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D-100] 늘어난 엔트리, 벤투호에 승선할 태극전사 26명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개막이 다가오면서 태극마크를 달고 나설 벤투호의 구성원도 조금씩 가려지는 모양새다. 이번 월드컵에선 각 팀이 기존보다 3명 많은 26명의 최종 엔트리를 꾸릴 수 있다. FIFA는 6월 카타르 월드컵 규정을 개정해 팀당 엔트리를 최대 3명씩 확대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4-2-3-1 전술을 주로 쓰는 대표팀의 원톱 스트라이커는 황의조(보르도), 조규성(김천)이 맡을 가능성이 높다.

황의조는 6월 A매치 기간 브라질(한국 1-5 패), 이집트(한국 4-1 승)를 상대로 골을 넣는 등 A매치 47경기에서 16골을 기록 중이다.

사진은 지난 6월 14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한국 대 이집트 경기에서 선취골을 성공시키고 기뻐하고 있는 황의조.

지난 2022년 6월 14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한국 대 이집트 경기에서 선취골을 성공시키고 기뻐하고 있는 황의조. ⓒ 연합뉴스

 
황의조와 조규성, 국가대표 주전 자리를 다투는 두 스트라이커간 K리그에서의 맞대결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축구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황의조는 현재 당장 뛸 수 있는 팀을 찾는 게 시급한 상황이다. 황의조는 지난해 8월 프랑스 리그1 지롱댕 보르도에서 프리미어리그 노팅엄 포레스트와 계약했다. 하지만 이후 곧바로 구단주가 같은 그리스의 올림피아코스로 임대 이적했다.
 
유럽 5대 리그로 꼽히는 프랑스에서도 검증된 활약을 보인 만큼 리그 위상이 낮은 그리스에서도 순조롭게 적응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후로 상황이 꼬였다. 이적 협상이 늦어지며 시즌 준비에 차질을 빚은 황의조는 몸상태를 끌어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부진에 빠졌다. 황의조는 올림피아코스에서 올 시즌 공식전 총 12경기 출장(선발 3경기)에 그쳤고 도움만 1개를 올렸을 뿐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최근에는 아예 주전경쟁에서 밀려났다.
 
결국 황의조는 반 년 만에 올림피아코스를 떠나 새로운 팀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적어도 올시즌 동안은 더 이상 유럽 무대에서 뛸 수 없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 따르면 선수는 한 시즌에 최대 두 팀에서만 공식 경기에 나설 수 있다. 황의조는 이적하기 전에 이미 보르도 소속으로 2경기를 치렀기 때문에, 올림피아코스를 떠나면 원소속팀인 노팅엄 소속으로도 출전이 불가능하다.
 
황의조는 일본 J리그와 미국프로축구(MLS) 구단들로부터도 여러 제안을 받았지만, 유럽 복귀를 우선순위로 고려하여 단기임대로 K리그행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공격진 보강을 노리는 K리그 FC서울이 황의조 영입에 가장 적극적이고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현재 황의조와 올림피아코스에서 함께 뛰는 국가대표 미드필더 황인범도 지난해 루빈 카잔(러시아)을 떠나면서 경기감각과 컨디션 유지를 위하여 서울과 3개월 단기계약을 맺고 활동하다가 다시 그리스 리그에 진출한 사례다. 황의조도 황인범처럼 5~6개월 단기계약 형태를 거쳐 유럽 이적시장이 풀리는 올여름에 다시 노팅엄 복귀나 다른 유럽구단으로의 재이적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황의조는 해외무대에 진출하기 전 성남FC에서 2017년까지 활약한 바 있다. 황의조가 서울 유니폼을 입게 된다면 6년 만의 K리그 복귀다. 최근 3년간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아 든 서울은 새 시즌 '명가 재건'을 외치며 대대적인 영입에 나선 상태다. 특히 지난 시즌 리그 38경기 43득점으로 12개 팀 중 11위에 그친 공격력 보강이 핵심 화두다. 기존에 일류첸코에게 의존하던 공격진에 외국인 선수 윌리안과 베테랑 임상협이 가세한 데 이어, 국가대표 주전 공격수인 황의조까지 가세한다면 그야말로 K리그 최강의 창을 구축하는 셈이다.
 
황의조가 K리그에 복귀한다면, 무엇보다 국가대표 동료이자 경쟁자인 조규성과의 득점왕 경쟁도 다음 시즌 K리그에서 큰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 조규성은 지난해 K리그 득점왕-FA컵 우승과 MVP를 차지한 데 이어 카타르월드컵에서는 가나전에서 한국 선수 월드컵 사상 최초로 멀티골을 기록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또한 조규성은 월드컵 이후 SNS 팔로우가 급증하고 국내외 미디어들의 엄청난 주목을 받는 등 그야말로 월드컵 최고의 수혜자로 등극했다.
 
반면 황의조는 월드컵에서 웃지 못했다. 벤투호에서 내내 부동의 주전공격수로 활약했던 황의조는 정작 월드컵을 앞두고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고 본선에서도 단 1골도 넣지 못 하며 부진했다. 황의조는 우루과이와의 1차전 이후 벤치로 밀려났고, 당초 백업으로 예상됐던 조규성이 황의조를 빈 자리를 메우며 주전 공격수로 올라서서 명암이 엇갈렷다. 월드컵 이후 파울루 벤투 감독이 사령탑에서 물러나며 황의조와 조규성의 국가대표 '주전 원톱 경쟁'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상태다.
 
조규성은 월드컵 이후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유럽 진출설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겨울이적시장에서 스코틀랜드 셀틱, 독일 마인츠 등 여러 유럽 유명 구단들이 물망에 올랐으나, 주전 공격수를 잃을 수 없었던 전북의 설득으로 조규성은 결국 잔류를 선택했다. 조규성의 영입설이 거론되던 셀틱은 최근 또다른 한국인 공격수 오현규를 수원에서 영입했다.
 
조규성은 일단 올시즌을 K리그에서 출발하는 것이 확정되었으며, 황의조와 비슷하게 빠르면 올여름 이적시장에서 다시 유럽진출을 노릴 예정이다. 다음 시즌 '황의조규성' 듀오가 K리그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새로운 사령탑 체제에서의 대표팀 주전경쟁은 물론이고, 올여름 누가 먼저 더 좋은 유럽구단으로 진출하게 될지 운명을 바꿀 수 있다.
 
전북과 서울은 전통적으로 K리그를 대표하는 명가이자 라이벌이다. 두 팀 모두 지난 시즌 아쉬운 성적을 만회하겠다는 동기부여가 확실한 상황이다. 여기에 국가대표 주전 자리를 다투는 두 스타 공격수간의 라이벌 구도는 다음 시즌 축구팬들의 관심을 더욱 높일 수 있는 흥행요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여기에 K리그에서 검증된 활약을 보여준 또다른 토종 득점왕 주민규(울산), 유럽파 출신 이승우(수원FC)까지 가세한다면, K리그는 이동국-안정환-고종수 등이 활약했던 1990년대 후반 이후 오랜만에  토종 공격수들의 '르네상스' 시대를 기대해도 좋을 전망이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황의조 조규성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