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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포신도시 주진입도로에 심은 황금사철나무 주변으로 방풍벽을 둘렀다.
 내포신도시 주진입도로에 심은 황금사철나무 주변으로 방풍벽을 둘렀다.
ⓒ <무한정보> 김동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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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예산군이 민선8기 때 조성한 '황금사철나무'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생육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분별하게 확대하다 보니 월동작업과 보식 등 유지관리 비용으로 수억 원을 투입하고 있는 것.

군에 따르면 황금사철나무는 지난 2017년 황선봉 전 군수가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요녕성 관광설명회를 방문했을 때 심양공항으로 가는 길에 본 뒤 식재를 지시했다.

이후 특색있는 가로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2018~2021년 ▲ 금오대로 ▲ 군청로 ▲ 예산로 ▲ 아리랑회전교차로 ▲ 지방도602호 등 5㎞가 넘는 구간에 군비와 도비 등 8억1900만 원을 들여 7만7526그루를 심었다.

지역사회에서는 "보기 좋다"는 호평과 "고사한 것 같다"는 혹평이 교차했으며, '사과나무처럼 지역특성을 반영할 수 없다', '가로환경을 획일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더욱이 겨울철 추위에 약해 수개월 동안 볏짚 거적으로 주변을 두르는 방풍벽을 설치하는 등 2018~2022년 월동작업과 보식, 관수와 예초 등 유지관리비용으로 6억2100만 원이나 투입하는 문제점이 발생했다.

내포신도시 주진입도로(응봉 송석리~계정리 3.3㎞ 구간 중앙분리대)는 더 심각하다. 3만6000그루 가운데 절반을 차지하는 1만8000그루는 기후 여건 등으로 자주 고사해 오히려 미관을 해치는가 하면, 지난해만 방풍벽(8000만 원)과 보식(3800만 원) 등 1억8000만 원을 쏟아부었다.

또 콘크리트 구조물 내부에 녹지를 조성해 생육조건이 열악한 것은 물론, 많은 차량이 빠르게 주행하는 왕복 4차로 중 1개 차로를 점유해 작업하는 경우 교통사고위험과 신호수·사인카 배치 등 부가적인 안전비용을 수반하고 있다.

군은 결국 지난해 말 전문가기술자문, 도시숲심의위원회, 직원설문조사를 거쳐 1월 18일 군정조정위원회 안건으로 '내포신도시 주진입도로 식재관리방안'을 올렸다.

이 과정에서 전문가들은 "남부지방 활엽수인 황금사철나무와 식재지 특성을 고려할 때 (알맞은 땅에 알맞은 나무를 심는) 적지적수(適地適樹)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직원들도 353명이 참여해 63%(222명)가 1안(축소)을, 28%(100명)는 3안(수종교체 등)을 선택했다. 2안(현행유지)은 9%(31명)에 불과했다.

한 공무원은 "황 군수 때는 아무 말 못하고 가만히 있다가 군수가 바뀐 뒤에야 '돈이 많이 드니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물어보는 게 맞느냐"는 뼈있는 말로 꼬집기도 했다.

담당부서는 "현 상황 유지·관리는 어려움이 있다. 일시 제거 등 급격한 정책 변화도 무리가 있다. 전문가 의견을 수용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나, 당초 취지 등을 감안해 (우선 사고위험이 높은 커브구역 나무를 봄철에 직진구역으로 이식하는 등) 단계적으로 정비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견해를 냈다.

군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예산읍내는 생육이 양호하지만, 내포신도시 주진입도로는 식재구간을 약 50% 정도 줄일 것"이라며 "황금사철나무는 신품종이어서 경험치가 없어 (적지적수 등을) 판단하기 어려웠다. (생육환경과 유지관리비용 때문에) 축소가 불가피할 것 같다. 앞으로 가로수 등은 전문가가 참여하는 도시숲심의위원회를 통해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


태그:#황금사철나무, #가로수 문제,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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