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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당 정책토론회 포스터
 녹색당 정책토론회 포스터
ⓒ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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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당은 2022년 8월 10일 "부정의한 폭염을 고발한다"는 제목으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폭염으로 인해 가장 크게 피해를 받는 현장의 활동가들과 40여 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녹색당은 하루 전 "오늘은 폭우와 폭염의 얼굴로, 내일은 가뭄과 산불의 얼굴로 기후위기가 온다"는 이름의 논평을 발표해 8월 8일 수도권 폭우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는 기후'비상' 상황에 정부와 야당의 대책이 미비한 점을 비판했다. 이날 행사는 기후부정의를 고발하고, 특히 기후재난으로 일어나는 피해가 사회적 약자에게 집중되는 양상을 조명하며, 이에 대비하는 정책을 마련하기 위한 자리였다. 

토론회는 1부 실태조사, 2부 현장 사례, 3부 정책테이블으로 구성되어 김예원, 김찬휘 공동대표의 사회와 인사로 시작되었다. 김찬휘 공동대표는 며칠 전 내린 폭우로 빚어진 참사를 애도하며 "기후위기와 불평등의 구조가 닮아있"다고 지적했다. 
 
1부 기조발제 법무법인 지평 지현영 변호사
 1부 기조발제 법무법인 지평 지현영 변호사
ⓒ ⓒ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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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기조발제를 맡은 법무법인[유] 지평의 지현영 변호사는 "폭염과 인권"을 주제로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진행한 "기후위기와 폭염" 실태조사 내용을 언급하며 폭염의 사회경제적 영향이 사회적 약자에게 치중되어 닥침을 설명했다. 폭염의 정책 실태 및 개선과제로, 중앙집권적이지 않고 지역 중심의 대응을 위한 구조적 변화가 필요함을 짚었다. 또한 "기후변화 등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재난 대응체계는 '완벽한 예방'을 강조하던 방재의 개념에서 공동체 붕괴, 경제 침체, 주민의 심리적 고통 등 총체적인 회복(resilience)의 개념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지난 7월 28 유엔(UN) 총회에서 결의안으로 "깨끗하고 건강하며 지속 가능한 환경에 대한 권리"를 통과시킨 점을 언급하며, 국제사회에서 환경권이 인정되는 맥락에서 폭염 등 기후재난에서 안전할 권리는 더 이상 선택적 권리가 아님을 강조하였다. 마지막으로 돌봄의 역량이 있는 공동체를 재건해야 하는 점을 역설하며 발제를 마쳤다.
 
2부 발제1 민주노총 건설노조 전재희 노동안전실장
 2부 발제1 민주노총 건설노조 전재희 노동안전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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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의 첫 번째 발제로 민주노총 건설노조 전재희 노동안전실장은 "건설 현장의 폭염"에 대해 증언했다. 지난달 20일 발생한 폭염 사망 재해의 경우, 노동자의 유족은 "고인의 사망 당시 체온이 48도에 달했으며 '몸이 익었다'고 표현했다"고 전했다. 

죽음은 충분히 쉬지 못한 시간에 자주 발생하고, "기상청의 체감온도와 콘크리트와 철강으로 범벅된 현장 온도는 다를 수밖에 없"으며, 짧은 시간에 더 많은 일을 하도록 강요하는 작업환경이 문제임을 지적했다. 전재희 실장은 마지막으로 철근공 김해화 시인의 시 <새벽 세 시>를 낭독하며 조속한 대책을 촉구했다.

"폭염 아래 하루 노동/천근 만근 짓눌러오네/이러케 살아야 쓰는거시냐고 차라리 하루/포기해버리자고/주저앉다가 다시 일어서네"
 
2부 발제2 민주노총 쿠팡물류센터지회 정동헌 동탄분회장
 2부 발제2 민주노총 쿠팡물류센터지회 정동헌 동탄분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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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의 두 번째 발제로 민주노총 쿠팡물류센터지회 정동헌 동탄분회장은 "폭염시기 쿠팡물류센터 현장실태와 대안"을 주제로 이야기했다. 물류센터 구조상 환기 및 환풍이 어려운데, 사측은 보여주기식 대책만을 일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급성장한 물류산업에서 처우개선이 시급하며 쿠팡물류센터지회의 5대 요구안으로, 1) 잘 쉴 권리, 2) (인권을) 존중받는 일터 3) (노동 환경이) 건강한 일터 4) 안정 고용 보장 5) 임금 보장을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로켓배송보다 사람이 먼저인 일터를 위하여 힘차게 투쟁하겠습니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잠실 본사 앞에서 이어지는 쿠팡 투쟁에 대한 응원을 부탁하기도 했다. 
 
2부 발제3 홈리스행동 이동현 상임활동가
 2부 발제3 홈리스행동 이동현 상임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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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의 세 번째 발제로 홈리스행동 이동현 상임활동가는 "쪽방촌 거주자 등 홈리스의 주거실태와 폭염"을 주제로 발화하였다. 현 오세훈 서울시장과 야당의 '약자와의 동행' 슬로건이 위선적이라고 지적하며 "약자와의 대화 없는 약자와의 동행은 허구다"라고 말했다. 거리홈리스를 힘들게 하는 것은 폭염이지만, 노숙처에서 쫓아내는 퇴거 조치와 노숙 물품 수거·폐기 처분 등 형벌화 조치의 영향도 크다며, "거리홈리스의 짐은 쓰레기가 아니고, 짐이 아니라 집이 문제다"라는 구호를 외친다고 전했다.

