든 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아쉽게도 무산되고 말았다.

이제 두 팀의 로즈 더비는 오는 일요일(12일) 오후 11시 엘란드 로드에서 바로 이어진다. 리즈 유나이티드의 흰 장미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붉은 장미 중에 어떤 장미의 가시가 더 날카롭게 빛날까?

2022-23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결과(2월 9일 오전 5시, 올드 트래포드-맨체스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2-2 리즈 유나이티드 [득점 : 마커스 래시포드(62분,도움-디오고 달롯), 제이든 산초(70분) / 윌프리드 논토(55초,도움-패트릭 뱀포드), 라파엘 바란(48분,자책골)]

2022-23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현재 순위표
1 아스널 FC 50점 16승 2무 2패 45득점 17실점 +28
2 맨체스터 시티 45점 14승 3무 4패 53득점 21실점 +32
3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43점 13승 4무 5패 36득점 28실점 +8
4 뉴캐슬 유나이티드 40점 10승 10무 1패 34득점 12실점 +22
5 토트넘 홋스퍼 39점 12승 3무 7패 41득점 31실점 +10
6 브라이튼&호브 알비온 34점 10승 4무 6패 38득점 27실점 +11
7 브렌트포드 33점 8승 9무 4패 35득점 28실점 +7
8 풀럼 FC 32점 9승 5무 8패 32득점 30실점 +2
9 첼시 30점 8승 6무 7패 22득점 21실점 +1
10 리버풀 29점 8승 5무 7패 34득점 28실점 +6
11 아스톤 빌라 28점 8승 4무 9패 25득점 31실점 -6
12 크리스탈 팰리스 24점 6승 6무 9패 19득점 29실점 -10
13 노팅엄 포레스트 24점 6승 6무 9패 17득점 35실점 -18
14 레스터 시티 21점 6승 3무 12패 32득점 37실점 -5
15 울버햄튼 원더러스 20점 5승 5무 11패 15득점 30실점 -15
16 리즈 유나이티드 19점 4승 7무 10패 28득점 36실점 -8
17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19점 5승 4무 12패 18득점 26실점 -8
18 에버턴 18점 4승 6무 11패 16득점 28실점 -12
19 본머스 17점 4승 5무 12패 19득점 43실점 -24
20 사우스햄튼 15점 4승 3무 14패 17득점 38실점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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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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