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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박홍근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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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25일 국회 시정연설을 앞두고 여야가 또 한차례 신경전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비속어 논란, 당사 압수수색 시도 등의 사과 없이 시정연설을 들을 수 없다고 경고했고, 국민의힘은 '뭐가 문제냐'는 식으로 맞섰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23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국회를 무시하고 야당 탄압이 끊이질 않는데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대통령이 국회를 찾아 시정연설에 나서는 상황을 묵과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미국 순방 당시 '이 XX'란 말이 논란됐을 때 민주당을 가리킨 것이라고 해명한 뒤 "사과는커녕 유감표명조차 없다"며 "그래 놓고 국회에 와서 의회민주주의, 협치, 자유 등 입에 발린 얘기를 시정연설이라며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국회 무시, 야당 탄압에 대한 윤대통령의 대국민·대국회 사과를 촉구한다. 신뢰 회복을 위한 최소한의 사과조차 없다면 민주당은 시정연설을 결코 용인할 수 없다. 진정성 있는 사과가 전제돼야 협치의 물꼬가 트이고 위기를 극복할 정치 복원의 시발점을 마련할 수 있다. 정치를 살리고 국회를 존중해야 가능하다. 윤 대통령은 더는 고집 부리지 말고 야당의 제안에 화답하기 바란다."

박 원내대표는 "이미 국민 7할 이상이 당시 대통령이 말씀을 잘못했고, 당연히 사과할 것으로 봤다"며 "그런데 어느 순간 '바이든은 말한 적 없고, XX도 기억이 안 난다'고 말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그는 "계속 사과 요청했는데도 끝내 거부하지 않았나"라며 "본인이 정말 XX표현이 국회를 무시·모욕한 게 아닌지에 대해서 책임 있게 이번 기회를 빌려 말씀하셔야 된다. 그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저희로선 시정연설에 순순히 응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XX 사과도 없이 시정연설?" vs. "정쟁 말고 민생 위한 국회로"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발언하는 주호영 원내대표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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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0분 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맞불'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그는 "시정연설은 듣고 싶으면 듣고, 듣기 싫으면 듣지 않는 그런 내용이 아니라 국회의 책무"라며 "국회법에 '정부의 시정연설을 듣는다'고 돼있고, 무려 700조 원에 가까운 정부 예산이 어떤 철학과 기준에 따라 편성됐는지를 듣는 절차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거대 여당과의 협상을 맡고 있는 저로선 이런 경색상황이 대단히 우려스럽다"면서도 그 책임을 민주당에게서 찾았다.

"우리가 크게 합의한 것은 대한민국의 삼권분립으로, 법 시스템에 따라 움직이고 그것은 모두 따르기로 약속한 상황이다. 수사는 수사대로 엄격하게 진행하고, 수사에 대한 법원은 맡겨 두고, 이재명 대표가 말한 대로 이것을 정쟁 삼아서 다른 국정운영이 방해받지 않도록 수사는 수사대로 승복하면 된다. 그리고 우리는 이 위기의 순간에 국민에게 꼭 필요한 정책, 법이 무엇인지 보고 민생을 위한 국회를 만들어갔으면 좋겠다."

주 원내대표는 또 야당이 시정연설 전제조건으로 요구한 '최소한의 사과'와 관련해선 "야당탄압이라면 그게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혀달라"고 말했다. 다만 비속어 논란 관련해선 "정부가 시정연설 하는 기회에 의견을 가져올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지 우리가, 당이 언급할 성격은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 9월 23일 취재진의 관련 질문에도 "그 용어(이XX)가 우리 국회, 야당을 의미하는 것이더라도 많이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사과 요구에 응하지 않을 분위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취재진의 관련 질문에 "시정연설과 관련해서, 여러 가지 야당의 주장과 관련해서는 여당에서 충분히 설명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만 대답했다. 또 "여야가 원만하게, 신중하게 잘 협의해서 민생이 어려운 시기에 국민들이 더 어렵고 힘들지 않도록 정부와 국회가 보다 신중한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며 야당의 사과 요구조차 또 다른 정쟁거리라는 태도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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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윤석열, #비속어 논란, #민주당, #국민의힘, #시정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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