더불어 쪽방 주민들은 폭염에 열악한 환경이며, 서울시의 대책인 '무더위 쉼터'가 전체 쪽방 주민의 6% 밖에 포괄하지 못하는 부족한 규모라는 점을 짚었다. 그러면서, 이는 감염병 전파에도 취약한 집합시설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이동현 활동가는 반지하라는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폭우로 사망한 이들을 언급하며, "주거 대책 없는 폭염 대책은 쓸모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발제를 마쳤다.
 
2부 발제4 “비닐하우스는 집이 아니다” 김이찬 지구인의 정류장
 2부 발제4 “비닐하우스는 집이 아니다” 김이찬 지구인의 정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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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부의 네 번째 발제로 나선 지구인의 정류장 김이찬 상임활동가는 "비닐하우스는 집이 아니다"라는 영상을 함께 시청하며 발화를 시작했다. 한국 농촌에서의 이주 여성 노동자의 노동권 침해, 열악한 주거환경, 성폭력 피해 등의 심각한 문제들을 전했다. 몇년 전 혹한에 이주노동자가 비닐하우스 사망했던 사례 또한 전하며 기후위기에 따른 정부의 이주노동자 대책이 미비한 점을 지적했다. 기후위기가 가중되고 있는 지금, 임시주거거주시설에 살고 있는 이들의 삶을 정부가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부 발제5 전직 응급실 근무 하상목 간호사
 2부 발제5 전직 응급실 근무 하상목 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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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의 다섯 번째 발제에 나선 전직 응급실 근무 하상목 간호사는 "얼어죽는 사회에서 쪄죽는 사회로의 변화"를 제목으로 발표했다. 기후변화의 심화에 따라 여러 폭염 사망 사례를 전하며, 5년간 온열질환 응급실 사망자 70% 이상은 70대 노인이었음을 전했다. 80대 노인이 고독사로 발견된 사례를 전하며, 이미 지역사회의 건강생태계가 변화하였고 안타까운 사례들이 표면으로 떠오르고 있는 실정이라며 돌봄에 대한 정책적 개입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성냥팔이 소녀가 현대에 있었다면 어떠했을까?'라고 질문하며, 지구온난화가 야기한 추위로 인해 안타까운 사례가 발생한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더위를 견디지 못해 사망까지 이르는 사례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정책적으로 반영이 필요하다고 역설하였다.
 
3부 정책발제 이치선 녹색당 정책위원장
 3부 정책발제 이치선 녹색당 정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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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전체토론은 위 사례들에 대한 녹색당의 정책을 모색하기 위한 라운드테이블 자리가 열렸다. 정유현 전국녹색당 사무처장이 사회를 맡았다. 이치선 녹색당 정책위원장은 본 토론회를 준비하며 야만적인 대한민국의 모습을 확인하면서 참담한 심정이었음을 밝히며, 앞선 폭염 취약 계층 현장의 정책 요구안들을 정리하여 발표하였다.

폭염시 옥외장소에서 작업하는 건설노동자와 고온의 실내에서 작업하는 쿠팡 등 물류센터 노동자들의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산압안전보건에 관한 규칙을 개정해야 하고, 폭염시 사업주의 작업중지의무와 근로자의 작업중지권이 실질화할 수 있도록 산업안전보건법 관련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쪽방촌의 근본적인 폭염대책으로 공공임대 및 사회주택 방식의 주거단지 그린리모델링 및 주민조직 주도의 돌봄공동체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농촌 이주민 여성노동자들의 인권과 건강권을 위해서 숙소의 시설기준 마련, 과다한 주거비 조정, 농업노동에 법정근로시간의 예외를 둔 근로기준법의 개정, 고온의 비닐하우스 내 작업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전체토론에서 라운드테이블에서 제안된 정책에 대해 세부적인 토론이 이뤄졌다. 이치선 정책위원장은 토론회에서 개진된 현장 증언과 정책 제안들을 반영해 녹색당의 폭염 정책을 수립하고, 폭염 현장에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정유현 사무처장은 토론회의 열기를 이어 9월 24일 예정된 기후정의 집회에서 함께하자고 당부했다. 현장에 있는 모든 참여자는 나날이 심각해져가는 기후위기 시대에, 부정의한 폭염에 대한 체계적인 대책을 함께 만들어갈 것을 논하며 토론회를 마쳤다.

태그:#녹색당, #폭염, #정책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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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태어났고, 인도에서 자란 적이 있다. 사회과학을 전공했고, 한국철학을 애정하며, 지금은 아시아를 공부하고 있다. 청년기후긴급행동 활동가, 생태적지혜연구소 학술위원, 생태전환매거진 바람과물 편집위원, 녹색당 정책위원 등으로 함께 걸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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